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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21] PGA챔피언십 역사의 베스트 & 워스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1916년 미국프로골프협회(PGA)에서 창설한 PGA챔피언십은 올해로 98회째를 맞아 발투스롤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4개 메이저 대회 중에 인지도는 가장 떨어지지만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거나 새 골프장에서 개최하는 시도를 끊임없이 한다. 1957년까지는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렸지만 TV중계로는 한계가 있어 이듬해부터 4라운드 스트로크플레이로 수정되었다. 개최 시기는 1, 3, 4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개최된 바 있다. 71년에는 플로리다의 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해 2월에 열렸다. 그만큼 베스트 & 워스트의 기록과 내용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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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챔피언 양용은.


* 가장 예상 못했던 우승- 2009년 선두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보다 두 타차 2위에서 출발한 양용은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포함해 3타차로 역전 우승했다. 양용은이 이날 이글 하나를 포함해 2타를 줄였고 우즈는 3타를 잃었다. 우즈는 메이저 14승을 거두기까지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전당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때의 패배 이후 우즈의 메이저 승수는 더 이상 추가되지 않고 있다.
* 가장 멋졌던 기권- 74년도 탱글우드에서 열린 둘째날 톰 와이스코프가 16번 홀 그린에 도착했을 때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와이스코프는 퍼팅을 아홉 번 했고, 이따금 퍼터를 거꾸로 들었다. 그러더니 클럽을 챙기더니 경기위원을 불렀다. “부상을 입어서 플레이를 중단하겠습니다.” 무슨 부상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걸작이었다. “25오버파를 쳤습니다.”
* 최고의 대기만성- 폴 에이징어. 인버네스에서 열린 93년 대회에서 우승한 후 그가 한 우승 소감은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교훈을 준다. “12년 전에 나는 70타의 벽조차 넘지 못했다. 심지어 이틀 연속 80타의 벽도 깨지 못했다.”
* 최고의 고상한 선수 평가- 브루스 크램튼이 75년에 파이어스톤에서 열린 대회에서 잭 니클라우스에게 우승을 내주고 메이저에서 네 번째로 2위를 기록했을 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단점이 있다. 잭은 다만 그게 조금 적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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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챔피언 비제이 싱.


* 마지막날 답지않은 우승- 비제이 싱은 휘슬링스트레이츠에서 열린 2004년 대회 때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마지막 라운드에서 그가 기록한 타수는 76타였다. 이는 1938년 레그 휫컴이 잉글랜드의 샌드위치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홍보 텐트가 날아가는 폭우 속에 78타를 기록한 후 우승한 이래 최다 스코어다.
* 역대 최고의 샷- 1993년에 인버네스에서는 나흘 동안 75명의 선수들이 그린 밖에서 110차례 홀아웃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중에 최고는 클럽프로 출신으로 PGA투어 21승을 한 대럴 케스트너가 2005년 225야드 거리에서 5번 우드 샷을 그대로 성공시켜 역사상 첫 알바트로스를 기록한 것. 하지만 그는 이 대회를 78위로 마무리했다.
* 트로피 중에 가장 무거운 컵- PGA챔피언십에서 챔피언이 들어올리는 트로피는 대회 창시자이자 백화점 재벌이었던 로드먼 워너메이커의 이름을 따서 ‘워너메이커 트로피’로도 불린다. 메이저라서 그런지 몰라도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높이 71cm, 무게 12.3kg로 가장 큰 트로피에 해당한다. 원래 이 트로피는 우승자가 1년간 보관한 뒤 반납하기로 했지만 분실 사건 등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1925년 월터 헤이건이 택시에서 트로피를 잃어버렸다가 5년 만에 겨우 되찾았다. 1991년 대회에서 마지막 예비 선수로 출전했다가 첫 우승을 한 ‘악동’ 존 댈리가 이 트로피에 맥주를 가득 채워 원 샷을 하기도 했다.
* 빌린 클럽으로 최고의 성적 내기- 페블비치링크스에서 열린 77년도 PGA챔피언십을 앞두고 사각형 그루브 논란이 뜨거웠는데, 48년 US오픈 이후 29년만에 선수들의 클럽을 점검했다. 많은 선수들이 시타용 아이언을 제출했는데, 전부 조금씩 넓다는 판정이 나왔다. 1라운드 티타임을 한 시간 앞뒀을 때 톰 왓슨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클럽 좀 없어? 뭐라도 괜찮아.” 그렇게 구성한 세트를 가지고 고작 여덟 번의 연습 스윙을 한 후 허둥지둥 코스로 나간 왓슨은 그날 68타를 치면서 선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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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대기선수에서 우승한 존 댈리.


