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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예선] 이란에게 또 패배, 실력이 없어서 진 한국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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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가(좌)가 이끄는 중원에 완전히 밀린 한국 대표팀.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재원 기자] 어떤 핑계거리도 없다. 한국이 이란보다 못했기 때문에 진 경기다.

한국축구가 또 다시 이란축구의 성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무너졌다. 2무 4패로 열세였던 이란 원정 전적은 2무 5패가 됐다. 그동안 ‘침대축구’라는 핑계라도 댔지만 이번에는 그 마저도 허용될 수가 없다. 이란 선수들이 누워있던 시간은 거의 없었다. 한국은 이란에게 순수하게 실력으로 진 것이다.

준비부터가 부족했다. 지난 경기들과는 달리 이란은 공격적인 성향으로 한국전을 맞이했다. 전반 초반부터 라인을 올리며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단순히 롱볼에 의존하는 공격이 아니었다. 중원부터 짜임새 있는 패스플레이가 오고갔다. 측면에서는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로 한국 수비진을 농락했다. 예전 이란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한국 선수진은 완전히 무너졌다.

한국이 자랑했던 중원도 이란에게 완전히 제압당했다. 이날 김보경, 기성용, 한국영으로 구성된 한국의 센터라인은 이란의 데자가, 하지사피, 에자톨라히에게 맥도 못 추렸다.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밀린 것뿐만 아니라 활동량에서 많은 차이가 드러났다. 이란의 적극적인 압박과 협력수비로 인해 한국의 패스 줄기는 완전히 차단됐다. 특히 한국영의 빈번한 패스미스는 곧바로 이란의 빠른 역습으로 이어졌다.

0-1로 뒤진 채 맞은 후반에서 한국은 부랴부랴 전술을 바꿨다. 한국영을 빼고 홍철을 투입했다. 적극적으로 크로스에 의존한 공격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안 됐다. 나름대로 공격적인 카드를 넣은 것이었지만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이란은 후반에도 압박강도를 유지했고 한국은 좀처럼 이란 진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압박을 벗어날 기술이 없다보니 발생하는 결과였다.

간간이 올라오는 롱볼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지동원은 공중볼에서 완전히 제압당했다. 신장은 이란의 센터백 듀오인 호세이니-푸라리간지에 전혀 뒤질 것이 없었지만 몸싸움, 위치 선정, 점프력에서 완전히 밀렸다. 2선 자원은 세컨볼이라도 노려야 했지만 워낙 이란 센터백의 헤더가 정교하게 이뤄지다 보니 그것 역시 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김신욱 카드까지 사용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정작 김신욱을 투입했음에도 한국 선수들은 짧은 패스플레이로 만들어가려 했다. 교체카드와 전술이 전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중원에서 패스를 계속 하다 보니 이란의 중원에 공을 뺏기는 일이 계속 일어났다.

구자철이 투입된 이후에는 그나마 중원에서 활기가 보였지만 거기까지였다. 여전히 이란의 강력한 압박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중원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다 보니 손흥민 역시 경기장에서 보이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날 이란의 중원은 베스트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란 중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테이무리안은 이날 선발 출전하지도 않았다. 후반 막판에 잠깐 나왔을 뿐이다. 반면 한국은 슈틸리케 감독이 생각하는 베스트가 나왔다. 구자철이 선발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어디까지나 전술적인 선택이었다. 구자철이 투입되고 나서 조금 살아나는 기미가 보였지만 여전히 이란이 한 수 위였다.

언제나 아시아 최강이라고 자부했던 한국이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다. 자만하는 사이에 한국은 이란에게 철저히 밀려있었다. 기술, 전술, 스피드, 제공권, 수비력 등 모든 면에서 말이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제는 어떤 핑계거리도 없다. 한국은 이란보다 실력이 없어서 진 것이고 지금부터라도 실력은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월드컵 본선 무대도 멀어질 수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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