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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금융클래식] 짧아진 캐디복이 가져올 사소한 변화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2011년- 한화금융클래식이 총상금 10억원 규모로 처음 만들어졌을 때 세 번 놀랐었다. 여자 대회 중에서는 가장 많았던 상금 규모에 처음 놀랐다. 단지 대회만 여는 게 아니라 이름깨나 있는 선수들로 한화골프단까지 함께 창설하면서 두 번 놀랐다. 게다가 ‘한화컵 서울여자오픈’의 전통을 잇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세 번 놀랐다.

고(故) 구옥희 프로가 1988년에 미국 LPGA에서 한국인 첫승을 올렸으나 당시는 올림픽 열기에 묻혔다. 2년 뒤에 세계적인 선수들을 초청하면서 열리기 시작한 게 1990년의 한화컵 서울여자오픈이다. 이후 1995년부터 삼성그룹이 미 LPGA투어에 삼성월드챔피언십을 만들었다. 그리고 2002년에 LPGA정규대회가 한국땅에 들어왔으니 CJ나인브릿지클래식이다. 오늘날 영종도에서 매년 가을에 열리는 KEB하나은행LPGA챔피언십 대회의 연원을 따져 올라가면 한국 여자골프 대회의 글로벌화를 시작한 기원은 19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 2012년- 한화금융클래식 2회 대회부터 바뀐 게 캐디복이다. 마스터스의 캐디복을 차용한 방식으로 모든 캐디들은 한화금융클래식 주최측이 제공하는 흰색 옷을 입도록 했다. 보기에 좋고 선수만이 주목받는다는 점은 신선했다. 모든 캐디복을 대회 주최측이 나눠주고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수거해 세탁하고 다음 날 다시 나줘 주었다. 물론 모든 비용은 주최측이 댔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캐디들은 바람이 통하지 않는 일자형 항공 수트를 입어야 하는 것 때문에 입이 삐죽 나왔었다. 심지어 골든베이는 긴 러프가 특징이라 볼을 찾으러들어갈 때면 흰색 옷 끝단이 젖거나 흙으로 얼룩이지기도 했다. 몇몇 캐디들은 바짓단을 접어올려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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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아랫단이 짧아진 한화금융클래식 캐디 수트.


# 2016년- 흰색 캐디 수트가 등장한 지 5년 만인 올해부터는 캐디 복 바짓단이 짧아졌다. 변현민의 캐디를 하는 프로 출신 김민재 캐디는 “지난해보다 훨씬 낫다”면서 “팬티만 입고 수트를 입으면 그나마 시원한 편”이라고 반겼다. 이제는 더 이상 아랫단을 접는 캐디도 없다. 보기도 좋고, 단정해 보인다. 아직 PGA투어 선수들은 대회 중에 긴 바지를 입지만 유러피언투어에서는 연습 라운드에서는 선수들도 반바지를 입도록 했다. 골프를 즐기는 인구도 반바지가 좋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거다.

# 2020년-
골프를 할 때는 여름이건 겨울이건 반바지가 문제되지는 않는다. 관건은 얼마나 단정하게 입느냐다. 길이가 아니라 스타일이 골프의 격식을 말한다. 골프를 관전하는 갤러리도 반바지이고, 골프를 하는 이들도 바지 길이가 문제되지는 않는다. 얼마나 멋진 샷을 날리느냐다. 마스터스의 캐디복도 바짓단이 짧아졌다고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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