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리는 대령급 군사실무(예비)회담에서 남북은 고위급회담의 의제와 급을 둘러싼 견해차에다,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 훈련으로 인해 회담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이 지난달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할 것에 대하여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국방부가 제시한 의제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이어서 남북이 ‘천안함’과 ‘연평도’를 의제로 다루기로 합의한 상태지만 두 사건에 대한 남북의 시각차는 여전히 크다.
남측은 연평도 사건을 북측의 명백한 군사적 도발로 보는 반면, 북측은 ‘포격전’으로 규정하면서 남측이 사격훈련 과정에서 자신들의 영해를 침해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대응사격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남측은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으로 결론을 낸 반면, 북측은 ‘남측의 날조극’이라며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실무회담에서 의제를 놓고 서로 싸우는 모양새가 될 공산이 크다.
고위급회담의 대표로 누가 나설지를 두고도 남북 간 견해차가 있다. 북측은 장관급회담을, 남측은 우선 장성급회담부터 하자는 입장이다. 장관급회담을 하게 되면 남측은 김관진 국방장관이, 북측은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회담 대표가 된다. 고령인데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김영춘 부장 대신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나설 경우 남측 대표는 한민구 합참의장이 맡게 된다. 북측이 군 정찰총국장인 김영철 상장(중장에 해당)을 장성급회담 대표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지만, 남측은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미국의 대북 제재 명단에도 포함된 김영철 정찰총국장과 회담을 할 수는 없다며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로 예정된 키리졸브(KR) 및 독수리(FE) 연습 등 한ㆍ미 연합훈련으로 인해 본회담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한ㆍ미 연합훈련 기간에는 남북 군사회담이 열리지 않아 본 회담이 열리더라도 다음달 중순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