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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 6] 첫 번째 맞은 주말과 캠핑
‘에이지슈퍼를 꿈꾸며(Dreaming Age Shooter)’ 떠난 DAS팀의 6일째(12년 9월15일) 토요일의 일정은 오전에 밀렸던 세탁, 인터넷을 점검하고, 오후에는 세 번째 골프가 예정되어 있다. 다른 날에 비해 비교적 스케줄이 바쁘지 않아 마음에 여유가 있다.

네 사람의 세탁물은 한꺼번에 모아 호텔에 있는 코인 세탁기에 넣으면 빨래에서 건조까지 4달러면 해결할 수 있었다. 때문에 땀 젖은 옷을 계속 입을 걱정은 없다. 세탁은 양기종 대표가 담당자다. 처음에는 많은 옷을 한꺼번에 세탁하고 건조하려다 보니 제대로 마르지 않았다. 때문에 두세 번 건조과정을 되풀이하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는 선수가 됐다.

아침식사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으로 했는데 내용이 충실해서 모두가 대만족이었다. 커피, 오렌지주스 등 음료수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빵 종류에 즉석에서 구은 와플 등 먹을 만한 것들이 제법 구색을 갖춰 부족함이 없었다. 지난 숙소였던 이코노 로지(Econo Lodge)는 잠자리와 아침식사가 기대 이하였지만 베이몬트 인(Baymont Inn)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이튿날인 일요일에는 드디어 첫 번째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틀간 총 이동거리는 350km였다. 아직 뉴저지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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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골프 연습장은 천연잔디에서도 연습이 가능한 환경이다.


세 번째 골프 라운드
점심 식사 후 숙소에서 30분 이내에 있는 트위스터드 듄 골프장으로 출발했다. 골프장은 어떻게 생겼을까? 스코어는 얼마나 나올까? 상상을 하는 동안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지점에 도착했다. 그런데 골프장 입구 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가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유턴해서 왔던 길을 다시 천천히 내려오다 보니 철문 옆에 조그만 안내 간판을 발견했다.

백 드롭 직원이 차를 세우고 골프백을 내려주면서 몇 팀이냐고 물었다. 아마 큰 캠핑카가 들어오니까 많은 사람들이 오는 걸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좁은 주차장이라서 한쪽 구석에 차를 세우고 다른 차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봤다. 골프 연습장은 천연 잔디 위에 직접 공을 놓고 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마음껏 잔디를 파면서 스윙을 연습했다. 잘못하다가는 골프 엘보가 생길 정도였다.

최경주가 미국에 와서 제일 부러워 했던 것이 천연 잔디 연습장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TV에서 프로선수들이 연습장에서 잔디를 찍어내는 장면을 봐 왔는데 실제로 우리가 그 체험을 한 것이다. 프로 숍에서 예약 확인과 그린피를 지불하고 영수증을 1번 홀에 있는 진행요원인 마샬에게 제시했다. 진행요원은 ‘이 골프장에 처음 왔느냐?’고 묻더니, 현재 티타임 상황과 경기 시작 시간을 확인시켜 주었다. 첫 샷을 준비하는 양 대표에게 ‘골프장은 매우 어려우니 조심해서 치라’는 격려의 의미로 ‘볼을 똑바로 치세요(Hit the ball straight)’라고 외쳤다.

장기풍 총장, 설병상 작가는 호쾌한 티샷을 날렸다. 최금호 단장은 갖다 대기만 해도 300야드가 나간다는 드라이버로 쳤지만 욕심이 과했는지 왼쪽으로 휙 감기는 통에 러프로 빠지고 말았다. 러프는 풀이 숲처럼 자라 볼을 찾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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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티드듄 골프장.


볼을 찾지 못해 티 박스로 가려고 쳐다보니 벌써 다음 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네 번째 샷을 쳤는데 이번에는 우탄, 또 로스트. 홀을 거듭할수록 가진 공의 숫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많은 볼을 수풀에다 갖다 바치면서도 니어리스트와 롱기스트 욕심에 힘이 여전히 잔뜩 들어갔다. 다들 더블 파를 몇 개씩 하니 표정이 굳어졌다.

