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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 사망사고 유족들 “차라리 윤 일병 부모가 부럽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엽기적인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군 사망사고 피해 유족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숨진 장병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했다.

‘의무복무중 사망 군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전국 유가족협의회’는 6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의 모든 군인은 우리 아들들이다. 그 아들들을 살려달라”며 “더 이상 군에서 윤 일병과 같은 참혹한 죽음이 벌어지지 않도록 군 폭력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협의회 회원들은 특히 “이번 윤 일병 사건 부모님에게는 잔인한 말씀이지만, 우리 유족 입장에서는 차라리 윤 일병이 부럽다”며 “적어도 윤 일병은 부대에서 무슨 일을 겪었고 왜 죽게 됐는지 밝혀지지 않았느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들은 “만약 윤 일병이 이처럼 지독한 가혹행위와 구타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을 매었거나 방아쇠를 당겨 죽었다면 군 수사당국은 어찌했겠느냐. 우리 아이들처럼 자살로 처리해 일반 사망으로 처리했을 것”이라며 군 당국의 사망사고 처리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어 “이처럼 잔인하고 끔찍한 일을 부럽다고 말하는 우리가 제정신이겠느냐”며 “꽃다운 스무살 나이에 참담하게 목숨을 잃은 윤 일병을 생각하면 우리 아들과 다르지 않은 고통을 느낀다. 도대체 이런 군대에 누가 자식을 맡길 수 있단 말이냐”고 말했다.

또 “그동안 우리 피해 유족은 의무 복무중 잃은 아들을 생각하며 죄인처럼 살아왔다. 밥 먹는 것도, 숨 쉬는 것도 괴로워하며 지내왔다”면서 “아들과 남편을 잃었는데 왜 국방부와 이 나라는 우리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는지, 데려갈 때는 ‘조국의 아들’이라더니 이제 와서는 ‘못난 니 자식’이라며 핍박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우리는 특별한 것을 원하는 것도, 아들 잃고 팔자 고치려는 것도 아니다”며 “다만 이 나라에서 아들을 낳아 키워 누구처럼 회피하지 않고 군대에 보냈으니 국방부와 이 나라가 그 명예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고 절절히 호소했다.

이어 “의무 복무중 사망한 모든 군인을 순직처리하고 국립묘지에 안장해 달라”며 “지금처럼 자식이 죽은 이유를 피해자인 부모가 입증하지 못하면 그저 자살이라고 처리해 일방적으로 매도한다면 누가 자식을 또 군대에 보내겠느냐”고 항변했다.

이들은 아울러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해 대표 발의한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을 순직자 범위 안에 포함시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군 인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의 국회통과를 위해 국방부와 새누리당이 노력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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