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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난사’ 초동대응 총체적 부실…우리軍의 부끄러운 민낯
‘진돗개 하나’ 2시간 지나 발령
‘부상자 병원 후송 4시간 걸려…관심병사 관리소홀도 도마위



임모 병장(22)이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무장탈영한 것을 계기로 우린 군의 부끄러운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군 당국은 사고 발생 이후 초동대응부터 시작해 검거작전, 보고, 사망자·부상자 처리 등에서 총체적 부실을 보였다. 임 병장이 관심병사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병영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먼저 군 당국의 초동대응이 적절했느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21일 오후 8시15분이었지만 22사단이 최고 수준의 비상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한 것은 2시간 남짓 지난 10시12분께였다. 임 병장이 수류탄과 실탄 60여발을 소지한 채 무장탈영했다는 점에서 늑장 대응이었던 셈이다.

'또 이런 아픔이…'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임모 병장의 무장탈영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3일 오전 총기난사로 희생된 군인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 소재 국군수도통합병원 장례식장으로 군인과 유가족들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후 군 당국은 9개 대대 3500여명의 병력과 헬기와 특수부대까지 투입해 수색작전을 펼쳤지만 임 병장은 수색망을 뚫고 10㎞나 떨어진 강원도 고성 명파리 부근 야산까지 이동했다. 이 역시 임 병장이 군복차림으로 차량도 없이 도보로 이동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군은 22일 오후 11시께 포위망에 접근했던 임 병장과 조우했을 때에도 검거에 실패했다.

군 당국의 사고 전파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군 당국은 21일 사고가 발생하고 2시간30분 정도 지난 오후 10시40분께나 돼서야 내용을 외부에 공개했다. 임 병장이 무장탈영해 추가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늑장 공개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던 박근혜 대통령도 전용기 안에서 위성전화 등을 통해 보고를 받을 수 있었지만 2시간여 지나서야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군 당국은 사고 발생 직후 2시간 동안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셈이다.

5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후속조치도 아쉬움을 남긴다. 국방부가 22일 오전에야 사망자와 부상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바람에 22사단에서 군복무중인 가족을 둔 이들은 밤새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관통상을 입은 부상자가 병원으로 최초 이동된 것도 사고가 발생하고 4시간이나 지나서였다.

임 병장이 GOP근무에 부적절한 A급 관심병사였다가 B급으로 조정된 이후 GOP에 투입됐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군 당국의 관심병사 관리 소홀 문제도 지적받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11년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이후 관심병사 관리 대책 등이 포함된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발표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공염불에 그쳤음이 드러났다. 이처럼 군 당국의 총제적 부실이 드러나면서 군 사령탑의 애매모호한 부재 상태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국방부장관은 지난 1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김관진 실장이 겸하고 있는 가운데 후임 장관 후보자인 한민구 전 합참의장은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였던 2010년 12월 이후 3년 6개월 동안 김관진 국방부장관 체제가 장기가 지속되면서 군 개혁과 인사쇄신이 정체되는 바람에 군이 전반적으로 느슨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제기되고 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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