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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야구] 롯데기 3연패 경남고, '고교야구판 화수분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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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선수들이 전광열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장기로 치면 차포에 마까지 빠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3연패를 일궈냈다. 최근 롯데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남고 이야기다.

경남고의 좌완 원투펀치 손주영(17 LG)과 이승호(17 KIA)는 지난 8월 201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나란히 2차 1라운드로 프로행에 성공, 전력에서 빠졌다. 여기에 우완 에이스 최민준(17)까지 휴식을 취했다.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85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 2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한 최민준에겐 쉼표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렇게 주축선수 3명이 빠졌으니 경남고 아성을 넘으려는 다른 팀들의 도전이 강력했다. 하지만 역시 우승은 경남고의 차지였다. 그만큼 이번 우승은 의미가 특별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결승전 선발로 나선 좌완 김윤현(17)이 경기 초반 선취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는 경남고 전광열 감독이 우려했던 부분이다. 3점 정도는 내줘도 무방하다는 요량으로 선발로 내세운 것. 하지만 2회까지 3점을 내주고, 추가실점 위기를 맞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이상의 초반 대량 실점은 안 된다는 판단이었다. 전 감독은 조기 강판을 선택했고, 김윤현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1학년 4인방(이준호-서준원-주재민-한민우)이 7⅓이닝 무실점으로 응답했다.

전광열 감독은 우승의 원동력을 ‘기본기’로 꼽았다. 롯데기는 우승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부로 여겨진다. 더욱이 경남고는 시즌 일정이 빡빡했다. 굵직한 전국대회는 이미 8월에 끝났지만 부산 대표로 지난 10월 열린 전국체전에 참가하며 타 팀들에 비해 시즌이 길어졌다. 이 때문에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도 짧았다. “선수들에게 준비단계니까 기본기에 충실하게 해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3연패로 이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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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전광열 감독. [사진=정아름 기자]


경남고는 끊임없이 좋은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쪽집게 스카우트에 철저한 선수관리로 '고교야구판 화수분 야구’를 만든 것이다. 당연히 경남고의 세대교체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번 대회 마운드는 1학년 선수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1학년 4인방 중 한 명인 사이드암 서준원(16)은 최고 구속 143km을 찍으며 모교 선배 한현희(넥센)의 뒤를 이을 신형 고속 잠수함의 등장을 알렸다. 리틀야구 국가대표 출신 우완 남상현(16)도 예선전서 최고 구속 140km의 강속구를 뽐냈다. 부상을 털고 내년 시즌 복귀를 준비 중인 195cm의 장신 우완 김영묵(18 2학년)과 우완 이동우(18)도 이번 대회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특히 이동우는 개성고와의 예선 2차전에서 3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타선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이 맹활약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대회 경기당 평균 14.7점을 뽑아냈다. 그 동안 크게 중용되지 못했던 내야수 송재혁(17)과 최원영(16)은 맹타를 휘두르며 나란히 대회 타격 1,2위에 올랐다. 여기에 올 시즌 주전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한동희(17 3루수)와 예진원(17 외야수), 노시환(15 1루수)은 여전히 건재했다. 타선의 경우 졸업으로 인한 마이너스 요소는 적고, 플러스 요소가 생긴 것이다.

내년 시즌 전력짜기의 마지막 퍼즐은 ‘김윤현’이다. 결승전 선발도 초반 난조를 극복하라는 전 감독의 복안이었다. 잠재력이 큰 만큼 올 겨울 동계훈련을 잘 소화한다면 김윤현은 경남고의 간판 좌완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겨울 친선경기 때도 (김윤현을)계속해서 선발로 내보낼 계획이다. 경기 초반 약점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전광열 감독의 생각은 확고하다.

전국대회 통산 29회 우승에 빛나는 경남고는 2017년 30번째 영광의 순간을 향해 달린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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