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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올림픽 정신을 되살린 저스틴 로즈의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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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년 만의 올림픽 남자 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인 저스틴 로즈.[사진=AP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저스틴 로즈는 14일(한국시간)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골프경기 최종라운드 도중 챔피언 퍼트를 마친 순간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린 뒤 유니폼 왼쪽 가슴에 새겨진 유니온 잭을 움켜쥐며 환호했다. 2013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할 당시의 세리머니와는 다른 극적인 감동의 표현이었다.

로즈는 이번 리우 올림픽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찌감치 브라질에 도착해 마스터스 챔프 대니 윌렛과 개막식에 참석했으며 배드민턴 등 다른 경기장을 찾아 동료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리고 틈틈이 기념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SNS)에 올리기도 했다. 연습라운드를 마친 후에는 “장타자 보다는 아이언샷이 좋은 선수가 우승 확률이 높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로즈는 언론을 통해 올림픽과 관련된 생각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로즈는 텔레그라프 등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량이 좋은 많은 골프선수 중 내가 영국의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 무대에 참여했다는 자체가 매우 영광이다. 그에 걸맞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올림픽 출전을 반기는 이유를 밝혔다.

로즈는 또한 대회 개막 직전 야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선수들이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그들의 의사를 존중해 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리우에 와서 즐겁게 지내고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며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로즈는 3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나선 뒤에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올림픽은 메이저 대회보다는 라이더컵에 좀더 가까운 느낌이다. 하지만 두 개 대회와는 다른 독특한 느낌이 있다. 정확하게 묘사하긴 힘들지만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 임에는 분명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로즈는 세계랭킹 11위로 골프 종주국인 영국 대표로 이번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영국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았던 그는 골프의 올림픽 복귀가 결정된 2009년부터 줄곧 올림픽 출전을 갈망했다. 세계랭킹 1~4위인 제이슨 데이나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 로리 매킬로이처럼 지카 바이러스나 불안한 치안상황 등 손쉬운 변명을 하는 대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숭고하게 받아 들였다.

올림픽에는 메이저 대회와 달리 우승 상금이 없다. 오로지 자신과 국가의 명예만이 있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올림픽 정신은 로즈에 의해 잘 지켜졌다. 그는 올림픽 사상 첫 홀인원과 112년 만의 골프 금메달로 보상받았다. 그리고 ‘브렉시트’로 어수선한 영국 국민들은 로즈의 리우올림픽 12번째 금메달로 기분 좋은 일요일을 보냈다.

로즈는 "올림픽 금메달은 뭔가 다른 느낌을 준다. 내가 우승한 대회중 최고의 대회"라고 말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 불참한 데이와 존슨, 스피스, 매킬로이도 4년 후 열릴 2020년 도쿄올림픽 때는 이런 느낌에 도전하길 기대해 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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