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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혼돈의 순위 싸움
■ 1월 3주 UP &DOWN

1위 굳히기 나서는 오리온, 전력의 한계 드러낸 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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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인즈 없이도 할 수 있다.' 오리온의 숨은 주역 문태종(왼쪽)과 이승현(오른쪽). 사진=KBL 제공


오리온에게 위기는 곧 기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오리온은 ‘주포’ 애런 헤인즈를 비롯해 허일영, 김동욱 등 주축 선수들이 잇달아 부상을 안으면서 1위 싸움이 힘겨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이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국내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뒷받침되었고, 특히 문태종이 어느 정도 살아난 모습을 보이면서 오리온은 여전히 매서운 화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내면서 팀 분위기는 물론, 선두 싸움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오리온은 팀 구성 상 포스트보다 외곽 득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골밑에서 이승현이 버텨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빅맨 치고는 큰 신장이 아닌 이승현이 그나마 버텨주는 이유는 외국인 선수에게도 대적할 만한 힘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정교한 외곽 능력을 보유했고 왼손잡이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는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죠.

제 경험 상 빅맨들은 습관적으로 외곽을 타이트하게 수비하지 않습니다. 골밑에 쳐져 있는 편인데 외곽 능력까지 갖춘 이승현은 외곽포로 언제든지 득점에 가담할 수 있는 선수죠. 또한 기록으로 나오진 않지만 외국인 선수를 전담마크 한다든지 공격리바운드와 수비 등에서 보이지 않는 공헌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이승현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여기에 국내 선수들과 조 잭슨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높이의 약세를 충분히 상쇄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결국 오리온은 지난 24일 삼성을 대파하고 45일 만에 1위 자리에 다시 올라섰습니다. 상황을 더 봐야겠지만 지금 상태에서 헤인즈가 합류한다면 시즌 초반 ‘잘나갔던 오리온’의 모습을 다시 감상할 수도 있겠네요. 헤인즈는 득점뿐만 아니라 동료를 살려주는 이타적인 플레이까지 가능한 선수입니다. 누구든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오리온의 팀 특성을 잘 살려주죠.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단독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잊어선 안 될 것이 오리온과 1위 경쟁 중인 모비스는 현재 전력으로 최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모비스는 득점력보다 조직력과 수비, 즉 실책 없는 ‘실속 농구’로 상위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득점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실점도 많아지면서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모비스는 시즌이 후반부로 치닫을수록 컨디션 난조와 체력 문제가 발목을 잡을 확률이 큽니다. 또한 외곽 득점에 정통한 슈터가 없고 시간이 여물면서 상대팀에 장단점을 전부 노출하게 됐죠. 더욱 뼈아픈 점은 모비스엔 더 이상 업그레이드 될 전력이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경기력조차 좋지 않으니 1위를 수성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혼돈의 6강행, 위태로운 동부와 상승세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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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양상을 보이는 6-7위 동부(위)와 kt(아래). 사진=KBL 제공


일찍이 6강 판도가 결정된 것으로 보였지만 거짓말처럼 6위 동부가 하향곡선을 타고, 그 뒤를 바짝 쫓는 kt가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봄 농구를 향한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동부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1승 5패로 부진에 빠졌습니다. 선수 구성이 완벽히 갖춰지지 못한 채 받아들여야 하는 하향세라 더욱 아쉬울 겁니다.

부상 악령이 동부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부의 기둥인 김주성과 윤호영이 있다면 충분히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부상이 길어지고 있죠.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의 포스트 효과와 더불어 앞선의 허웅-두경민 라인의 득점이 동시에 살아나야 승리할 확률이 높은데, 가뜩이나 양쪽 기둥이 빠진 상황에서 허웅마저 부진을 겪으니 팀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경기력으로는 하위권 팀도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닐 것입니다.

