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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다] '사자', 韓드라마 제작 고질적 문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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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드라마 '사자' 포스터/빅토리콘텐츠,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드라마 ‘사자’ 내부에서 제작비 및 임금 미지급 문제가 불거지며 제작 중단 위기에 봉착했다.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제작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촬영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사전제작 드라마 ‘사자’는 지난해 박해진, 나나, 곽시양, 이기우, 김창완, 박근형 등 주요 배역 캐스팅을 완료했다. 이후 지난 1월1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진행된 현장공개와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촬영 일정에 돌입했다. 하지만 10일 다수 매체 보도를 통해 제작사가 제작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은 물론 스태프 임금을 수차례 체납했으며 이로 인해 현재 촬영이 중단된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사자’는 방송사 편성이 계속 미뤄지며 팬들의 기다림을 키운 바 있다. 이미 SBS, MBC 편성은 불발됐고, 지난 4월 TV조선과 편성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4회 촬영을 마친 후 2달째 촬영 재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 역시 불투명해졌다.

이와 관련 ‘사자’에 캐스팅 된 한 배우 측 관계자는 본지에 “‘사자’가 사전제작 드라마이지 않나. 편성을 받고 들어가는 작품처럼 매일 촬영하는 게 아니어서 띄엄띄엄 촬영해왔다. 이런 상황인 줄은 몰랐다. 장태유 감독도 현장에서 정말 좋은 분이다”며 “스태프들에게 임금 지급이 안 되고 있는 부분들은 잘 몰랐다. 배우 입장에서는 대본이 나와서 촬영하는 게 중요해서 일정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간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제작사가 중간에 바뀌는 상황이 몇 번 발생하면서 정리되길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대본이 늦어지고 스케줄이 안 나와서 궁금해 하던 차였다. 사실 빅토리콘텐츠가 다시 왔다는 것도 어제(9일) 알았다. 제작사로 누가 오느냐 마느냐를 두고 말들이 너무 많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속사 관계자 역시 본지를 통해 “촬영이 원만하게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상황을 전하며 “배우들 피해가 크다. ‘사자’를 촬영하고 있으니 다른 작품에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 그동안 제안 들어온 다른 작품들도 있었다. 찍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을 해봤는데, 안 된다고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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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드라마 '사자' 스틸컷/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 임금 미지급, 국내 드라마 제작의 고질적 문제


이번 ‘사자’ 사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임금 미지급 문제다. 현장 스태프들은 제대로 된 지원은커녕 임금조차 받지 못하자 촬영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배우와 스태프들은 1년이라는 시간을 ‘사자’에 매달려왔다. ‘사자’ 촬영 종료시점이 미뤄지며 다른 작품에 들어가지 못한 배우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자’에만 몰두해 온 스태프들은 임금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하지만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는 이미 주연배우 출연료, 임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출한 상태”라고 반박하며 “장태유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당초 정해진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해왔고, 5월 8일경에는 작가교체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주지 않을 시 사퇴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이후 당사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장태유 감독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또한 공동 제작을 맡았던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를 언급하며 “제작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실상 제작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으며, 이외에도 언론기사 및 포털사이트 네이버 드라마 ‘사자’ 소개란에 제작사로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의 이름을 올리는 등의 행위를 하여 제작 현장에 제작사의 주체를 오인하게 하는 등 심각한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조속히 정리하고 곧 촬영이 재개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 제작 관계자는 본지에 “제작사 측에서 촬영비도 주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장태유 PD와 배우 박해진 씨 측에서 장비 대여 비용이나 1~4월 달 미지급금 등을 해결해줬다”고 전했다. 빅토리콘텐츠와 대립하는 주장이다. 아직 장태유 PD와 박해진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사자’ 사태가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임금 미지급 문제가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임금을 제대로 정산 받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김병욱 의원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집계 ‘지상파 방송사별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현황’에 따르면 2017년 9월까지 지상파 3사 드라마의 미지급 출연료는 11편에서 31억4700만원이 발생했다. 노동 환경이 출연진에 비해 더 열악한 스태프들은 추가 근무가 비일비재함에도 시간 외 수당은커녕 받아야 할 임금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1년 간 열정과 애착으로 작품을 지켜왔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을 더 이상 이들이 ‘열정페이’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속히 문제를 해결해 촬영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임금 미지급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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