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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디' KBS vs '변화' MBC·SBS, 土예능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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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MBC, SBS)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지상파 토요 예능 프라임 시간대에 또 한 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이 종영한 지 반년 만에 SBS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 ‘백년손님’이 막을 내렸다. 지상파 3사 토요 예능 프로그램 중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만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MBC와 SBS는 새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 토요일 오후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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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방송화면)



■ 스테디셀러의 힘 보여준 KBS

‘무한도전’과 ‘백년손님’이 떠난 후 ‘불후의 명곡’은 지상파 3사가 토요일 오후 6시대 선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불후의 명곡’은 ‘자유선언 토요일’의 2부 코너로 2011년 6월 첫 방송돼 2012년 4월 7일부터 단독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탄생 초기 MBC '나는 가수다'의 포맷과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점차 프로그램만의 개성을 찾아가며 부진을 면치 못하던 KBS 토요 예능의 구원 투수가 됐다. 장수 프로그램의 경우 시간이 지나 초창기의 신선함이 사라지면 시청률과 화제성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임에도 '불후의 명곡'은 큰 부침 없는 꾸준한 인기 속에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

‘불후의 명곡’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폭넓은 시청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구성 덕분이다. 오래전 명곡들을 현재 활동 중인 가수들이 다시 부른다는 포맷으로 나이든 시청자들부터 젊은 시청자들까지 고루 확보했다. 또한 경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수들 간 경쟁 구도가 있기는 하나 경쟁성은 약하다. 따라서 가수들의 경연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부담이 덜하다. 출연진 역시 탈락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보니 무대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며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제공한다. 무대 현장 MC로 고정 출연 중인 신동엽의 재치 넘치는 진행 역시 ‘불후의 명곡’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이런 점들 덕분에 ‘불후의 명곡’은 국민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던 ‘무한도전’과 동시간대 방영하면서도 꾸준히 평타 이상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유지하는 저력을 발휘했고 현재는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1위를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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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 ‘무한도전’ 공백 못 메운 MBC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뜻밖의 Q’는 2~3%대 낮은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혹평 속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뜻밖의 Q’는 ‘무한도전’의 후속작이라는 점만으로 많은 기대와 우려를 안고 출발했다. '무한도전'의 그림자를 지워야 하는 난제를 안고 시작한 프로그램이나 동시에 '무한도전' 시청자들을 그대로 유입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하지만 '뜻밖의 Q'는 '무한도전'의 그림자를 지우기는커녕 구성과 연출 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으며 고전 중이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콘셉트에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이 점이 오히려 시청자들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음악퀴즈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퀴즈 대결 형식을 개인전에서 팀전으로 바뀌고 팀 별 벌칙을 추가하거나 퀴즈쇼에 체력 대결을 접목한 이모티콘 운동회를 선보이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잦은 변화가 산만하게 느껴지고 바뀐 포맷 역시 별다른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반응이 다수다. 지난 17회(8월 25일 방송)에서는 연출을 맡은 최행호 PD와 출연자 이수근, 전현무, 은지원, 유세윤, 세븐틴 승관 등이 프로그램의 존폐 위기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부진 원인을 진단해보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으나 이후에도 괄목할 만한 시청률, 화제성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MBC 측은 11월 중 첫 방송 예정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 나인틴’을 ‘뜻밖의 Q’ 시간대에 편성하기로 확정했다. ‘뜻밖의 Q’에 대해서는 방송 시간대 이동 등 다양한 후속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뜻밖의 Q'는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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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방송화면)



■ ‘백년손님’ 떠나보낸 SBS, 예능 시즌제 도입하나?


2009년부터 9년 간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백년손님’이 지난달 29일 방송을 끝으로 갑자기 종영을 선언했다. ‘백년손님’은 부부간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은 ‘자기야’에서 장인장모-사위의 이야기를 담은 ‘백년손님’으로 포맷을 바꾸고 편성 시간대를 옮기는 등의 변화에도 꾸준히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SBS 간판 가족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무한도전’ 종영 이후에는 ‘무한도전’ 시청자들을 대거 유입하는 데 성공하며 ‘불후의 명곡’과 동시간대 시청률 1, 2위 다툼을 벌였다. 그만큼 '백년손님'은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기에 갑작스러운 종영 소식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백년손님'의 빈자리는 당분간 8부작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 ‘빅픽처패밀리’가 채운다. ‘빅픽처패밀리’는 차인표, 박찬호, 류수영, 우효광 네 사람이 ‘살며, 찍고, 나누는, 인생샷’이라는 콘셉트 아래 경상남도 통영에서 사진관을 열고 일주일간 동거하며 자신과 이웃의 인생 사진을 남기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추석 연휴인 지난달 25~26일 1, 2회가 방송돼 신선한 콘셉트와 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평온한 분위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빅픽처패밀리’의 강점은 출연진 조합이 신선하다는 점과 잔잔한 힐링 예능이라는 점이다. 차인표는 ‘차선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열정적이면서도 부드럽게 동생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여기에 시종 웃음을 유발하는 박찬호, 세심하고 다정한 류수영, 밝고 선한 기운을 가진 막내 우효광, 인턴으로 합류한 구구단까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의 출연진이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소소한 웃음을 안겼다. 또한 가족, 친구 혹은 연인끼리 사진관을 방문한 이들의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휴대폰 카메라로 손쉽게 수십 장씩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에 의미 있는 사진 한 장을 남기려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빅픽처패밀리'는 세트가 아니라 실제로 노부부가 50여 년간 운영해온 사진관에서 촬영을 진행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했다.

'빅픽처패밀리'는 6일 3회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예정된 8회 중 남은 회차가 전파를 탄다. 이미 통영 일대에서 시즌 전 촬영을 마쳤으며 추가·보충 촬영 계획은 없는 상황. 따라서 8회 방송 이후에는 시즌이 종료되고 다시 SBS 토요 예능 자리는 공석이 된다. 아직 후속 프로그램 편성은 미정인 상태다. 이처럼 인기 장수 프로그램을 떠나보낸 SBS는 시즌제 예능 도입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과연 이 변화가 시청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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