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남녀 프로농구를 빛내는 베테랑 4인방
남녀 프로농구가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며 다시 숨막히는 경쟁이 시작됐다. 유례없는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올 시즌이다. 치열한 경쟁만큼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치열한 경기 속 노련함으로 경기를 이끌며 존재감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베테랑이다.

이미지중앙

지칠 줄 모르는 양동근.


쉼없는 에너자이저 양동근
대한민국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자리매김한 양동근은 프로무대 데뷔 12년차로 나이 또한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양동근은 그의 나이와 무색하게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많은 출장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20일 현재 그는 33경기에 출전했는데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36분 33초에 이른다. 나이를 감안한다면 많은 출장 시간이다. 지난 시즌 34분 56초였던 출전시간에 비해 1분 30초 정도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양동근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나만 힘든 게 아니다. 다 같이 힘든 것”이라며 “뛸 수 있을 때 많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동근의 출전 시간은 그만큼 모비스에서 그가 얼마나 비중 있는 선수인지를 말해준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양동근을 대체할 선수가 모비스에 마땅치 않다고도 볼 수 있다. 양동근의 뒤를 받혀줄 가드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종근과 김수찬 그리고 김주성까지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들이 양동근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다. 시즌 초반 양동근의 공백이 있을 때 유재학 감독은 포인트가드 자리를 다름 아닌 함지훈에게 맡긴 바 있다. 그 역할로 인해 함지훈은 어시스트 부문 1위(5.88)를 달리고 있다.

그렇다고 양동근 기록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평균 12.82점을 올리고 있고 경기당 5.5개의 어시스트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비스는 우승 전력이 아니다’라고 말함에도 모비스가 계속해서 1위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양동근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중앙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는 주희정.


베테랑의 품격을 보이는 주희정

지난 시즌 서울삼성은 이상민 감독을 사령탑에 선임하고도 최하위(11승43패)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라졌다. 문태영과 라틀리프라는 2명의 득점원을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삼성은 20일 현재 5위(24승18패)에 올라있다. 두 선수의 영입으로 팀의 전력이 상승한 부분도 있지만, 삼성의 상승세는 주희정이라는 베테랑 가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희정의 나이는 올해로 39세(만38세)다. 전성기는 지났다. 그럼에도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24분 15초를 뛰며 5.37점, 3.6어시스트, 2.5리바운드를 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기록 뿐 아니다. 주희정은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하다. 훈련도 솔선수범이다.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우는 점이 많다는 평가다.

베테랑의 품격은 승부처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13일 SK와의 맞대결에서 삼성은 경기 내내 고전했다. 3쿼터 한 때 19점차까지 뒤지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주희정이 있었다. 결국 삼성은 동점을 만들었고, 주희정은 종료 7.5초를 남기고 결승 3점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여자프로농구에도 리그를 흔들고 있는 두 베테랑이 있다. 바로 동갑내기 변연하와 임영희다.

이미지중앙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변연하.


변함없이 꾸준한 변연하
변연하는 꾸준하다. 아니 꾸준히 잘한다, 올 시즌 역시 KB스타즈에서 변연하가 맡는 비중은 크다. KB는 정통 포인트가드가 없다. 지난 시즌 KB는 홍아란에게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그는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부진을 거듭했다. 홍아란의 소방수로 등장한 건 변연하 였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로 KB의 포인트가드 역할은 변연하다. 변연하는 포인트가드가 원래 포지션이 아니지만 어시스트 부문 1위(4.91)를 달리고 있다. 2위 이경은과는 1개 이상 차이가 난다.

변연하의 꾸준함은 기록에서 드러난다. 변연하는 올시즌 여자프로농구의 기록들을 하나씩 써내려가는 중이다. 역대 2번째 500경기 출장에 이어 감독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며 올스타 12회 최다출장 신기록도 세웠다. 뿐만 아니다. 지난 6일 우리은행전에서 10개의 어시스트를 추가하며 통산 2,17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주원 코치(우리은행)을 제치고 개인 통산 어시스트 순위 3위에 올랐다. 그리고 3점슛 1,000개와 8천 득점이라는 대기록도 눈앞에 있다.

이미지중앙

소리없이 강한 임영희.


소리없이 강한 임영희
KEB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이 미디어데이 때 “할머니는 갈 때가 됐다”고 한 말이 화제가 됐었다. 그만큼 젊은 선수들이 많은 KEB하나가 노장 선수들의 아성을 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으리라. 하지만 노장선수들은 강했다. 특히 임영희는 중요한 순간 득점을 해주며 우리은행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

임영희는 지난 시즌 평균 11.5점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평균 13.8점으로 득점력이 더 좋아졌다. 평균 13.8점은 2012-2013시즌 평균 15.4점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중이다. 임영희 특유의 원 드리블 점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상대팀 수비가 알고도 막기 힘들다.

경기력에서 뿐 아니라 임영희는 솔선수범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양지희는 우리은행 힘의 원동력으로 임영희를 꼽았다. “(임)영희 언니가 제일 나이가 많은 데도 연습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또 언니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쉬고 싶다가도 언니 따라서 열심히 하게 된다”고 밝혔다.

시즌이 끝을 향해 가면서 많은 선수들이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때문에 베테랑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즌 후반부다. 중위권 싸움이 치열한 올 시즌 프로농구다. 베테랑들의 활약이 순위 경쟁에 또 하나의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헤럴드스포츠=박준범 기자 @Junebumi]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