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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노력하는 부자 NBA, 거꾸로 가는 못난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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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NBA의 멕시코시티 게임 엠블렘. [사진=NBA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배성문 기자] 세계 최고의 농구리그인 미NBA는 이미 단일국가 차원을 초월한 지 오래다. 토론토 랩터스라는 캐나다 팀이 있고, 각 팀에는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산재해 있다. 당연히 NBA 팬들도 ‘월드와이드’하다.

여기에 NBA 사무국은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세계화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프리시즌에 각 대륙을 돌며 시범경기를 선보였고, 근년에는 정규시즌 경기도 꾸준히 치르고 있다. 올시즌에도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인디애나와 덴버가 런던에서 경기를 가졌고, 피닉스 선즈가 멕시코시티에서 댈러스 매버릭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과 2경기를 소화했다.

■ 호남보다 큰 충청을 버린 KBL

농구대잔치의 후광을 등에 업고 1997년 출범한 KBL은 출범 당시 ‘전국구 스포츠’를 지향했다. 경인지역 3팀(수원 삼성, 안양 SBS, 인천 대우), 충청지역 2팀(대전 현대, 청주 SK), 강원지역 1팀(원주 나래), 호남지역 1팀(광주 나산), 영남지역 3팀(경남 LG, 대구 동양, 부산 기아)으로 전국을 커버했다.

20년이 지난 현재를 보자. 수도권지역 5팀(서울 삼성, SK, 안양 KGC, 고양 오리온, 인천 전자랜드)으로, 고질적인 문제인 수도권과밀화보다 편중현상이 더 심하다. 영남지역 3팀(부산 KT, 울산 모비스, 창원 LG)에, 강원(원주 동부)과 호남(전주 KCC) 지역 각 1팀이니, 이미 호남인구를 초월한 충청권에는 아예 연고팀이 없다. NBA가 전 세계를 상대로 시장을 확대하는 반면 KBL은 이 좁은 한국 안에서도 심각한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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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군산경기 협약식. [사진=뉴시스]


■ KCC와 LG의 노력은 그나마 위안거리

KBL 사무국은 한심하지만 개별 구단 차원에서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찾아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전주 KCC와 창원 LG가 그 대표적인 예다.

KCC는 2013-2014시즌부터 시작해 매 시즌 2~3경기씩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정규리그 경기를 갖고 있다. 월명체육관은 프로 초창기 광주 나산과 광주 골드뱅크가 홈경기장으로 사용하던 체육관이다. 이후 광주 골드뱅크가 여수 코리아텐더로, 코리아텐더가 KTF(현 KT)로 바뀌며 군산에서 프로농구를 볼 기회가 없던 군산 농구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4시즌째 군산 홈경기를 치르면서 KCC에게는 전주를 넘어 ‘전북 KCC’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주 실내체육관의 증축공사가 확정되면서 공사가 진행되는 약 2시즌 동안 월명체육관을 완전히 홈경기장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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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전자랜드가 당진체육관에서 경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LG는 2013년부터 시즌 개막 직전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을 찾았다. 2013년에는 동부를, 2014년부터는 전자랜드를 초청해 매년 당진 시민들 앞에서 친선전을 치렀다. 친선전이지만 정규리그와 똑같이 치어리더 공연도 선보이고, 인터넷을 통한 중계방송까지 제공했다. 여기에 모기업의 가전제품 등을 경품으로 앞세운 다양한 이벤트까지 실시했다. 이에 당진 시민들은 매년 2,000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이 같은 LG의 노력에 화답하고 있다.

여기에 LG도 KCC처럼 정규시즌에 타 지역 홈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2015년 9월 23일 안양 KGC와의 경기를 경기도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치렀다. 물론 이는 연고지와 가까운 경남지역이 아닌 조금은 뜬금 없는(?) 지역에서 홈경기를 열은 것이기에 홈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지역편중뿐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KBL의 능력부족은 주지의 사실이 된 지 오래다. 예컨대 2013-2014시즌 이후 프로농구 관중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103만 관중은 지난 15년간 가장 적은 수치다(팀당 54경기 확정 후 최저). 프로농구의 인기가 프로배구에도 위협을 받으며 이제는 농구가 ‘겨울스포츠의 꽃’이라는 별칭을 t는 것도 무색해졌다. 그렇다면 KBL을 중심으로 등 돌린 팬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프로농구 소외지역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뭐든 해야 한다. 그게 안 된다면 KBL은 무능한 정권처럼 농구인 및 농구팬들에게 탄핵당할지도 모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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