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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잇 수다] ‘챔피언’ VS ‘레슬러’…같은 재료 다른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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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마동석과 유해진, 최후에 웃을 사람은 누구일까.

딱 한 주 차이다. 1일 개봉한 ‘챔피언’과 9일 개봉을 앞둔 ‘레슬러’는 5월 가정의 달에 걸 맞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로 스크린의 문을 두드렸다. 거기에 스포츠라는 공통분모까지 갖췄다. ‘챔피언’과 ‘레슬러’가 닮은 듯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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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맞대는 스포츠부터 믿고 보는 배우들까지

'챔피언'은 현직 팔씨름 선수인 마크(마동석)이 진기(권율), 수진(한예리)의 가족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레슬러’는 전직 레슬링 선수인 귀보(유해진)와 아들 성웅(김민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 보편적으로 흐르는 가장 보편적인 정서는 가족의 정이다. 가정의 달이니 완벽한 적기다.

두 작품 모두 팔씨름과 레슬링이라는 스포츠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데 두 스포츠가 가진 성질이 가족 영화와 어우러진다. ‘레슬러’의 김대웅 감독은 “아빠와 아들이 살을 부딪치는 이미지를 가장 전달하고 싶었다. 그랬을 때 레슬링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팔씨름 역시 손을 맞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챔피언’ 김용완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손을 맞잡고 경기를 펼치는 스포츠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챔피언’과 ‘레슬러’는 믿고 보는 배우인 마동석, 유해진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마동석과 유해진은 수많은 작품의 단역과 조연을 거쳐서 주연까지 올라섰다. 두 사람 모두 반전 매력으로 호감형 배우로 올라섰고 전작들의 성적도 좋다. 지난해 마동석은 ‘범죄도시’ ‘부라더’로 흥행 요정으로 발돋움했고 유해진은 원톱 주연이던 ‘럭키’가 대박을 친 후 지난해 ‘공조’ ‘택시운전사’ ‘1987’까지 연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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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연하게 다른 소재와 캐릭터 사용법

‘챔피언’과 ‘레슬러’의 중심이 되는 축은 가족이다. 다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족의 형태는 조금 다르다. ‘챔피언’은 미국 입양아인 마크가 한국에 돌아와 자신을 버렸던 어머니를 찾으면서 만들어지는 가족이 중심이 된다. ‘챔피언’은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고 혈연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위로가 된다는 자체만으로 가족 못지않은 관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레슬러’의 중심은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이다. 귀보는 성웅을 통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려고 하고 성웅은 그런 아버지를 부담스러워한다. 우리 세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정이다. 여기에 귀보의 어머니(나문희)까지 더해지면 내리사랑 3대가 완성된다. 어머니는 귀보를 걱정하고 귀보는 오직 아들 생각뿐이다. 친근한 가족의 형태 덕분에 관객 입장에선 더 공감될 수밖에 없다.

스포츠를 소재로 사용한 이유는 비슷하지만 사용법은 조금 다르다. ‘레슬러’에서 레슬링은 귀보와 성웅에게 진짜 소중한 것을 찾게 하는 수단에 가까웠다면 ‘챔피언’에선 마크의 꿈 자체다. 후반부엔 오로지 팔씨름 경기에만 집중한다. 스포츠 영화로만 본다면 ‘챔피언’이 더 익숙하게 봐왔던 형태다.

캐릭터 활용법에서도 엇갈린다. ‘챔피언’과 ‘레슬러’ 모두 세 명의 주연 배우가 등장하는데 그 중 여성 캐릭터들도 있다. ‘챔피언’에서 한예리가 연기한 수진은 싱글맘으로 마크에게 가족을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중심축이 된다. 반면 ‘레슬러’에서 이성경이 연기한 가영은 귀보와 성웅 부자의 갈등을 초래하는 도구로 이용당한다. 귀보를 향한 가영의 짝사랑도 공감하기 어려운데 두 부자의 갈등만 조장하고 가영의 존재감은 미미하게 사라진다.

‘챔피언’과 ‘레슬러’는 가족과 스포츠라는 공통 재료를 가지고 있지만 요리법은 다르다. 그 선택은 오롯이 관객들의 입맛과 취향에 달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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