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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연장불패 마쓰야마의 강한 정신력, 그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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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 히데키가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연장전에서 승리한 뒤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일본의 마쓰야미 히데키가 또 우승했다. 최근 출전한 9개 대회에서 5승을 거두는 초절정의 플레이다. 마쓰야마는 6일 끝난 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마쓰야마는 우승 인터뷰에서 “기분좋은 승리의 연속이다. 가능한 이 흐름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랭킹 5위인 마쓰야마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상승하지는 않지만 대망의 1위 자리를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거침없는 기세다. 동양 선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적은 아직 없다. 이제 마쓰야마의 앞엔 제이슨 데이(호주)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더스틴 존슨(미국), 헨릭 스텐손(스웨덴) 등 4명 뿐이다.

마쓰야마가 호랑이 등에 올라탄 건 작년 9월이었다. 페덱스컵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5위에 오른 후 10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일본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WGC 대회인 HSBC 챔피언스에서 7타차 완승을 거뒀고 11월 다이헤이요 마스터스, 12월 히어로 월드챌린지에서 줄줄이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불과 두달 만에 이번 피닉스오픈에서 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마쓰야마는 최종라운드에서 보기없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잡아 5언더파 66타를 쳤는데 3번홀(파5) 이글 퍼트는 50cm에 불과했다. 마쓰야마는 17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 네 번째 승부에선 3.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웹 심슨을 물리쳤다. 마쓰야마는 작년에도 리키 파울러와 4차 연장전 끝에 17번홀에서 파를 잡아 우승한 바 있다. 파울러는 티샷을 물에 빠뜨린 후 눈물을 쏟았다.

매년 60만명 이상의 갤러리가 몰리는 피닉스오픈에서 2년 연속 미국 선수를 물리친 마쓰야마는 놀랍게도 미국 갤러리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로 4번째 이 대회에 출전했는데 첫 출전에서 공동 4위, 이듬 해 준우승, 그리고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우승했다. 마쓰야마가 애리조나 사막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강자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광적인 응원 덕분이다. 마쓰야마는 “이 곳에서 플레이하는 게 좋다. 갤러리들의 열정적인 환호는 내게 활력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장엔 하루 최대 갤러리인 20만 4906명이 입장했다.

마쓰야마가 갤러리 체질인 것은 강한 정신력 때문일 것이다. 지구촌 최대 갤러리가 소란을 피우는 피닉스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마쓰야마는 또한 정신력 싸움인 연장전에 특히 강했다. 마쓰야마는 PGA투어에서 치른 세 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이겼다. 이번 피닉스오픈까지 3전 전승이다. 희생양은 케빈 나와 리키 파울러, 웹 심슨 등 미국 국적의 선수들이었다. 여러 모로 유리한 점이 많은 홈 코스의 선수들을 제압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99%의 갤러리가 상대 선수를 응원해도 개의치 않는 마쓰야마의 ‘빈 마음’이 답이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밑져야 본전’이란 배짱이다. 심리학자인 코리 린드버그는 이에 대해 “PGA투어 선수들은 정규 라운드의 마지막 퍼트를 평균 80% 정도 놓친다”며 “선수들이 그 상황에 대해 어떻게 마음 속의 프레임을 정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즉,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크면 실패 확률이 높은 반면 ‘져도 잃을 게 없다’는 편안한 마음은 성공확률을 높힌다는 것이다. 물론 마쓰야마는 후자 쪽이다. PGA투어에서 첫 우승 기회를 잡았던 안병훈이 백 나인에 보기만 4개를 쏟아내며 속절없이 무너진 것도 어찌보면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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