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그늘집에서] LPGA투어 우승자 평균 연령 21.3세의 의미
이미지중앙

만 19세의 나이로 세계 여자골프를 평정한 리디아 고.[사진=AP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자녀를 골프선수로 키우려는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골프선수로서)성패가 갈리느냐?”다. 아무래도 골프를 시키려면 많은 돈이 드는 데다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가 고행의 길로 접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 한명을 골프선수로 키우기 위해선 한 달 평균 5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프로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8~10억 원의 거금이 들어가야 한다.

명확한 통계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 성공 여부가 결정됐다. 천재성과 운(運)을 타고난 아이들은 골프입문후 5년 정도 지나면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초반의 성공이 롱런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찍 성공한 아이들은 예기치 않은 슬럼프로 곧잘 무대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보편적으로 성공을 가르는 시간은 10년이다. 내 아이가 골프를 시작한 뒤 10년이 지나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진로를 바꿔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수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가 불안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빠져드는 개미지옥에 발을 들여놓는 것과 흡사하다.

매뉴라이프 클래식까지 23개 대회를 치른 현재 23세 이하 선수가 우승한 대회수는 20개에 달한다. 롤렉스 월드랭킹 10걸 중 24세 이하의 선수는 7명이다. 올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자의 평균 연령은 21.3세다. 여기서 10년을 빼면 11.3세다. 대략 초등학교 4,5학년 나이에 골프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이 골프에 입문하는 나이와 일치한다.

위의 예에서 보듯 골프 입문후 10년의 세월이 지난 후 위너스 서클에 들어가지 못하면 '성공'이란 열매를 따기 어렵다.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리디아 고의 경우 6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고 9년 정도 지난 2012년 1월 만 14세 9개월 5일의 나이로 뉴사우스웨일즈오픈에서 골프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세계랭킹 3위인 브룩 헨더슨도 만 19세의 어린 나이로 리디아 고와 함께 LPGA투어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리디아 고)과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브룩 헨더슨)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만 21세인 아리야 주타누간은 시즌 최다승인 5승을 기록중이며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영건'들이 대세임을 보여주는 활약상이다.

골프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유리한 종목이었다. 하지만 갈수록 어린 선수들이 득세하는 이유는 기량에서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베테랑들이 갖고 있는 ‘경험’이란 자산은 정보의 개방성으로 인해 빠른 시간 안에 축적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됐다. 과거 10년 선수생활을 해야 얻는 경험을 요즘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쌓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체력이 좋고 거리와 정확도에서 앞선 어린 선수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KLPGA투어의 경우도 미LPGA투어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시즌 7승을 거두며 일인자로 우뚝선 박성현은 1993년 9월 21일 생으로 만 22세다. 상금랭킹 2위인 고진영 역시 1995년 7월 7일 생으로 만 21세다. 어린 선수들의 이른 성공은 프로골퍼를 꿈꾸는 아이들에겐 명확한 판단의 근거로 작용할 것 같다. 10년 열심히 해 보고 비전이 없으면 선수가 아닌 다른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