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첫 고위급 방중…한중 외교장관 회담, 칭다오에서 열리는 이유는
박진, 산둥과 각별 인연…‘공자 고향’ 취푸도 후보지
우리 교민·기업 다수 진출한 칭다오로 최종 결정
박진-왕이, ‘등산’ 취미 공통점…기상여건으로 불발
오후 한중 외교장관 회담…‘관계 재정립’ 방향 발표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오후 칭다오 자오둥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박 장관은 오는 9일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한중외교장관회담을 할 예정이다. [연합]

[헤럴드경제=칭다오 공동취재단·최은지 기자] 윤석열 정부 취임 후 첫 고위급 인사로 중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9일(현지시간) 회담을 개최하는 장소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박 장관과 수행원단 등 한국 대표단은 8일 공군 2호기를 타고 산둥성(山東省) 칭다오(靑島) 자오둥 국제공항에 도착해 2박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우리 외교부 장관이 칭다오를 방문한 것은 2004년 이후 18년 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중 수교 30주년(8월24일)을 앞두고 양국 장관이 칭다오시에서 만난 것은 중국측의 배려가 있었다고 한다.

박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 5월16일 화상으로 열린 회담에서 양 장관은 서로 ‘등산’이 취미라는 공통점을 나눴다.

왕 부장이 중국에서 어떤 산을 좋아하는지 묻자 박 장관이 “중국에서 유명한 산은 태산(泰山)”이라고 답했고, 박 장관이 산둥대 근무 경험을 언급하면서 개최 장소는 자연스럽게 산둥으로 결정됐다. 박 장관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산둥성 성도인 지난(濟南)시에 위치한 산둥대학교에 명예교수로 재직했다.

당초 중국측에서는 산둥성 중에서도 지난시에 위치하고 태산과 가까운 ‘취푸’(曲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산둥대가 지난시에 위치하는 데다 공자의 고향인 취푸는 한중 양국의 유대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동이 어려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칭다오가 최종 결정됐다. 산둥성은 단일 성으로는 우리 기업과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이 중 절반이 칭다오에 진출하고 있다.

칭다오에도 노산(嶗山)이 있어 양 장관이 함께 산을 오르는 것도 노력했으나 기상 여건을 고려해 최종적으로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오른쪽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

회담이 열리는 지모고성군란호텔은 고성 자리에 동양적 색채를 입혀 재건립한 곳으로 중국측에서 성의 있는 대접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한다. 별을 부여하지 않는 일종의 ‘특수 호텔’로 전체 240개 객실을 한국 대표단이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런 장소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고, 오랜만에 상호 국가에서 대면 회담을 하면서 우호적인 친교의 제스처로 이해할 수 있다”며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인 만큼 양국 장관이 친분과 우호를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오후 왕 부장과 외교장관 회담을 한 후 만찬을 이어간다. 양 장관이 양자회담을 하는 것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에 앞서 박 장관은 지난 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났다.

이날 회담에서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발전 방안과 공동 실천 계획을 논의한다.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 재정립에 대한 양국의 협의된 입장이 발표될 예정이다.

양 장관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양국이 한반도 문제와 지역 및 국제사회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눈다. 박 장관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민과 기업의 애로사항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산둥성 칭다오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열린 재중국 교민·기업인 화상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