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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US오픈에서 시험대에 오를 안병훈의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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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15회 째를 맞은 US오픈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의 체임버스 베이 골프장에서 시작된다. US오픈 코스는 4대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PGA투어가 열리는 전체 코스중 가장 어렵다. 그래서 인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대화의 주제는 온통 ‘코스에 관한 이야기’다. 개장 8년에 불과한 체임버스 베이는 기존 US오픈 코스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라이언 파머는 지난 4월 연습 라운드를 마친 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체임버스 베이는 챔피언십 골프코스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스트레스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선수들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성’이다. 이번 대회 코스는 독특하게도 코스 전장이 7300~7900야드 사이에서 결정된다. 대회 기간중 1번홀과 18번홀이 라운드마다 파4홀 또는 파5홀로 세팅을 달리한다. 타이거 우즈는 “대회를 주관하는 USGA에서 어떻게 코스 세팅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런 변수가 선수들의 플레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이어 “우리는 그동안 좁은 페어웨이, 깊은 러프, 그리고 딱딱하고 빠른 그린으로 무장한 전통적인 코스에서 US오픈을 치렀다”며 “하지만 이번 US오픈은 다르다. 확실히 차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링크스 코스’라는 점도 선수들을 어렵게 한다. 18홀 코스 전체에 식재된 나무는 단 한 그루에 불과하다. 영국의 링크스 코스를 옮겨 놓은 듯 하다. 벙커도 엄청나게 크고 많다. 문제는 체임버스 베이가 일반적인 링크스 코스와는 다르다는 데 있다. 우즈는 “이 코스는 높 낮이의 차이가 심하다. 이로 인해 엉뚱한 바운스가 나오며 볼은 경사에 따라 구르거나 멈춘다”며 “이런 게 일반적인 링크스 코스와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예측 불허의 코스라는 얘기다.

그린도 쉽지 않다. 일단 사이즈가 대단히 크다. 그리고 아주 단단하고 빠르다. 핀 포지션에 따라 얼마든 지 골탕을 먹일 수 있다. 파머는 “핀 위치에 따라 왼쪽으로 30야드, 오른쪽으로 30야드, 핀 뒤로 30야드 떨어진 곳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며 한 개 그린 안에 5~6개 그린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의 건조한 기후로 인해 페어웨이와 그린의 경계가 모호해 질 정도로 지면도 단단해 졌다. 그레엄 맥도웰은 ”그린은 건조한 기후로 인해 스피드가 빨라질 대로 빨라져 있다“고 말했다.

티 타임에 따라 성적이 요동칠 가능성도 높다. 습기가 남아 있는 오전 조로 플레이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페어웨이가 바짝 말라 있을 오후에 경기하면 볼의 구름을 예상하기 어려워 벙커나 마운드 위의 러프지역 등 장애물에 볼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1, 2라운드는 모든 선수가 공평하게 오전조와 오후조로 번갈아 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누가 스피드 파악을 빨리 하느냐가 중요하다. 우즈도 “오전과 오후의 플레이 전략을 달리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달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안병훈(24)이 출전한다. 올랜도 집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 안병훈은 쉬는 동안 체임버스 배이에서 연습라운드를 실시하며 코스파악을 마쳤다. 2010년 이 코스에서 열린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4강에 오른 좋은 기억도 있다. 하지만 US오픈은 완전히 다른 대회다. 지난 3년간 유러피언투어의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키운 인내심이 시험대에 오른다. 안병훈은 롱 아이언이 좋아 코스공략에서 유리하다. 물론 다혈질인 평소 성격을 잘 다스려야 한다.

지난 해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아마추어 양건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마틴 카이머(독일)와 같은 조로 경기한다. 지역 예선을 통과한 백석현도 처녀출전한다. 이들 외에 케빈 나와 대니 리, 리차드 리 등 교포선수들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의 선전을 기원한다. [헤럴드스포츠=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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