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위한 중국 방문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공항을 출발해 중국 산둥성 칭다오로 향한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박진 외교부 장관은 8일 “우리의 국익 차원에서 당면한 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하기 전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방중 기간 동안 한중외교장관회담과 만찬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공급망 안정 등 안보와 경제 분야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에 대해 ▷양국 관계 평가 ▷전략적 소통 강화 ▷문화 및 인적 교류 확대를 주안점을 꼽았다.

박 장관은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발전을 평가하며, 향후 30년에 대해서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한중 관계의 미래 비전을 위해 양국이 공동으로 실천할 행동 계획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한중 관계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양국 국민 간 상호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양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 간의 소통과 교류를 증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적인 한류의 인기를 감안해 한국의 K-pop과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 콘텐츠가 폭넓게 중국에 소개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출국일이 ‘8월8일’임을 언급하며 “중국에서는 8이 행운의 숫자라고 한다”며 “좋은 성과를 내고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Chip4 또는 Fab4·미국 한국 일본 대만) 참여에 대해 강한 반발을 하고 있는 중국에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에 대해 “칩4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위한 협의체다.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중국과 함께 논의하고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공급망 분야에서도 중요한 상대”라며 “중국과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기에 그런 점에 대해 중국과 협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칩4 참여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그것을 해소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사드3不(불)’에 대해 “우리의 안보 주권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중국도 안보 주권을 존중해야 한중 관계가 원만히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동시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지역 전체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중국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해 중국 산둥성 칭다오로 향한다. 박 장관은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한중관계, 한반도 및 지역·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한다. 아울러 재중국 교민·기업인 간담회 및 중국지역 공관장 회의를 화상으로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