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뷰] ‘허스토리’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주는 깊은 울림(종합)
이미지중앙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허스토리’ 속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허스토리’ 언론시사회에서 김해숙, 김희애,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준한, 민규동 감독이 참석했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 실화를 바탕으로 가슴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아직 끝나지 않은 위안부 문제를 되새기게 한다. 오는 27일 개봉.

▲ 관부 재판 소재가 영화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90년대 초반에 김학순 할머니 고백을 보고 가슴에 돌이 얹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위안부 할머니 소재를 가지고 쓰려고 노력을 했는데 많이 좌절했다. 그러다 도저히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부끄러워서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다. 증언과 자료를 연구하면서 관부 재판의 기록을 알게 됐다. 이 기록이 왜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을까 생각하다가 다른 서사가 있다고 생각했다(민규동 감독)”

▲ 긴 시간을 압축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위안부 영화하면 민족의 대표적 희생양이나 민족 하나의 상처로 언급됐기 때문에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는 개별 할머니의 아픔을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 상징적 존재가 아닌 한 명의 여성으로, 인간으로 숨기도 하고 도망가기도 하는 살아가는 양식이 다양하다.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멀리서는 지지하기 쉽지만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었던 할머니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민규동 감독)”

이미지중앙

▲ 부산 사투리와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데 어떻게 노력했나?

“사실 부산 사투리는 걱정을 안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부산 사투리 부담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난 괜찮은 것 같은데 부산이 고향인 분들은 이상하다고 하더라. 보통의 스토리라면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했을텐데 할머니를 생각하며 가짜처럼 보이기 싫었다. 부산 사투리 선생님과 매일 만나서 연습을 했다. 부산 분들이 들으면 그래도 어색하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김희애)”

▲ ‘박열’에 이어 ‘허스토리’까지 의미있는 작품에 출연한 소감은?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게 한편으론 부담이 있다.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내가 괜히 해서 폐를 끼치면 어쩌나 생각도 했지만 용기를 냈다. 작지만 열정 있는 힘들이 모여서 좋은 작품이 탄생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김준한)”

▲ 내적인 감정 변화가 큰 인물인 것 같은데 가장 힘들었던 점은?

“그분들의 아픔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지 않을까 겁 없이 덤볐다. 근데 연기 할수록 그분들의 아픔을 알 수가 없어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작업이었다. 배우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게 오만하다고 생각했다. 내 자신을 내려놓고 하얀 백지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너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힘든 작품이었다. 동료 배우들도 열정적으로 해줬고 민규동 감독이 나의 마음을 잘 알아줘서 버틸 수 있었다(김해숙)”

▲ 역할을 위해서 준비한 부분은?

“작품 보면서 인물을 이해하려고 했다. 몰랐던 이야기니까 많이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근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훨씬 안에서 뭉클하게 올라온다. 할머니들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상상이 되고 그분들의 용기가 다가왔다(예수정)”

▲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은?

“이분들은 40년동안 이 자리를 지킨 분들이고 난 40년 동안 지키지 못했다. 모두를 선배로 모시기로 생각했다. 이분들과 일을 해야 하니 이분들이 어떻게 하는지 배워가면서 하자고 생각했다. 이분들과 연기를 하는 게 나에게 득이었다. 나를 내려놓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문숙)”

이미지중앙

▲ 작품의 중심을 잡아가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실존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라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더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숙제였다. 진짜처럼 보여야 했다. 문정숙 캐릭터에 맞춰서 커트도 하고 체중도 10kg 정도 불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불렸다. 민규동 감독이 완벽 주의자다. 3개월 일어 연습을 했는데 늬앙스가 아니라고 살짝 톤을 바꿨다. 그게 힘들었다. 최대한 언어나 의상, 외모적인 것을 거리감 없이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김희애)”

▲ 여성이 단체로 등장하는 영화는 오랜만인데 서로의 연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각자의 아픔을 보면서 고통스러웠다. 배우들이 모두 내려놓는다는 표현을 했는데 우리가 아무리 해도 그분들의 아픔을 알 수가 없다. 모든 걸 던지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 감동을 했던 것 같다. 그게 각자 가지고 있는 열정이 모여서 뜨거운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여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는 여배우로 좋다. 이걸 계기로 많은 여배우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에겐 끝나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으면 좋겠다(김해숙)”

▲ 마지막으로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이 누구의 엄마, 아내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런 역을 줘서 민규동 감독에게 고마웠다. 그래서 잘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여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가 나오길 바란다(김희애)
“그분들의 아픔 상처도 중요했지만 그 후의 삶, 한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원고단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일부 승소했다는 사실을 이번 영화를 통해 알았다. 굉장히 부끄러웠다. 많은 분들이 우리 영화를 사랑해줘서 역사적 의미를 알아가셨으면 좋겠다. 아픔을 딛고 용기를 가지고 한 여성으로 맞선 용기를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김해숙)”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