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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로시 ‘대만 방문’ 여진…中日 충돌에 양자 외교장관 회담도 무산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서 ‘대만해협’ 놓고 중일 정면충돌
아세안에서 미중 갈등 고조에 긴장감↑…5일 EAS·ARF ‘절정’
박진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 첫번째),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왼쪽 첫번째), 쁘락 소콘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왼쪽 세번째)이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참석 국가 외교 수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프놈펜)=최은지 기자] 중국과 일본이 ‘대만해협’ 문제를 놓고 다자 정상회의에서 정면충돌했다.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 양국은 예정된 양자 외교장관 회담도 무산됐다.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3년 만에 한중일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세안측과 박진 외교부 장관,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각각 모두발언을 했다. 박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속한 재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 직후 한-일, 중-일 양자회담이 각각 예정돼있었다.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의 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된 반면, 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일본 교도통신은 1년 9개월 만에 열릴 것으로 기대된 중일 양자 회담이 무산된 배경에 “대만 정세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일 양자 회담 무산의 배경에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여파를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세안은 성명을 내고 “대만해협의 정세 불안은 강대국들의 판단 착오와 심각한 대치를 비롯해 예측할 수 없는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며 “당사자들 간 평화적인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세안은 별도의 성명에 이어 중국이 참여한 아세안+3 회의에서도 대만해협과 관련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세안은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균형점을 찾는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이 자신의 발언 시간에 대만해협 문제의 모든 근원은 미국에 있다며 강하게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주권과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는 오히려 중국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왕 부장 다음 순서로 발언한 하야시 외무상이 대만해협 위기를 고조시키는 중국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왕 부장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국 간 수위 높은 신경전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오른쪽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

펠로시의 대만 방문 여파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프놈펜에까지 여파를 끼치고 있다. 왕 부장은 전날 프놈펜에서 중국 관영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한 자는 벌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펠로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러한 현지 분위기는 5일 예정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 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비롯해, 중국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북측의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대사가 참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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