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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상욱 "디오픈에서는 현지 캐디가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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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욱은 3라운드를 마치고 투어 생활에 관한 많은 얘기를 풀어냈다. [사진=코오롱그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천안)=남화영 기자] “디오픈에서는 현지 캐디를 준비하라” 올해 디오픈 출전 자격을 이미 갖춘 유일한 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 출전자인 나상욱(케빈 나)은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 7328야드)에서 열리는 코오롱 한국오픈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서 공동 24위(1오버파 214타)에 올랐다.

버디는 5개를 잡았으나 보기 4개에 더블보기를 한 개 범했다. 라운드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서 디오픈과 관련해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했다. 투어생활에 대한 얘기 보따리도 풀어냈다. 다음은 나상욱과의 일문일답.

-라운드 소감.
“날씨는 좋았지만 홀 위치 굉장히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어렵게 쳤다.”

-전반에 연속 버디를 하다가 안 풀린 이유는.
“티샷이 문제다. 퍼팅도 문제지만 티샷이 올해 굉장히 안 좋다. 4홀 연속 버디 후 8번홀에서는 이글 또는 버디 홀인데 파에 그쳤다. 티샷이 문제였다. 9번홀도 티샷 미스였고, 10번홀에서는 퍼팅 실수가 있었다. 사실은 오늘도 계속 티샷이 안 좋았다. 애를 많이 먹고 있다. 여기서는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면 스핀 컨트롤이 안 된다.”

-한국오픈에 지금까지 여러 번 출전했다. 가을 코스에 비해 지금 다른 점은.
“개인적으로 가을보다는 지금 코스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잔디도 좋다. 올해부터는 디오픈 출전권도 있는데 선수들에게는 큰 혜택이다. 국내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에서 세계 톱 선수들과 어깨를 할 수 있는 기회다.”

-우정힐스는 페리 다이가 설계한 곳이다. 미국 소그래스 TPC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어떤가.
“한양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때는 톱10에 입상한 적이 있지만 우정힐스에서의 성적은 안 좋다. 여기에서는 시각적으로 눈이 편치 않다. 개인적으로는 코오롱의 다른 골프장(라비에벨)에 가 보고 싶다.”

-디자인은 어떤가.
“골프장 디자인은 미국 코스에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한국에서 쳐 본 골프장 중에서 톱이다. 다만 17번홀은 그린 경사가 심해 안타깝다. 또한 한국에서는 잔디 적응이 힘들다. 거리 조절이 안 된다. 미국에서는 눌러 치는 샷을 하는데 여기서는 올려치는 샷을 해야 한다. 거기서 애를 먹는다. 사실은 실력이 부족해 못 치는 것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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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가 2라운드 시합을 뛰고 있다. [사진=코오롱그룹]


-한국오픈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디오픈에 출전한다. 경험자로서 조언이 있다면.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캐디다. 한국 선수는 언어 문제 때문에 자기 캐디를 데려오는데 그곳에 있는 현지 캐디가 낫다. 비바람이 심하기 때문에 코스를 알고, 컨디션을 아는 캐디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낮게 치는 샷, 굴리는 샷 등 감각 있는 샷이 필요하다. 앞바람 상황에서 훅도 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건 국내서 연습할 수 없기 때문에 좀 일찍 가서 연습하고 적응해야 한다. 또한 이런 얘기가 어떨지 모르지만 이 대회 주최 측에서 경비도 지원해주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케빈 나는 디오픈 출전권이 있다. 어떤 식으로 연습 또는 준비하고 있나.
“디오픈 직전 대회에 출전하면 PGA 투어 측에서 전세기를 준비해주고, 출입국 수속에서도 편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화요일 아침 새벽에 도착하면 컨디션이 좋지 않다. 직전 대회에 나가지 않으면 토요일에 도착해서 일요일 18홀 돌아본다. 또한 드라이버는 로프트가 다른 걸로 2개를 준비한다. 5번 우드나 3번 하이브리드도 빼고, 아이언을 추가한다. 디오픈에서는 대체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어렵다. 날씨가 좋으면 괜찮은데 날씨가 주로 좋지 않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아리 벙커는 어떤가.
“앞의 벽을 보고 치니까 힘들다. 보통 국내 선수들은 58도 웨지로 벙커샷을 하는데 거기서는 60도 웨지가 필요하다. 필 미켈슨은 64도 웨지를 사용한다. 그런 건 연습하면 된다, 문제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동안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경험했는데 어떤 선수들이 유리한가.
“일단 멀리 쳐야 한다. 국내 선수들의 경우 가끔 멀리 안 쳐도 되는 골프장, 예를 들어 파인허스트는 기회가 있는 곳이다. 장타가 아니어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골프장이 있지만 대부분 멀리 쳐야 한다. 디오픈의 경우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세게, 낮게 치면서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

