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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 ‘아세안 상생연대’ 구상 공개…日에 강제징용 호응 촉구·대북정책 지지 호소
2024년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
17일만에 日하야시와 만나…“상응하는 조치” 촉구
박진 ‘등산 사랑’ 외교가에서도 화제…친근감 소재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CICC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의장국 주재 환영 만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프놈펜)=최은지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 상생연대 구상’을 설명하고 정부의 아세안 중시 외교 기조를 밝혔다. 국제무대에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하며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17일만에 한일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일본측에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호응을 재차 촉구했다.

박 장관은 4일 오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 비전에 따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파트너인 아세안과 ‘전략적·미래지향적 협력’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의 상생연대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박 장관은 “양국은 경제 협력 관계를 계속 확대하면서 경제 중심에서 벗어나 전략적 유대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세안 각국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한국의 아세안 정책의 변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아세안과의 관계를 미·중·일·러 등 4대 강국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신(新)남방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아세안과의 연대를 강화하겠다”며 한-아세안 35주년인 2024년 양측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의지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의장국인 캄보디아를 비롯해 브루나이,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 아세안 국가 장관과 만났다.

또 박 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17일 만에 양자회담을 열고 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해 양국 현안에 대해 일본측의 성실한 호응을 재차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장기화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지난달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시설에 대해 정식 인가를 내린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하며 오염수 배출과 관련한 충분한 설명과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박 장관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이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서 정치적인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일본 자민당 외교부회가 우리나라의 독도 해양 조사 등을 이유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요구하기도 하는 등 여전히 자국 내 강경한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본측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통상적으로 언급해 온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와야 한다’는 발언도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는 완전히 터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제부터가 중요하고, 굉장히 노력해야 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되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대북 외교에 있어 유연하고 열린 입장을 견지해 나간다는 정부의 ‘3D’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4선 의원으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박 장관은 국제무대에서 전방위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등산 마니아’인 박 장관의 취미는 외교가에서 유명하다. 4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한-브루나이 외교장관 회담에서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외교장관은 박 장관의 등산 사랑을 언급하며 “브루나이에 정글이 많지만 등산로를 개척할 테니 꼭 오셔야 한다”고 친근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 주말 박 장관과 북한산을 오른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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