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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해소되지 않는 타이거 우즈에 대한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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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절대 강자로 메이저 대회 최고의 흥행카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사진=AP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올시즌 세계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가 모두 끝났다. 올 해는 마스터스(대니 윌렛)와 US오픈(더스틴 존슨), 브리티시오픈(헨릭 스텐손), PGA챔피언십(지미 워커)에서 모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자가 나왔다. 각기 다른 4명의 챔피언이 배출된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다승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절대 강자가 없었다는 뜻이다. 투어를 주도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조던 스피스(미국), 제이슨 데이(호주)가 메이저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것과 무관치 않다. 매킬로이는 2014년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연속 제패했으며 스피스는 지난 해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연속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메이저 대회는 잘 짜인 흥행구도 속에 치러진다. 격년제로 열리는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을 피해 어느 지역이든 골프하기 좋은 날씨인 4월(마스터스)과 6월(US오픈), 7월(브리티시오픈), 8월(PGA챔피언십)에 열린다. 매년 노동절 기간 열리던 PGA챔피언십은 올해는 8월에 열리는 리우 올림픽 때문에 7월로 자리를 옮겼다.

메이저 대회에는 전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출전하며 레전드 골퍼들은 다양한 기록으로 대회의 전통과 권위를 높힌다. 부와 명예, 명성을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으니 모든 골퍼에게 메이저 타이틀은 ‘꿈’이자 ‘희망’이며 이를 지켜보는 전 세계의 관전자들에겐 손꼽아 기다릴 블록버스터다.

메이저 우승자에겐 거액의 우승상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 더 큰 보너스가 있다. 유명 기업과의 후원 계약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재계약 시 좋은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아울러 초청료를 받고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이 대회 저 대회에 불려 다닐 수 있다.

무명선수일 경우 메이저 우승시 4대 메이저 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등 특급대회의 출전권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 투어카드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PGA투어는 메이저 우승자에게 5년, 유러피언투어는 10년짜리 투어카드를 준다. 말 그대로 탄탄한 성공가도에 진입하는 것이다.

엄청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메이저 대회는 엄격한 코스세팅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정밀하게 검증한다. 일반 대회 우승과는 분명 다른 가치가 있기에 선수와 팬 모두가 열광한다. 하지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0년대와 비교할 때 요즘은 메이저 대회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떨어진 느낌이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무대에서 고만고만한 지역의 영웅들이 군웅할거하는 모양새다. 뭔가 시들해진 분위기다.

우즈는 2000년 ‘타이거슬램’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4대 메이저 대회를 연속제패한 이후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양용은에게 역전우승을 허용할 때까지 메이저 대회의 흥행을 주도했다. 그 기간 우즈는 메이저 대회에서 12승을 거뒀다. 우즈가 압도적인 골프를 한 그 기간 메이저 대회에서 다승을 거둔 선수는 파드리그 해링턴(3승)과 비제이 싱, 필 미켈슨, 앙헬 카브레라(이상 2승) 등 4명 뿐이었다.

우즈는 두 번의 허리수술후 재활 중이다. 우즈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복귀 시기를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복귀의 바로미터는 우승 경쟁력이다. 본인은 물론 팬들은 우즈가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우즈는 불꽃을 태우듯 자신의 몸을 태우며 수많은 우승을 일궈냈기에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에너지가 부족하다. 모두가 전성기 시절의 우즈를 그리워하지만 그를 대체할 또 다른 초인(超人)의 출현을 기다리는 이유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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