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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 관전평] 점점 손발이 맞는 KGC > 켈리 의존 심한 전자랜드
* 23일 경기결과

안양 KGC 인삼공사 91-79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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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이 약한 전자랜드의 골밑을 제대로 공략한 '더블 포스트' 데이비드 사이먼(위)과 오세근(아래). [사진=KBL



역시 농구는 골밑

'골밑을 지배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다.' 농구에서 공식과도 같은 말입니다. 골밑이 강한 팀은 잘 지지 않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잘 나가는 팀에는 그 기둥이 있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KGC는 그 기둥이 두 개입니다.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의 '더블 포스트'는 가히 KBL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KGC의 골밑에 전자랜드가 여지 없이 당한 경기였습니다. 물론 전자랜드도 제임스 켈리가 홀로 골밑을 묵묵히 지키며 2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분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더블 포스트였죠. 켈리 혼자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골밑을 내주니 쉽게 경기를 내준 것입니다. 더구나 전자랜드는 외곽포까지 말썽이었습니다. 골밑은 불안정하지만 그래도 분전하는 켈리가 있었으니, 외곽포 지원이 있다면 해볼 만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불발한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커스버트 빅터의 활약이 아쉽습니다. 올 시즌 빅터는 지난 시즌 모비스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지난 시즌 '특급'까지는 아니었을지언정 중간 이상의 활약을 늘 해주며 '언더사이즈 빅맨'의 표본이 되기도 했던 빅터였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정말 기대 이하입니다. 빅터가 가세하며 켈리와 함께 뛸 수 있는 2, 3쿼터에 전자랜드 역시 더블 포스트(켈리-빅터)를 가동해 골밑의 우위를 가져갈 수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간간히 쏴주던 3점포도 올시즌 모습을 보기 힘들죠.

빅터의 역할이 모호하기도 합니다. 확실히 골밑에서의 강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주로 기용되는 2, 3쿼터에는 더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야 합니다. 상대 골밑을 흔들며 공수에서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2옵션의 외국선수지만 7점 3리바운드의 초라한 개인성적은 유도훈 감독의 기대치에 많이 모자랍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만큼만 플레이를 한다면 전자랜드에 큰 시너지를 가져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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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에만 13득점을 올리며 격차를 벌리는데 앞장선 키퍼 사익스. [사진=KBL]


강점이던 속공, 실수하며 역풍

전자랜드는 올시즌 박찬희가 가세하며 젊은 선수들이 함께 달리는 농구로 변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는 이러한 빠른 농구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마음만 앞선 채 속공을 시도하다가 실책을 남발했죠(전자랜드 8스틸 13 턴오버 - KGC 11스틸 11턴오버). 실책이 늘어나며 오히려 속공 역풍을 맞기 일쑤였습니다. 사익스은 3쿼터에만 13득점을 올리며 펄펄 날아다녔죠. 대부분이 속공으로 인한 쉬운 득점이었습니다.

전자랜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이기 떄문에 쉽게 흥분하며 경기 페이스를 잃는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이럴 때 정영삼, 박찬희 등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함께 휘둘리지 말고 선수들을 침착하게 다독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코트 위의 사령관인 박찬희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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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를 안은 채 벤치로 돌아가며 서로를 다독이는 KGC 선수들. [사진=뉴시스]



점점 손발 맞아가는 KGC, 전자랜드는 글쎄...

전에도 한 번 말씀 드린 적이 있었죠. 농구는 다섯 명이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KGC의 멤버 한 명, 한 명을 들여다보면 최고의 선발라인업을 자랑하는 오리온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KGC는 이렇게 재능 있는 선수들이 각자 맡은 임무를 확실히 수행하며 점차 손발이 맞아 들어가고 있습니다. '팀 워크'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각자 자기 역할만 해도 충분히 좋은 팀이 될 수 있는 KGC는 선수들이 그 이상의 플레이까지 보여주며 상대팀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김승기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오랜만에 준비했던 수비가 잘 맞았다"며 팀 플레이에 만족했습니다.

전자랜드는 국내선수 스코어러가 부족합니다. 즉, 승부처에서 온전히 켈리에게만 의존하게 됩니다. 국내선수들이 외곽에서 마치 시한폭탄을 돌리듯이 공을 돌리다가 24초가 다돼서 터프샷을 날리는 경우가 자주 노출됩니다. 켈리가 내외곽을 오가며 분전하는 만큼 국내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득점에 가담해야 합니다. 특히 외곽포 지원은 절실합니다. 그 역할을 '주장' 정영삼이 주도적으로 해야하는데 부상 탓일까요? 아직은 몸상태가 온전치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정효근, 김상규 등의 장신 포워드들이 내외곽을 오가는 플레이, 궂은일 등에서 한 발 더 뛴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내년에 차바위가 군에서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그 전까지 켈리에게만 의존한 농구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Man Of Match - 데이비드 사이먼(KGC)

그야말로 골밑을 초토화시켰습니다. 오세근과 함께 골밑에서의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골밑을 지배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죠. 여기에 본인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인 35점을 기록했습니다. 팀 득점의 1/3 이상을 담당한 셈이죠. 리바운드도 11개나 잡아내며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금주의 빅매치 (11월 넷째주)

11월 27일 (일) 16:00 서울 SK 나이츠 vs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잠실 학생체육관)

23일 경기에서 나란히 패배를 맛 본 양 팀의 대결입니다. SK는 허리 부상으로 팀을 이탈 중인 코트니 심스의 복귀 여부가 중요합니다. 심스가 복귀하지 못한다면 외국선수가 2명 뛰는 전자랜드의 우위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두 특급신인의 두 번째 맞대결도 기대가 됩니다. 첫 번째 맞대결에서는 강상재(전자랜드)가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하며 많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데요. 최근 강상재도 20여 분의 출전시간을 가져가고 있는 만큼 최준용(SK)과 강상재의 맞대결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정리=배성문 기자(헤럴드경제 스포츠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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