오비(Out of Bounds)는 없는데 러프에 들어가면 볼을 못 찾으니 시간은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앞 팀의 현지인들도 러프를 헤매기는 마찬가지였다.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을 벌리면서 17번 홀에 들어섰고, 최 단장은 장타를 날려 홀까지 190야드를 남겨 놓았다. 앞에 해저드가 있어서 조심스러운 다른 멤버는 230야드를 끊어 가려고 레이업으로 어프로치 했다. 최 단장은 승부수를 띄워 3번 우드를 휘둘렀고 그린 앞 5야드까지 볼을 잘 보냈다. 끊어친 공들은 3온으로 그린에 안착했고, 최 단장은 어프로치 두 번 철퍼덕, 3퍼팅으로 트리플 보기에 그쳤다.

그렇게 되니 순위가 양 대표, 장 총장, 최 단장으로 바뀌어서 서로 1타씩 차이가 벌어졌다. 주변은 깜깜해졌는데 장 총장이 “이러면 끝까지 쳐야 되는 것 아냐?” 하니 뒷말이 필요 없었다. 18번 마지막 홀은 파4인데 거리가 470야드. 깜깜한 데도 티 샷, 세컨드 샷이 잘 되어선지 볼을 그린 주변까지 다들 잘 보냈다. 여기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여 어프로치 샷과 4m 퍼팅을 성공시킨 장 총장이 역전승을 이루어내며 어제의 부진을 씻어 버렸다.

오늘의 우승은 장 총장 (95타)인데 파3홀 4개에서 전부 더블 파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양 대표, 최 단장, 설 작가 순이었다. 코스가 워낙 어려워 볼을 찾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오후 2시에 시작된 경기는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늦게 끝났다. 인근 프리미엄 마트에서 야채 샐러드와 빵으로 저녁을 때우고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 10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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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캠핑장에서 입장수속을 하고 있는 최단장.


첫번째 캠핑장 워싱턴DC KOA
다음날인 일요일은 첫 번째 캠핑장인 워싱턴DC KOA(Kampground of America)를 방문했다. 도중에 야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한국마트인 H마트에서 구입하고 약 285km를 주행했다. 운전기사 장 총장과 조수 설 작가가 한조가 되어 교대로 운전을 하는데, 운전대를 잡고 있는 장 총장이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콧노래를 부른다. 이유는 어제 어려운 트위스터드 듄 골프장에서 단독 1위를 했기 때문이다. 기분이 매우 좋은 모양이다.

뉴저지 숙소를 8시경 출발, 미국의 남북으로 가르는 95번 고속도로를 4시간여 달려 볼티모어를 지나 695번 국도를 따라 드디어 첫 번째 캠핑장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많은 캠핑카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노부부들이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미국의 캠핑장은 100여 년 전부터 국립, 주립, 시립공원을 중심으로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시에서 운영하는 공영캠핑장과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캠핑장으로 발전하였다. 현재 미국 50개 주마다 각 300~500개 이상의 캠핑장이 있으며, 전국적으로 1만6,000개 이상의 캠핑장이 있다. 차로 30분 이상 달릴 때마다 캠핑장 한 곳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캠핑장 천국이라 할 수 있다.

공영 캠핑장의 장점은 국가와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므로 가격이 저렴하며, 대부분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반면 사설캠핑장의 장점은 샤워시설, 인터넷 등 모든 편의시설이 완벽하며 대도시 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캠핑장은 캠핑의 종류에 따라 캠핑구역을 텐트용 캠핑장과 캠핑카용(RV) 캠핑장, 그리고 오두막집 캠핑장(Cabins)으로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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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캠핑장에서의 상하수도 연결.


