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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수정의 장체야 놀자] 리우 패럴림픽의 두 10대선수 - 탁구 윤지유, 양궁 김민수
2016 리우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에 당찬 포부를 밝히는 2명의 10대 선수가 화제다. 이들은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누구보다 의젓하고 차분하면서도 당차다. 첫 패럴림픽 출전인 여자탁구의 윤지유(17)는 강호 중국 선수들 앞에서도 침착함을 보인다. 또 7번이나 패럴림픽을 참가한 선배를 대표선발전에서 따돌린 양궁의 김민수(18)도 남자 최연소 선수다.

이 두 선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 육성사업을 통해 장애인체육에 입문했고, 3년 만에 국가대표에 선발돼 패럴림픽 출전 티켓을 땄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장애인체육에서 신인 발굴의 시금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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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의 나세르 알 마하셔 CEO(왼쪽)가 지난 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리우 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휠체어 양궁대표 김민수와 탁구 국가대표 윤지유에게 격려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 육성사업은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전문체육선수 육성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꿈나무 신인선수 스포츠캠프를 운영하고, 국외훈련 및 국제대회 참가 지원, 경기력 향상을 위한 선진기술 도입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나이가 어린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스포츠를 체험하도록 하고, 이후 흥미를 갖고 경기력을 높일 수 있는 종목을 찾고, 이후 선수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현재 각 시도장애인체육회와 종목별 연맹이 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메달 포상금으로 가족여행 가고 싶어 - 탁구 윤지유

“메달을 따면 포상금으로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를 가고 싶어요. 고생하신 부모님과 응원해준 쌍둥이 동생에게 보답하고 싶네요. 그동안 훈련만 하느라 여행갈 기회가 없었어요. 가족여행은 생각만 해도 설레요. 리우에 가서 열심히 잘 하고 오겠습니다.”

리우 패럴림픽이 끝나면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는 꿈많은 소녀 윤지유. 금메달을 목표로 무더위와 훈련을 견뎌냈다. 앳된 얼굴과는 다르게 매사 신중하게 훈련과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윤지유는 2015 코파코스타리카오픈에서 TT3 등급의 개인단식 1위, 단체전 2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후 참가한 2016 슬로바키아오픈에서도 개인단식 우승을 차지해 자신감이 높아졌다. 하루가 다르게 리우 패럴림픽 메달권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선 것이다.

“나이가 어린 것을 강점이라 생각해요. 중국선수들이 우수하지만 상대의 흐름을 읽고 즐겁게 경기에 임하려고 노력합니다. 중국 선수들을 이기려면 연습만이 살 길이죠(웃음).”

윤지유는 10대답지 않은 경기운영과 백스매싱이 일품이다. 그의 기량발전에 탁구 관계자들이 놀랄 정도다. 탁구의 김병영 감독은 “이번 리우에서 TT2 등급의 서수연과 함께 윤지유의 메달권 진입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천훈련원에서 합숙훈련 기간 중에 윤지유의 어머니는 매일 이천으로 출퇴근했다. 서울에서 이천을 오가며 딸이 선수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헌신한 것이다. 당연히 탁구선수 윤지유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다.

장애인탁구는 장애인이 임할 수 있도록 경기 규정을 변형한 탁구 경기를 말한다. 척수장애, 절단 및 기타장애, 뇌병변장애는 통합하여 경기에 참가하되 기능별로 10등급으로 구분된다. 1~5등급은 휠체어를 사용하고, 6~10등급은 입식이다. 경기종목은 개인전과 단체전(리우 패럴림픽 단체전은 2단 1복)이 있다. 한국은 1993년 8월 한국장애인탁구협회가 창립돼 체계적인 선수 관리를 통하여 패럴림픽 및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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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패럴림픽 출전을 앞두고 열린 지난 6월 2016 ITTF PTT중국오픈에서 윤지유(왼쪽 두 번째), 이미규가 단체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시상식 장면. [사진=서울시장애인체육회]


장애인양궁도 코리아! - 양궁 김민수

“운동을 시작한지 3년 만에 패럴림픽에 나가는 것이 꿈만 같아요. 정말 짧은 시간에 일어난 기적 같은 일입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선발된 것도 양궁종목에서는 드문 일입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꿈나무로 선발될 때만 해도 패럴림픽처럼 큰 대회에 나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너무 설레고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김민수는 2009년 빌라 주변 담장에 올라가 놀다가 담장이 무너지면서 그 밑에 깔려 다리를절단하고 말았다. 부모님은 재활과 함께 운동을 권했다. 한국의 올림픽 효자종목인 양궁과 사격에 관심이 있었던 김민수는 양궁을 택했고,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김민수는 “리우 패럴림픽이 끝나면 운전면허증을 따서 자유롭게 어디든지 가고 싶어요. 지금은 이동의 한계가 있어서 답답한 마음이 있지만 운전을 한다면 다양한 세상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라며 올림픽 이후를 구상했다.

“꿈나무 발굴사업에 선발되지 않았다면, 너무나 평범한 일상과 좁은 세상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지냈을 것 같아요. 무척 우울했을 겁니다. 운동을 통해 내 꿈과 목표를 가지게 됐고, 앞으로 다른 장애를 가진 친구들도 함께 운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신궁의 나라’ 한국은 장애인 양궁도 비장애인처럼 꾸준히 패럴림픽 메달을 획득해왔다. 1972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의 금1, 은2, 동1을 시작으로, 1988 서울 대회에서는 금4, 은1, 동1로 최대 성과를 얻었다. 이후 2008년 베이징에서도 금3, 은3, 동1으로 선전했고, 2012년 런던 패럴림도 금1, 은2의 성과를 냈다. 이번 리우 패럴림픽의 목표는 금1, 은1, 동1이다.

처음에는 생활체육으로 탁구와 양궁을 접했던 두 선수는 운동을 즐기면서 경기력이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전문체육 선수가 됐다. 사실 이는 장애인체육뿐 아니라 비장애인체육도 마찬가지다. 10월이면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통합된다고 하는데, 따지고 보면 장애인체육에서는 이미 이런 통합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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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에 한창인 양궁 국가대표 김민수.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곧 리우에서 패럴림픽이 펼쳐진다. 앞서 소개한 두 10대선수를 포함해 한국 대표선수들이 축제를 마음껏 즐기고, 가능하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으면 한다. ‘올림픽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1988년 이후 올림픽 이후에 패럴림픽이 열리면서 이 모토는 장애인체육에서 4년마다 쓰이고 있다. 새로운 감동의 드라마, 리우 패럴림픽은 9월 7일부터 열린다. 지난 5일(한국시간) 한국 선수단은 입촌식을 갖고 막판 컨디션 점검에 한창이다. 감동의 드라마를 기대하고, 한국의 종합 12위 목표도 달성됐으면 좋겠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곽수정 객원기자 nicecandi@naver.com]

*'장체야 놀자'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에게도 유익한 칼럼을 지향합니다. 곽수정 씨는 성남시장애인체육회에서 근무하고 있고, 한국체육대학에서 스포츠언론정보 석사학위를 받은 장애인스포츠 전문가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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