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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와 성(性)] 바람직한 사정 간격은 파3일까, 파4일까?
골프에서 흥미로운 점은 인위적으로 각 코스마다 평균 타수를 정해놓았다는 점이다. 파3 홀에서는 3번만에 홀인하는 것이 파(Par)로 인정되며, 이보다 많고 적고를 따져 우열을 가리게 된다. 보통은 수많은 경기를 통해 평균 기록이 만들어지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미리 예상되는 평균 타수를 정해 놓았다는 점은 골프라는 스포츠의 특이한 점 같다.

그런데 문득 성관계 혹은 사정의 횟수에 있어서도 이처럼 바람직한 횟수나 간격이 정해져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사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다. “얼마 간격으로 사정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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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것도 모자라는 것도 좋지 않다.

아직 이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정확히 정해진 바는 없다. 그러다 보니 근거 없는 속설이 제기되기도 한다. 사실 과거부터 '과도한 성관계를 하면 수명이 단축된다', ‘양기가 빠져 나간다’는 식의 말들이 전래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의학적인 근거는 뒷받침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2014년 이탈리아의 갈로 박사 연구팀은 하루에 2회 이상 과도하게 사정을 하거나, 혹은 4~5일 이상 사정 없이 금욕하는 것이 전립선염에 특히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불임의 측면에서도 연구된 바가 있다. 2009년 호주의 그리닝 박사는 매일 성관계를 가질 경우 오히려 정자의 질이 향상되어 임신 가능성을 높인다는 보고를 한 바가 있다. 드문 성관계로 인해 정자가 정관에 오래 정체될 경우, 활성 산소 등에 의해 정자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사정 간격과 전립선 암과의 연관성이 제기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5월,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18년간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 달에 21회 이상 사정을 하는 사람들이, 4~7회 사정하는 사람들보다 전립선암 발병률이 약 22% 감소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관찰 연구이기에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된 것은 아니다.

이처럼 사정은 단순한 성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전립선염, 전립선암, 불임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개인의 사정 혹은 성관계 간격은 성생활 패턴과 관련된 것으로 섣불리 규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하루나 이틀 간격의 규칙적인 사정이 남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넘어서는 과도한 사정 혹은 금욕은 좋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리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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