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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31] 골프대회의 약물검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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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GA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 더스틴 존슨은 반년간 이유없이 투어를 쉬어 반도핑 테스트에 걸렸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모든 스포츠는 건전한 스포츠정신에 바탕하기 때문에 도핑 테스트(Doping Test)를 거친다. 종목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스포츠정신을 위배하고 과도한 결과를 노리려는 이들을 가려내거나 조사하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상의 인물을 통해 골프계의 도핑 테스트 과정을 소개한다. 물론 이건 한국이 아니라 PGA투어의 사례다.

나는 손으로 꼽을 만큼 약물 검사를 받은 바 있다. 1년에 두 번 정도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이제 겨우 2번째 풀 시즌에 들어간다. 몇몇 베테랑 선배들이 한 시즌에 4, 5차례 검사를 받은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검사는 대회중에 진행된다. 라운드를 마치고 스코어접수처 근처에 누군가 서 있을 때가 있다. 라운드를 마친 후 90분 이내에 소변 샘플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중요하다.

당신은 그를 따라 라커룸으로 향한다. 어떤 때에는 그가 당신과 잠시 잡담을 나눌 수도 있고 때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그는 당신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다. 당신의 소변이 담긴 따뜻한 컵을 받아들고는 사라진다.

비록 투어 측이 의심을 품고 있는 사람이 타깃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검사 대상은 무작위로 선정된다. 검사를 담당하는 사람은 PGA투어 소속이 아니라 몇몇 프로 스포츠와 엘리트 대학리그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검사를 대행하는 독립회사인 DFS소속에서 진행한다. 표본에는 선수의 이름이 아니라 숫자만 적히고 해당 숫자에 대한 결과는 PGA투어의 팀 피쳄 회장과 프로그램 담당자에게만 통보된다. 검사를 받으면 2, 3주 후에 문제없다는 내용의 공식 이메일을 받는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보다 일찍 DFS로부터 통보받게 된다.

약물검사가 하는 일이란 투어에 도덕적인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많은 골퍼들은 심각한 중독이 아닌 기분전환용 약품이 금지 리스트에 올라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 상대가 자기 개인 시간에 무슨 일을 하고 싶어 하든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만일 어떤 남자가 첫 홀의 티로 향하기 전에 대마초라도 한 대 피우고 싶어 한다면 난 그저 행운을 빌겠다. 진정으로 그게 필요할 테니까.

PGA투어에서 이상한 점은 자격정지를 숨긴다는 점이다. 누군가 연달아 경기에 나오지 않으면 그의 ‘부상’이나 ‘개인적 사정’의 실체에 관한 루머가 나돌기 시작한다. 만일 모든 사실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더 나을 것이다. 그러면 특정한 선수가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식의 음모론은 더 이상 나오지 않겠지.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한 더스틴 존슨은 대표적인 PGA투어 장타자다. 힘이 넘치는 젊은이라는 데다 한 때 파티를 찾아다니는 투어의 대표적인 술꾼이자 악동이었으나 지금은 모델 출신의 약혼녀와 아들을 하나 두고 있다. 그가 지난 2014년 여름부터 6개월간을 쉰 적이 있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한창 성적이 좋을 때 뜬금없이 반 년을 쉬어서 선수들은 아마 그때 존슨이 약물에 걸린 게 아닌가 추측했다. ‘마리화나와 코카인 등 마약 때문에 6개월 징계를 받았다’는 보도가 조용히 번지기도 했다. 존슨은 6개월 후인 2015년 2월 파머스인슈어런스에서 복귀했으나,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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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DA 홈페이지에 금지 약물 리스트 등 각종 정보가 소개된다.


골프에 도핑 테스트가 도입된 건 2008년이다. 하지만 다른 종목에 비해 도핑 검사가 소극적이고, 특히 스타 선수에게 관대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골프는 미국 메이저리그 등 다른 프로 종목과 달리 소변 검사만 할 뿐 혈액 검사는 하지 않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14년 골프 선수를 대상으로 507차례 도핑 검사를 실시했고, 이 가운데 8건의 양성반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연간 2만 회가 넘는 도핑 검사를 진행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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