* 존 댈리의 최고의 예언- 장타자 존 댈리는 1991년에 인디애나주 카멜의 크룩트스틱에서 열린 대회에서 8번째 대기선수로 출전해 드라마틱하게 우승한 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얼간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얼간이가 된다면 골프를 그만둘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투어 시드를 잃고 후터스의 홍보모델로도 활동하며 방황하던 댈리가 챔피언스투어에 복귀하더니 다시 전성기를 누리는 듯 보인다. 다시 선수가 되었으니 얼간이가 아니란 얘기다.
* 최고의 폭언- 61년 올림피아필즈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저속하고 거친 언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무기한 출장정지(결국 2주만에 끝났다) 처분을 받은 토미 볼트는 다음과 같이 투덜거렸다. “아니, 세상에 욕 안 하는 사람 있나. 나도 욕을 하지만 나는 나한테 욕을 한 거라고, 욕을 한다고 전부 출장정지를 시키면 정지처분을 내리는 사람 말고는 투어에 남아날 사람이 없겠네.” 그는 불같은 성질로 인해 ‘선더(Thunder)볼트’라고 불렸으며 어느 해 샷을 잘못하고는 애꿎은 클럽을 전부 워터해저드에 던져버리기도 했다. 그것도 여러 번이나.
* 가장 불운했던 선수- 그렉 노먼은 같은 코스에서 두 번이나 PGA챔피언십 우승을 놓친 비운의 선수다. 장소는 바로 인버네스였다. 처음에는 86년에 72번째 마지막 홀에서 밥 트웨이가 벙커샷을 그대로 성공시키면서 2타차 승부가 끝났다. 7년 후인 93년에 노먼은 폴 에이징어와 공동 선두를 기록해 연장전에 들어갔다. 두 번째 서든데스 홀에서 노먼의 1.2m 퍼팅이 홀컵 가장자리를 돌아 나오는 바람에 또 다시 패하고 말았다.
* 깜짝 우승과 단골 우승- 지난해까지 97번의 대회가 열리면서 36번은 메이저에서 우승을 해본 적이 없는 초짜 선수에게 우승컵이 돌아갔다. 지난해 제이슨 데이, 2013년에 제이슨 더프너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다른 메이저와는 달리 첫 우승이 많다. 반면, 2회 이상 우승한 선수로는 9명이다. 월터 헤이건(5), 잭 니클라우스(5), 타이거 우즈(4), 진 사라젠(3), 샘 스니드(3), 바이런 넬슨(2), 벤 호건(2), 리 트레비노(2), 로리 매킬로이(2)가 총 28승을 합작했다.
* 최고의 퍼팅- 올림피아필즈에서 열린 1961년도 대회에서 45세의 노장 제리 바버가 보여준 퍼팅. 마지막날 마지막 3개 홀에서 그는 6m 버디, 12m 파, 18m 버디 퍼팅으로 우승 연설을 준비 중이던 돈 재뉴어리와 타이를 이뤘다. 그런 다음 바버는 다음날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도 멋진 플레이로 67타를 기록하면서 68타의 제뉴어리를 제치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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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


* 최고 타수 차 우승 - 잭 니클라우스가 1980년에 오크힐에서 앤디 빈을 상대로 7타 차 우승을 거뒀다. 그 대회에서 잭은 한 해에 US오픈과 PGA챔피언십을 동시에 석권한 세 번째 선수가 되었다. 22년의 진 사라젠, 그리고 48년의 벤 호건에 이은 대기록이었다. 2000년에 타이거 우즈가 네 번째로 합류했다. 하지만 2012년에 그 기록은 경신되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키아와아일랜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로리 매킬로이는 8타 차로 우승하면서 세계 랭킹 3위에서 1위로 등극할 수 있었다. 악천후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마지막 날 27홀을 돈 매킬로이는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6개를 잡아 66타를 쳐서 2위인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던을 멀찌기 따돌리고 기록 경신에만 집중했었다.
* 최고의 매치플레이 결승전- 대회가 4일간의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바뀌기 전 매치플레이로 열릴 때 일이다. 폴 런얀은 38년에 쇼니-온-델라웨어에서 샘 스니드에게 칩샷과 퍼팅 레슨을 하며 8과 7로 결승전에서 우승했다. 1등 상금은 1100달러였다.
* 최고의 노익장- 62세의 샘 스니드는 74년에 탱글우드에서 리 트레비노와 잭 니클라우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건 요행이 아니었다. 그보다 2년 전에는 환갑 나이로 오클랜드힐에서 69타를 쳐 공동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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