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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여자오픈] 팬심으로 본 김효주-전인지 빅뱅
야구로 치면 한국시리즈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얼마 전 세기의 싱거운 승부로 끝난 프로복싱 메이웨더-파퀴아오 전에 빗대야 할까?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 6635야드)에서 치러진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1,2라운드는 골프팬을 흥분시킬 만한 멋진 조편성을 선보였다. 2014년 KLPGA 석권은 물론 미LPGA 메이저대회(에비앙 마스터스)까지 우승한 김효주(20 롯데)와 올시즌 한국(3승)과 일본(1승 메이저대회)에서 4승을 수확한 전인지(21 하이트진로)를 한 조로 묶은 것이다.

일단 두 선수는 실력이 빼어나다. 통시적으로 보면 김효주가 미국으로 떠나자 전인지가 한국 최고 자리를 접수한 상황. 공식적으로는 두 선수가 각각 세계 4위와 18위로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해 있다.

여기에 둘은 외모가 빼어나고, 이미지도 좋다. 김효주는 166cm의 키에 웃는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참한 인상이다. 175cm로 슈퍼모델급의 높이가 돋보이는 전인지는 무표정한 시크한 표정이 매력적이다. 스윙도 김효주는 여자선수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면, 전인지는 큰 동작을 부드럽게 뽑아낸다. 아름다움에 강함(?)까지 갖췄으니 두 선수 모두 골프팬이라면 그 스윙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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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왼쪽)와 전인지(가운데)가 한국여자오픈 1,2라운드에서 팬심을 자극하는 멋진 승부를 펼쳤다. 사진=KLPGA 제공


이러니 골프팬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메르스 여파로 나라 전체에서 사람이 모이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는 상황. 여기에 평일이었지만 김효주-전인지 매치에는 400~500명의 갤러리가 따라붙었다. 상당수는 두 선수의 팬클럽회원인 열성파였다.

흥미로운 것은 캐릭터가 다른 만큼 두 선수의 팬층도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김효주는 여성팬이 많다. 골프를 치는 여성이라면 김효주를 첫 손에 꼽는 팬들이 많다. 30대든, 40대이상 중장년층이든 여자라면 김효주에게 쏠리고 있다. 반면 전인지는 ‘삼촌부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자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30대도 있지만 주로 40~50대 남성팬들이 열광한다. 멀쩡한 중년 아저씨들이 장식이 달린 응원모자를 쓰고 몰려다니기도 한다. 이런 차이는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혹은 스윙)와 여자가 좋아하는 여자가 다르다는 것과 유사한 듯싶다.

지난 해 제주도 대회부터 김효주를 따라다녔다는 30대 후반의 한 여성팬은 “김효주 프로가 너무 좋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누구보다 연습을 많이 하고, 또 항상 웃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고 팬심을 밝혔다.

이에 40대 중반의 남성팬은 “(전인지가) 그냥 보기만 해도 좋다. 건강미 넘치는 외모에 시원시원한 스윙, 그리고 때로는 무뚝뚝해 보이는 표정까지 마음에 든다. 많은 남자들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인지 예찬론을 폈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KLPGA 최고의 명승부는 여러모로 흥미롭다. 그리고 팬심으로 해석하면 ‘여심(女心) VS 남심(男心)’의 양상을 띠고 있다. [청라(인천)=유병철 기자 @ilnamhan]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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