-오거스타내셔널은 한국 선수들에게 어떤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그린 경사가 굉장히 심하다. 하지만 핀 위치는 공평한 곳에 꽂아 준다. 예술적이다. 그런데 어렵다. 코스가 길어지면서 드로 구질을 치는 게 유리하다. 거기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찬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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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욱이 1일 한국오픈 1라운드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진=코오롱그룹]


-그동안 꾸준한 플레이를 했다. 메이저 우승할 것 같나.
“글쎄. 메이저...골프채 놓기 전에 일요일 백 나인에 기회가 왔으면 한다. 한번 왔을 때 잡느냐 놓치느냐가 관건이다.”

-한국 남자골프의 세대가 바뀌고 있다. 김시우 등 미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 어떤가.
“김시우는 재능이 많다. 감정 기복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승권에 있을 때는 그게 장점이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시우에게 필요한 건 일관성이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기복이 있다. 그것만 잡으면 훨씬 잘 할 것으로 본다.”

-본인은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올해로 PGA 투어 14년 차다. 그동안 세계 랭킹을 꾸준히 유지했다고 자평한다. 드라이버가 장타이거나 정확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프로치는 잘 한다. 퍼팅도 괜찮다. 멘탈은 악착같다. 어떻게 해서든지 점수를 내고, 어떻게 해서든지 만들어 내는 스타일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14년 동안 꾸준히 치는 선수들 많지 않다. 항상 노력하고 배우려고 한다. 한국 올 때마다 느끼는 건 어린 선수들이 잘 한다는 거다. 기회만 만들어 주면 미국에서 우승할 선수들 많다. 다만 경험이 쌓여야 한다. 한국에서 치기 아까운 선수들 많다. 그런데 미국에서 치기 쉽지 않다. 오늘도 같이 치는 동반 선수들에게 잘 한다고 자주 칭찬해 줬다. 진심이다. 제가 보기에 너무 잘 친다. 내가 오히려 배울 게 많다. 내가 그들보다 잘 하는 건 노하우나 생각하는 것 등이다.다. 이번 대회 우승자나 준우승자가 디오픈에 출전하는 것처럼 기회가 만들어져야 한국 선수들이 클 수 있다.”


-한동안 ‘슬로 플레이’로 고생했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그건 슬로 플레이가 아니라 입스였다. 백스윙을 아예 못했다. 언론에서 잘못 보도해서 타격을 입었다. 당시 백스윙이 안 됐다. 투어 생활하면서 부상도 입고, 입스도 겪고, 슬럼프 안 겪어본 게 없다. 나이 들어서 후배들 상담하고 싶다. 입스는 2012년 우승 후 왔다. 그럼에도 성적을 내서 세계랭킹 50위권을 유지했다. 미국에서 선수나 코치들이 나에게 대단하다고 하더라. ‘입스인데 어떻게 점수를 내고, 어떻게 시합에 나가느냐고’. 당시 남들한테 피해주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동반자들에게 ‘미안하다. 이해해 달라’고 했다. 같은 선수들끼리는 이해해 준다.”

-최근 타이거 우즈가 여러 일을 겪고 있다. 타이거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불쌍하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존경했다. 레전드이고 최고의 선수였다. 그런데 끝이 안 좋아 안타깝다. 타이거 덕분에 골프가 이렇게 컸다. 타이거를 도와줘야 한다. 언론이든 선수든 타이거가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사랑으로 감싸줘야 한다.”

-렉시 톰슨 사건이 한때 화제였다. 미켈슨도 마크를 하면서 장난 치는 선수들이 있다고 했다. 일명 ‘톰슨 법’에 대한 생각은.
“방송 보고 전화하는 건 없어져야 한다. 야구를 보다 세이프냐 아웃이냐를 놓고 전화하는 것과 똑같다. 동반자가 갤러리가 봤을 때 문제가 없으면 그냥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켈슨 말처럼 마크를 하면서 장난치는 몇몇 선수들도 있다. 예전에 일본 선수 중 한 명이 그래서 선수들과 트러블도 있었고, 미국 선수들 중에서도 있었다. 선수들끼리 한번은 그냥 얘기한다. 그러나 다음에 또 장난을 치면 경기위원을 부른다. 렉시 톰슨은 일부러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지만 너무 티 나게 했다.”

-골프 규칙이 대폭 완화되는 추세다. 혹시 추가적으로 변경해야 하는 규칙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스코어카드에 타수를 잘못 기입한 후 사인했을 때 실격 처리되는 건 변경됐으면 한다. 프로 대회에서는 선수의 스코어를 모두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속이려고 해도 속일 수 없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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