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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와 성(性)] 발기 부전 치료제의 그랜드슬램, 가능할까?
요즘 골프계의 화제를 들라면 단연 박인비 선수의 그랜드슬램이 톱뉴스일 것이다.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며 국내외 골프팬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골프뿐만이 아니다. 테니스에서도 그랜드슬램은 드물다. 단체 종목이긴 하지만 축구에서도 맨유가 세 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을 '트레블'이라 하며 전설처럼 회자되곤 한다. 하나의 대회도 우승하기 힘든 것이 프로의 세계다. 그렇기에 그랜드슬램의 가치는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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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9월 타달라필제의 특허가 만료되며 발기부전 치료제의 '왕좌의 게임'이 시작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발기부전 약품의 경우는 어떨까? 현재 발기부전과 관련된 약들은 가히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만하다. 비아그라(실데나필), 시알리스(타달라필)처럼 유명한 약은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약들이 발기 부전이라는 황금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과거에는 발기부전 관련 약품들은 주로 중년 이상의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이들 약물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외산 발기부전 약의 대표주자로 여겨지는 비아그라는 특허가 풀리면서 수많은 복제약들이 생겨났다. 당초 한정된 시장을 두고 나눠먹기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오리지널 약보다 저렴한 복제약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오히려 발기부전 환자들이 손쉽게 약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발기부전 약물에도 그랜드슬램 같은 것이 존재할까? 아직까지 시장 상황을 두고 어느 한 제품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는 평가하기 힘들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발기부전뿐 아니라 전립선 비대에도 효과를 보이는 약품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시알리스로 대표되는 타달라필(Tadalafil) 성분의 약이다.

타달라필은 발기를 담당하는 음경 해면체뿐 아니라, 방광과 전립선 등의 cGMP라는 성분에도 영향을 주어 각종 배뇨 장애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미국 FDA는 물론 국내에서도 발기부전과 함께 전립선 비대증에서도 치료 효과를 승인 받은 상태이다.

그러나 복용법은 발기부전과는 조금 다르다. 발기 부전의 경우 필요에 따라 10mg 혹은 20mg의 약을 한 번 복용하는데 비해, 전립선 비대의 경우에는 5mg이라는 소량의 약을 매일 투여하는 요법이 효과적이다.

사실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전립선비대를 같이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타달라필은 이런 환자군에게 있어 좋은 대안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 9월부터는 비아그라와 마찬가지로 특허가 풀림으로 인해 많은 복제약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어느 한 선수가 그랜드슬램을 할 경우, 스포츠의 경쟁은 움츠러들기는커녕 더 치열해지기 마련이다. 왕좌를 탈환하려는 수많은 도전자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를 오가며 활약하는 시알리스의 아성이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많은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이번 가을을 주목하고 있다. 이준석(비뇨기과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리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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