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달고 짠 맛을 오가는 거악(巨惡) 소탕극이 왔다. 지난 12일 베일을 벗은 tvN ‘무법 변호사’(극본 윤현호, 연출 김진민)다. 복수를 꿈꾸는 이준기와 정의를 추구하는 서예지의 만남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지는 한편, 인물들의 숨은 사연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여기에 카리스마의 대명사 이혜영·최민수의 존재감, 영화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액션이 어우러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했다.
■ 스토리
‘무법 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변호사가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며 진정한 무법(武法) 변호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1~2회에서는 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가상 도시 기성을 배경으로 주요 캐릭터들의 성격과 과거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법을 알아야 법을 어길 수 있다’는 봉상필(이준기)은 억울하게 죽은 엄마의 복수를 위해서, 정의롭지만 다소 욱하는 성격을 가진 하재이(서예지)는 어릴 적 실종된 엄마를 찾기 위해 변호사가 됐다. 그런 두 사람이 변호사와 사무장으로 만났다. 이들은 두 얼굴의 판사 차문숙(이혜영)과 깡패 출신 기업 회장 안오주(최민수)가 얽혀있는 ‘기성시장 살인사건’의 변론을 맡게 됐다. 차문숙·안오주는 봉상필·하재이의 모친들을 죽인 장본인. 봉상필은 알고, 하재이는 모르는 위험한 복수극이 시작됐다.
■ 첫방 업&다운
UP: 이른바 ‘단짠 공식’을 지킨 전개가 인상적이다. 봉상필이 다소 얌체 같은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모습,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하재이의 모습은 유쾌하고 통쾌하다. 그러나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봉상필과 하재이의 아픈 과거, 차문숙의 추악한 민낯과 안오주의 비열함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곳곳에 삽입되며 극의 무게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의 호연이 빛났다. 이준기는 노련했다. 남들 앞에서는 능청스러운 봉상필로, 혼자서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봉상필로 유연하게 변신했다. 서예지도 수더분한 하재이를 만나 연기에 날개를 단 모양새다. 이혜영과 최민수는 말할 것도 없다. 두 배우의 여유롭지만 날카로운 눈빛 연기가 극을 더욱 풍성케 했다. 과하지 않은 액션 연출, 재치 있는 극본도 재미 요소로 작용했다.
(사진=tvN)
DOWN: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도 있다. 복수극의 전형을 따른 서사와 일부 비현실적인 설정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가 다소 고루하게 느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배우들의 호연과 빈틈없는 극본, 짜임새 있는 연출이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김진민 PD와 이준기의 ‘인생작’으로 꼽히는 MBC ‘개와 늑대의 시간’(2007)에 버금가는 웰메이드 장르물이 탄생할 전망이다.
■ 시청자의 눈
“역시 믿고 보는 이준기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시원시원하게 재밌다” 등 새로운 ‘인생 드라마’를 만났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아울러 ‘무법 변호사’ 봉상필을 통해 이준기의 ‘인생 캐릭터’도 경신됐다는 평가다. 전작 OCN ‘구해줘’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로 돌아온 서예지에 대해서도 “매력있다” “밝은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예쁘고 연기도 잘한다” 등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일부 시청자는 “현실감이 떨어진다” “액션이나 법정 장면의 설정이 과하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 흥행 가능성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한 ‘무법 변호사’ 1회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시청률 5.3%를 나타냈다.(이하 동일 기준) 전작 ‘라이브’의 1회 시청률 4.3%보다 높은 기록이다. 또 13일 내보낸 2회 시청률은 6.0%로 소폭 상승하며, 동 시간대 케이블·종편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주말 내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무법 변호사’가 올라 있는 등 온라인 화제성도 높은 편이라 앞으로의 순항을 기대해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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