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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정힐스에서 만난 사람] ‘우정힐스는 제 마라톤 훈련코스였답니다’ - 이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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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한국오픈의 갤러리' 마라토너 시절 코오롱 소속이었던 이봉주가 4일 우정힐스CC를 찾아, 고향땅에서 열린 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을 축하했다. [사진(천안)=채승훈 기자]


“우정힐스는 제가 마라톤 훈련을 하던 곳입니다.” 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의 명승부가 펼쳐진 4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에는 반가운 손님이 한 명 찾았다. 바로 ‘전직’ 국민마라토너이자, 최근에는 TV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봉주(47) 씨다.

이봉주가 자발적으로 60번째 한국오픈의 특별한 손님이 되기로 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타이틀스폰서인 코오롱과의 인연이다. 이봉주는 코오롱 마라톤 팀에서 김완기-황영조를 잇는 간판스타였다. 2014년 코오롱그룹의 이동찬 명예회장이 작고했을 때는 직접 상가를 찾아 “저는 물론이고, 한국마라톤이 큰 은혜를 입은 분”이었다면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봉주는 골프장에서 코오롱의 송승회 전무와 해후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두 번째, 한국오픈이 열리는 우정힐스CC는 마라토너 이봉주에게 특별한 곳이다. 도로경기의 특성상 마라토너들은 훈련 때 차량운행이 많지 않은 길이 필요하다. 고 이동찬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은 코오롱 마라톤팀은 우정힐스의 개장초기, 휴장일이면 이곳으로 와 훈련을 하곤 했다. 이봉주는 “골프를 치기 전부터 우정힐스 코스는 눈에 선하다. 아마 수백 바퀴는 돌았을 것”이라고 술회했다.

여기에 우정힐스CC가 위치한 천안은 이봉주의 고향이다. 지금도 고향집에는 어머니가 살고 있다. 이번 한국오픈 최종일 경기를 관전하기 전 고향집에 가 어머니에게 문안을 드리고 왔다. 고향땅에서 열리는 내셔널타이틀 대회가 60회를 맞았으니, 스스로 가봐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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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로 코오롱 한국으폰을 찾은 이봉주(왼쪽)와 역시, 코오롱(스포렉스) 소속이었던 송은주 프로. [사진(천안)=채승훈 기자]


끝으로 이봉주는 골프 선수들과 친분이 깊다. KLPGA 정회원으로 (주)코오롱스포렉스 골프장에서 근무했던 동갑내기 송은주 프로에게 골프를 배웠고, 이날도 함께 갤러리로 나왔다. 송 프로를 통해 프로들을 소개받았고, 이날 끝까지 우승경쟁을 펼친 김기환을 특별히 아낀다. 김기환이 3라운드 단독선두가 되자 현장응원을 결심한 것이다. 사정상 경기가 끝나기 전 상경한 이봉주는 이동하면서도 김기환(26)의 소식을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아쉽게 연장전에서 장이근(23)에게 패했지만, 준우승만으로 올해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하게 됐다는 소식에 “대박!”이라며 기뻐했다.

이런 이봉주의 골프실력은 어떨까? 2009년 전국체전 우승과 함께 은퇴한 이봉주는 골프에 입문했고, 초창기에는 넉넉한 성격 탓에 골프실력이 별로였다. 하지만 구력이 붙으면서 지난해 화성 상록CC에서 이븐파를 기록할 정도로 준프로급의 실력을 갖췄다고 한다.

골프갤러리로 나선 이봉주는 살짝 마라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신혼여행을 가서도 아침러닝을 했을 정도로 삶이 뛰는 것 자체인 이봉주는 이날도 오전에 수십 km를 달린 후 골프장으로 왔다. 지금도 마스터스로 각종 마라톤대회에 나가고 있고, 특히 올해에는 뉴욕마라톤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선수시절 세계적인 마라톤대회는 모두 뛰어봤는데 뉴욕만 경험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카트요? 필요 없습니다. 제가 그래도 전직 마라토너이고, 이 코스에서 참 많은 땀을 흘렸는데, 카트 타고 갤러리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냥 걷겠습니다.” 이봉주는 ‘카트를 제공하겠다’는 주최 측의 배려에 이렇게 답했다. 몹시 이봉주답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천안)=유병철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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