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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일주 골프 원정단 ‘다스팀’ 시즌2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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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파소로 가는 휴게소에서 지평선을 배경삼아 광야의 텍사스를 만끽하던 다스팀 1차 원정대. 맨 오른쪽이 최금호 단장.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환갑이 지난 골퍼들이 미국 일주 모험을 떠난다. 3개월에 걸쳐 미국의 50개 주를 캠핑카로 골프 일주를 하는 다스(DAS)팀 원정단 2기가 결성됐다.

‘에이지 슈터를 꿈꾼다(Dreaming Age Shooter: DAS)’를 기치로 내건 64세의 고교동창 포섬 다스팀은 2012년 2달간 미국 대륙을 횡단한 지 4년 만에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2차 원정을 떠난다. 내년 3월 26일 LA에서 출발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내려가 남부를 돌고 머틀비치를 지나 뉴욕으로 올라와 시애틀을 거친다. 여기에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추가될 수 있다.

1차 원정단이 보성고등학교 58회 동창(68년 졸업) 4명 포섬으로 구성되었다면, 이번에는 더 버라이어티하고 규모도 커졌다. 2개월 미국 횡단이 50개 주를 도는 3개월간의 일주 여행으로 확대되었다. 1차 단장을 지낸 최금호(68세) 씨만 2차 원정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이번에 새로 얼굴을 튼 단원들이다. 나이도, 살아온 이력도, 사는 지역도 다른 남남이지만 골프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모험을 떠난다는 대의(大義)로 뭉쳤다.

최연장자는 교직을 은퇴한 72세 최성만 씨이며, 최연소자도 의류업체를 운영하고 은퇴한 60세의 윤갑병 씨다. 대기업 임원 출신의 이충렬 씨(62세)는 말기 대장암을 극복하고 출정에 나선다. 양 모씨(60세)는 올해 30년 공직 생활을 은퇴한다.

2차 다스팀은 사업상이나 업무상 골프를 20~30년 이상 즐긴 골프광들로 구성됐다. 또한 골프를 통해 인생의 활력을 얻었다고 여기는 장년들이다. 윤 씨는 핸디캡 3의 실력파 골퍼로 요즘에도 매일 한 시간 반을 연습에 투자한다. 나머지 4명은 핸디캡 12~13의 중상위 골퍼들이다.

60세가 훌쩍 넘은 이들의 원정은 화려한 골프여행이 결코 아니다. 20대 젊은이들의 배낭여행이 40년 뒤로 미뤄진 것일 뿐이다. 1차 원정처럼 캠핑카를 타고 다니면서 풍찬노숙(風餐露宿)하는 로드 무비다. 방송에서 히트한 ‘꽃보다 할배’의 골프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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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팀이 원주의 골프장에서 모임을 가졌다. 여기서 2차 원정대가 보다 구체화됐다.


최금호 단장은 원정대의 결성 동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살아온 과정이 다르지만, 골프가 삶의 활력이었던 사람들이 뭉쳤다. 몸은 건강하고 앞으로 살아갈 세월이 길지만, 막상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게 쉽지 않은 게 은퇴 이후 노년의 삶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 대륙 일주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서 앞으로 펼쳐질 삶을 보다 용기 있게 맞서려는 것이다.”

이충렬 씨는 ‘3개월 여행 자체가 생명을 건 도전’일 정도로 결연하다. “말기 암을 견뎌내고 살았다. 석 달여의 여행은 목숨 걸고 가는 것이다. 아내에게 말하기 어려웠으나 오히려 대범하게 격려해주어서 고마웠다. 아내는 ‘좋아하는 골프를 하다가 죽으면 그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라고 했다. 자녀들도 내 여행을 응원해주었다.”

공직 생활만 30년을 한 양 씨가 동참하는 이유는 인생의 방향을 잡는 것이다. “은퇴하면 모든 것이 새로운 삶일 터인데 젊은 시절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시작하던 것처럼 다시 용기를 내서 살아가기 위해 함께 가기로 결심했다.”

4년 전에 1차 원정단의 구성원은 친한 고교 동창끼리라서 말다툼이 있어도 금방 풀어지곤 했다. 하지만 겹치는 삶이 없는 골퍼들이 캠핑카에서 자고 번갈아 운전하고 식사하는 모든 사소한 일상에서 부딪치거나 중간에 깨어질 가능성은 항상 있다. 그래서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정도씩 모임을 가지고 서로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

1차 원정(12년9월10~11월10일)에서는 두 달간 1만 1,346km를 달리고, 미국의 13개 주 36개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면서 그 사이에 재즈공연도 보러가고 그랜드캐년을 가는 여정이었다. 그러면서 비용은 1인당 1만 3,345달러(1,560만 원)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스스로 차를 몰고 다니는 고생을 사서하는 여행이면 충분히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미국의 100대 코스 그린피는 한국에 비하면 절반 이하인 곳도 수두룩하다.

미국에는 1차 원정단을 이끌던 최금호 단장의 경험이 여기에 더해진다. “두 달간의 1차 여행에서 골프장을 어떻게 할인받는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어떻게 서로 양보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갈 지혜였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다들 이전까지 대접받는 직위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은퇴하고 나서 살아갈 인생이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여행은 장년의 은퇴세대가 앞으로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갈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여행이다.”

이들은 다들 자비로 여행에 나선다.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인원이다. 포섬이면 충분한데 5명이면 부킹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도전을 원하는 한두 명의 추가 단원을 모집하고 있다. 참고: 다스팀 카페(http://cafe.naver.com/bfandchoi)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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