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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박인비와 리디아 고의 흥미로운 라이벌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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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와 리디아 고가 LPGA투어 개인 타이틀중 최고 영예인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막판 경합중이다. 잔여 경기는 이번 주 중국 해남도에서 열리는 블루베이 LPGA와 토토 저팬 클래식,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등 4개다. 현재 상황에선 시즌 최종전까지 치러야 수상자가 결정될 정도로 박빙이다. 4개 대회 모두 우승자에겐 30점의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가 주어진다.

두 선수간 포인트 격차는 30점이다. 1위인 리디아 고가 273점, 2위인 박인비가 243점, 3위인 렉시 톰슨이 143점이라 1,2위 간의 경쟁으로 압축된 상태다. 리디아 고와 박인비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까지 동점을 이뤘으나 리디아 고가 지난 주 대만에서 열린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박인비는 지난 주 후원사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하느라 포인트 획득 기회가 없었다. 이번 주 블루베이 LPGA에서 손가락 통증으로 기권해 불리한 상황이나 리디아 고도 성적이 좋지 않아 역전 가능성은 남아 있다.

리디아 고가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면 최연소 수상자가 된다. 박인비가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통산 두 번째 수상이다. 두 선수는 올해의 선수상은 물론 상금왕과 베어 트로피(평균타수 1위),세계랭킹 1위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중이다. LPGA투어에서 이처럼 치열하게 경쟁한 선수들은 아니카 소렌스탐과 캐리 웹의 양강구도 이후 처음이다.

둘은 막상막하의 2015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디아 고가 5승을 거둬 4승의 박인비를 앞섰으나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둔 리디아 고를 질(質)적인 면에서 앞선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63타를 쳐 역대 메이저 최종라운드 최소타 기록을 세웠고 최연소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PGA투어처럼 선수들의 투표로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가 결정된다면 많은 선수들이 누구에게 표를 던질 지를 놓고 고심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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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이번 주 블루베이 LPGA 대회를 앞두고 프로암을 통해 연습라운드를 대신했다. 계속된 대회 출전으로 피로가 누적돼 대회 코스를 한번만 돌아보고 경기에 들어갔다. 그래서 그런 지 대회 첫날 강풍 속에 77타를 치는 등 부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박인비가 손가락 부상으로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토토 저팬 클래식 출전이 불투명해 개인 타이틀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인비는 부상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입장을 보여왔다. 작년 메이저 3연승을 거두며 심한 압박감을 받아본 경험이 있어서 인 지 개인 타이틀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매주 치르는 대회에 집중하다 보면 개인타이틀은 따라올 것이란 여유가 있다. 다만 세계랭킹 1위에 대한 의욕은 숨기지 않고 있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탈환은 동기부여가 된다. 2위에서 1위를 되찾은 경혐도 있다. 우리는 매주 경쟁하고 그에 따라 순위도 매주 바뀔 수 있다.난 도전을 좋아하고 도전자의 위치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경기력 측면에서 두 선수의 공통점은 퍼팅이 좋다는데 있다. 라운드당 평균 퍼팅수가 29.28개(14위), 리디아 고가 29.36개(17위)다. 두 선수 보다 퍼팅을 잘하는 선수들이 있지만 차이는 그린 적중시 퍼트수(Putts per GIR)다. 그린을 놓친 후 쇼트게임으로 볼을 홀 가까이 붙여 1퍼트로 홀아웃하는 것은 우승 능력과 직결되진 않는다. 리디아 고가 이 부문에서 1.740으로 1위, 박인비가 1.752로 3위다.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머니라는 말은 틀리지 않아 보인다.

선의의 경쟁은 발전의 자극제가 된다. 박인비와 리디아 고는 향후 3~4년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내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 하계 올림픽 때 둘은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것이다. 서로 국적은 다르지만 한민족의 후예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계 최고수가 되려 경쟁하는 그들의 모습이 흐뭇하다. [헤럴드스포츠=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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