우리가 처음 방문하는 KOA는 사설캠핑장이며, 미국 안에 485개 이상의 체인 캠핑장을 갖고 있는 가장 크고 유명한 프렌차이즈 회사다. 워싱턴 DC 캐피탈 KOA 캠핑장은 역사적인 관광명소가 많은 워싱턴 DC와 매릴랜드의 주도이며 미국 해군사관학교 본교가 있는 아나폴리스, 그리고 볼티모어 내항과 같이 생동감 있는 세 곳의 동부 연안도시들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반면에 이 캠핑장은 약 50에이커, 약 6만1000평이 넘는 조용한 산림으로 뒤덮인 구릉진 전원지대에 경치 좋은 풍경을 보여 주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도시와 시골생활 두 곳 모두를 즐길 수 있는 메릴랜드와 워싱턴 DC 사이에 있는 최고의 가족캠핑장이다. 샤워장은 물론 수영장, 오락실, 선물가게, 유료 세탁기와 건조기 등등 각종 편의시설과 위락시설이 만들어져 있다. 각 텐트장마다 전기와 수도, 식탁 및 하수도 시설이 되어 있어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취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다스팀 단원 모두에게 미국의 캠핑장은 생소할 뿐이었다. 수많은 형태의 캠핑카가 입구부터 늘어서 있으며 숲속 곳곳에 주차해 있는 많은 형태의 캠핑카들을 볼 수가 있었다. 우리는 사무실에서 등록을 마치고, 관리요원의 안내를 받아 가장 좋은 자리를 배정 받았다. 우리가 자리 잡은 곳은 세탁실,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가까이 있고, 숲의 정취가 묻어나는 풍경들이 좋아 자릿세가 더 비싸다고 한다. 전기, 수도, 오수배관을 연결하니 캠핑카는 아담한 모습으로 숲속의 작은 별장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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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캠핑장에서의 저녁식사.


우리 옆집의 미국인 70대 부부가 거주하는 캠핑카는 버스만하고 별도의 교통수단으로 작은 차를 매달고 다닌다. 2년째 미국 전역의 캠핑장을 방문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런 생활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다. 미국의 캠핑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서민들의 레저 스포츠의 차원을 넘어 선 중상류층 특히 나이 들어 여유 있는 은퇴자들의 생활 패턴 중의 하나라고 한다.

캠핑하면서 준비한 저녁메뉴는 한아름 마트에서 사온 미국산 프리미엄급 소고기 등심 바비큐와 된장찌개였다. 오늘의 요리사 양 대표가 먼저 된장찌개와 밥을 한 후 보조 최 단장이 일회용 숯에 고기를 굽는데, 불이 잘 붙지 않아 애를 먹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일회용 일반 숯보다는 착화제가 발라진 숯이 보다 불이 잘 붙고 편리하다. 소주와 와인에 스테이크가 곁들여진 캠핑장에서의 첫 식사는 분위기가 훌륭한 만찬이었다.

* 트위스터드 듄(Twisted Dune)골프장: 링크스 스타일의 도전적인 코스
트위스터드 듄(www.twisteddune.com) 골프장은 뉴저지 에그하버 타운십에 소재하며 2001년에 개장한 18홀 대중 골프장이다. 〈골프매거진〉선정 뉴저지 주 최고 대중골프장 순위 3위이며, 〈골프다이제스트〉 별표 4개 등급을 받은 명문 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의 특징은 뒤틀린 풍경과 급격한 경사도의 차이 그리고 변화가 심한 페어웨이를 갖추고 있는 링크스 스타일이란 점이다. 도전적이지만 경기하기에 최고로 적합한 18홀로 설계하였다. 설계자 아치 스트러더즈는 엄청난 분량의 흙을 옮겨 스코틀랜드 해안의 정취를 그대로 재현했다. 깊고 좁은 골짜기, 억센 풀로 뒤덮인 언덕, 100개가 넘는 깊은 함정과 벙커가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골퍼들에게 잊지 못할 골프 경험을 전해준다. 그리고 정확도 있는 골퍼와 전략적인 코스 공략을 하는 골퍼에게는 반드시 그에 대한 보답을 해주는 골프장이다.
그린피: 79달러. 다스팀은 4인 합계 72달러 할인해 244달러.
위치: 2101 오션하이츠 에그하버 타운십 뉴저지주, 08234-5722 / (609)653-8019.

* 이 글은 푸른영토에서 발간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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