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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10번의 저주'에 하준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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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로 떠나게 된 하준호의 롯데 시절

결국 이번에도 징크스는 이어졌다.

디에고 마라도나, 호나우지뉴, 그리고 리오넬 메시까지. 축구에서 10번은 최고의 선수를 상징하는 등번호다. 야구는 등번호가 갖는 상징성이 축구보다는 덜하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에서 10번이 갖는 의미는 여느 팀과 다르다.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달았던 등번호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 영구결번이 아니었기에 선수들은 얼마든 10번을 고를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뛴 11년 동안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으로 리그를 지배했던 이대호의 무게를 견디겠다며 선뜻 나선 이가 없었다.

그러자 2012년 대졸신인 투수 송창현이 10번을 달겠다며 자청했다. 신인이었던 탓에 원하는 숫자를 고르기에 제약이 있었지만, 10번을 제외한 90번대 후반 등번호 여러 개가 남았던 걸 감안한다면 용감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송창현이 선수 등록도 마치기 전에 장성호(당시 한화 이글스)와 1:1 트레이드되며 10번의 저주가 시작됐다.

이어 2013시즌을 앞두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외인투수 스캇 리치몬드가 10번을 선택했다. 리치몬드가 10번의 이전 주인에 대해 알 턱이 없었다. 그저 남은 번호 중 가장 앞 번호라는 게 선택의 이유였다. 하지만 리치몬드는 사이판 캠프 합류 첫 날 무릎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이대호가 남긴 '10번의 저주'는 그렇게 현실이 되는 듯했다.

2013시즌이 끝날 무렵 10번의 주인이 나타났다. 김응국 코치의 권유로 야수로 전향한 투수출신 하준호가 전역 후 팀에 복귀해 10번을 선택한 것이다. 그 선택에는 김응국 코치의 조언도 한몫했다.

2014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 모습을 드러낸 하준호는 올해까지 통산 44경기에서 타율 0.214, 2홈런 12타점으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은사' 이종운 감독과 재회하며 주전 도약에 대한 기대를 모았던 하준호는 김민하-김문호는 물론 김대우에게 마저 밀리며 1군과 퓨처스 팀을 오갔다. 야수 전향 3년차의 한계를 드러내듯 아쉬운 수비와 43삼진/8볼넷의 삼진/볼넷 비율이 문제였다.

결국 2일 발표된 롯데와 kt 위즈의 5:4 트레이드를 통해 프로입단 후 처음으로 거인 유니폼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된 하준호. 이렇게 '10번의 저주'는 또 한 명의 희생양을 낳았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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