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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시간 만에 막 내린 동부전선 참극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5명의 사망자와 9명의 부상자를 남긴 임모(22) 병장의 동부전선 참극은 43시간여만에 막을 내렸다.

임 병장 체포작전에 나섰던 군은 23일 오후 2시55분께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인근 야산에서 자해를 시도한 임 병장을 생포했다.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에서 복무중이던 임 병장이 동료 장병들을 향해 총부리를 돌린 것은 지난 21일 오후 8시15분께였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55분까지 GOP(일반전초) 주간 경계근무에 투입됐다 생활관으로 복귀하는 길이었다.

근무 투입 때 지급받은 K-2 소총과 수류탄, 실탄 75발은 반납하지 않고 소지한 상태였다.

임 병장은 다음 경계근무조와 교대하는 순간 8명의 장병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도망가는 장병들을 겨냥해 총격을 가했다.

이어 40m 가량 떨어진 생활관으로 이동하다 복도에서 마주친 장병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생활관 내부에 있던 병사들은 비무장 상태로 주말 오후의 여유를 즐기던 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5명이 숨지고 7명이 관통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군 당국은 임 병장이 10여발을 난사했다고 밝혔는데, 인명피해 규모를 감안할 때 임 병장이 동료 장병들을 겨냥해 작심하고 조준사격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후 임 병장은 소총과 수류탄, 그리고 60여발의 실탄을 소지한 채 부대를 벗어났다.

임 병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튿날 오후 2시17분께. 임 병장은 군 당국이 투입한 9개 대대 3500여명의 병력과 헬기와 특수부대 등이 동원된 수색망을 뚫고 10㎞를 이동해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인근 야산에 나타났다.

임 병장은 이곳에서 자신의 흔적을 쫓아온 군 추격조와 5분간 대치하다가 먼저 총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군 추격조 소대장이 팔에 관통상을 입고 후송되기도 했다.

임 병장은 1시간가량 더 군 추격조와 대치를 이어가다 산속으로 도주했다. 군 당국은 이후 병력을 증원해 야산을 둘러싼 뒤, 야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임 병장 도주 차단에 집중했다.

현장으로 달려온 임 병장의 부모는 아들에게 직접 투항을 권고하고, 군 당국도 헬기와 차량 등을 동원해 설득에 나섰지만 임 병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임 병장은 이날 오후 11시께에는 군 당국이 설치한 포위망 근처까지 접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포위망에서 경계근무중이던 군 추격조가 거동수상자를 발견하고 수화를 시도했지만 이에 불응하고 도주했다.

사고 사흘째인 23일 오전 8시30분께는 임 병장 검거작전을 위해 투입된 703특공연대가 작전중이던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와 마달리 사이에서 20여발 가량의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인사격으로 인해 군 추격조 가운데 1명이 부상을 입고 후송됐다. 이번 사고로 인한 9번째 부상자였다.

이후 임 병장은 군 수색조의 포위망이 좁혀지자 울면서 아버지와의 통화를 요구했고 군 수색조가 던져준 휴대전화를 통해 부모와 통화를 가졌다.

동료 장병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무장탈영한 이후 군 수색조와 총격전을 벌이면서 반복된 투항권고에도 끄덕 않던 임 병장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대치상태는 한동안 지속됐다. 11시25분부터는 아버지와 형이 군과 대치하고 있는 현장에 도착해 투항을 권고했지만 임 병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임 병장은 결국 이날 오후 2시55분께 동료들을 향했던 자신의 소총 총구를 자신의 왼쪽 가슴과 어깨 사이로 돌려 자해를 시도했다. 동부전선 참극이 43시간만에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군 당국은 이후 임 병장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고 소총과 남은 실탄을 회수했다.

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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