반면 kt는 정반대 행보를 보입니다. 올스타 휴식기가 반등의 계기가 된 모양입니다. 최근 5경기 4승 1패로 모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시즌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최근 조성민과 박상오가 동시에 활약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팀은 더욱 단단해지는 느낌입니다. 두 베테랑의 부상투혼도 높이살만합니다. kt의 젊은 선수들이 조성민과 박상오의 투지를 보고 배울 겁니다. 단연 팀에는 전반적인 상승효과가 번질 것입니다.

kt의 6강 진출이 힘겨운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5할 승률이 6강 합류의 마지노선이라 본다면 kt는 남은 11경기에서 최소 9승을 수확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동부의 성적을 지켜봐야겠죠. kt가 극적으로 5할 승률(27승27패)을 맞춘다하더라도 동부가 남은 10경기에서 4승만 차지한다면 맞대결 전적에서 밀리는 kt에 봄 농구란 없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상황은 절대 아닙니다. 충분히 희망이 있습니다. 올 시즌 계속해서 3연승 문턱에서 좌절한 kt이지만 오는 26일 오리온을 잡는다면 시즌 첫 3연승 휘파람을 불며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습니다. 동부가 하향세에 있는 만큼 6위 싸움은 시즌 막바지 리그를 더욱 뜨겁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 충성! KBL로 복귀를 명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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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군단' 상무 전역 선수들의 합류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KBL 제공


# 1월 27일 상무 전역 예정 선수
이관희(삼성) 변기훈(SK) 박래훈(LG) 최진수(오리온스) 김상규(전자랜드) 노승준(KCC) 민성주 김우람(케이티)

27일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칠 예정인 8명의 선수가 코트로 복귀합니다. 전역 당일까지 군인 신분인 그들은 다음 날인 28일부터 경기 출장이 가능합니다. 쉴 새 없이 전쟁터에 뛰어드는 셈인데요, 팀에 즉시 전력감이 될 만한 선수로는 변기훈과 박래훈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두 선수 모두 출중한 외곽 능력을 겸비했기 때문에 외곽에서 지원사격이 절실한 소속팀 SK와 LG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특히 박래훈이 순조롭게 리그에 적응한다면 LG의 막판 스퍼트는 더욱 무서워질 수도 있겠네요.

개인 능력으로 보면 최진수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최진수가 오리온에 합류하면 가뜩이나 두터웠던 포워드 라인이 더욱 풍성해진다는 점이 고무적이죠. 선수 로테이션에 한층 여유가 생기면서 시즌 막바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다만 오리온의 포워드진은 이미 포화 상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그리 크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 1월 4주, 토요일 ‘빅 매치’를 주목하라

# 고양 오리온- 울산 모비스(14시, 고양)

# 서울 삼성-전주 KCC(16시, 서울)

# 부산 kt-원주 동부(18시, 부산)


이번 주에는 토요일(30일) 경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1위 자리를 놓고 모비스와 오리온이 격돌합니다. 최근 흐름을 놓고 보면 오리온이 유리하다고 봅니다. 포스트가 약한 부분이 있지만 팀플레이로 잘 메울 것 같고 모비스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더욱이 오리온이 득세할 것으로 보입니다. 헤인즈와 허일영, 최진수 등 정상급 선수들이 한꺼번에 합류하기 때문에 오리온 입장에서는 더욱 고무적이죠.

kt와 동부의 맞대결도 흥미로울 겁니다. kt의 6강 희망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되겠네요. 비록 kt가 올 시즌 맞대결에서 약세(1승 4패)에 놓여있지만, 최근 흐름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볼만한 대결이 될 겁니다.

동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당초 1월 말을 부상 복귀 시점으로 잡았던 김주성이 돌아올지 의문입니다. 무릎 부상이 장기화 되고 있는데 신장이 크고 나이가 있기 때문에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김주성이 빠졌을 때 로드 벤슨의 위력이 반감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시즌이 끝자락을 향하면서 선수들의 체력 부담과 피로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시기 상 잔부상이 속출할 때라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정성운 기자 @tjddns4504)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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