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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례길을 조선인으로부터 지키자“…日 시코쿠 순례길에 ‘혐한’ 게시물 나붙어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일본 도쿠시마현 요시노가와시에 있는 시코쿠헨로미치(四国遍路道) 순례자들이 이용하는 휴게소에 “소중한 순례길을 조선인으로부터 지키자”는 혐한(嫌韓) 게시물이 무단 게재된 사실이 9일 드러났다.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종이에는 “최근 예의도 모르는 조선인들이 기분 나쁜 스티커를 시코쿠 여기저기에 붙이고 다닌다“며 ”일본의 순례길을 지키기 위해 발견하는대로 떼어내자”고 쓰여 있으며 ‘일본의 헨로미치를 지키는 모임’ 명의로 돼 있다.

순례자들이 순례의 표시로 패를 받는 지점인 후다쇼(札所) 역할의 사찰로 조직된 모임인 시코쿠 88개소 영장회(四国八十八ヶ所霊場会)는 “차별은 용서할 수 없다”며 “또다시 반복되면 중단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장회는 지난해 12월,순례길의 매력을 전하는 ‘센다쓰(先達, 선배)’에 외국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인 최상희(38) 씨를 공인한 바 있다.최 씨는 외국인이 헤매지 않도록 화살표 및 일러스트로 순례 순서를 알려주는 스티커를 붙이는 활동에 나섰으며 이번 전단지는 이러한 행위를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상희 씨는 2010년부터 4차례에 걸쳐 모든 지점을 순례했다. “순례에 나서면 일본에 대한 인상이 바뀐다”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교류 사이트를 개설하고 숙박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이제까지 스티커가 제거된 경우는 있었지만 전단지가 게시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최 씨는 “순례자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해 왔는데 비난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정말로 슬프다”고 밝혔다.

시코쿠헨로미치는 번호가 붙은 88개의 절을 순서대로 돌아 1번 절로 돌아오는 1200km의 장거리 불교 성지 순례길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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