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미국에 세워지는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에 참석한 위안부 할머니들이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관계자와 연쇄적으로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안부 문제를 대하는 미국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뉴저지 유니언 시티에 4일(현지시간) 세워진 ‘군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이옥선(87), 강일출(86) 두 할머니는 이날 미국 백악관ㆍ국무부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할머니와 백악관 관계자의 면담은 지난달 29일에, 국무부 인사들과의 만남은 다음날인 30일에 각각 1시간여 동안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미국 측은 별도 배석자 없이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기를 원했다. 통역도 미국 측이 대동했다. 할머니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듣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쇄 면담을 사후에 확인한 한국측 인사들도 두 할머니를 만난 백악관과 국무부 관계자가 누구이며 몇명인지,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고갔는지, 면담 시간은 정확히 얼마나 진행됐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관련 소식통들은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가 군 위안부 할머니를 잇따라 만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 면담을 계기로 미국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책방향에 일정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지난 1월 미국 연방하원은 미국 국무부로 하여금 일본 정부에 지난 2007년 미국 연방하원의 ‘군 위안부 결의안’을 준수하도록 독려하는 세출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번 면담 역시 이같은 의회의 요구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지난 1월 15일과 16일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다음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식으로 서명했다.

특히 이 법안을 주도한 민주당의 마이크 혼다 연방 하원의원이 최근 “미국 국무부가 법안 통과에도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점에 비춰 면담 이후 국무부 차원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행동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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