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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희망을 쏘아 올린 내셔널타이틀 코오롱 한국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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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타이틀인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으로 무명의 그늘에서 벗어난 장이근. [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올 해로 60회 째를 맞은 내셔널타이틀인 코오롱 한국오픈이 명승부 끝에 막을 내렸다. 연장승부를 펼친 장이근과 김기환이 멋진 주연이었다면 최종라운드 내내 마지막 홀까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만들어낸 허인회와 박상현, 최진호는 훌륭한 조연이었다. 이번 대회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어느 선진 투어에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승부로 기록될 것이다. 주변에서 "한국오픈 사상 최고의 명승부였다"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1958년 창설된 한국오픈은 KPGA선수권과 함께 국내 골프대회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코오롱그룹이 타이틀스폰서로 나선 1990년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는데 닉 팔도와 폴 로리, 존 댈리, 로라 데이비스, 레티프 구슨, 세르히오 가르시아, 비제이 싱, 버바 왓슨, 이안 폴터, 앤서니 김, 로리 맥길로이, 리키 파울러, 이시카와 료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출전해 대회의 격(格)을 높혔다.

대한골프협회와 코오롱그룹은 세계무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당대 최고의 골퍼들을 초청했다. TV에서만 보던 유명 선수들이 한국을 찾자 대회장엔 구름 갤러리가 몰려 들었다. 거액의 초청료를 받고 출전한 외국의 유명 선수들은 유감없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며 몸값을 했다. 시차와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 생소한 코스에 대한 적응 등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척척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골프 팬들 사이에선 “내년 한국오픈엔 어떤 유명선수가 출전할까?”에 대한 기대감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최경주와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 등 한국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오픈은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진정한 내셔널타이틀의 길을 걷기 시작헸다. 일체의 초청선수 없이 대회를 치르기 시작했으며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2014년부터 예선전을 도입했다. 그리고 외국 유명선수들의 몸값으로 나가던 돈은 상금 증액에 쓰였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출전이 없어지자 골프 팬들은 하나둘 아기자기한 경기가 펼쳐지는 KLPGA투어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60번째 코오롱 한국오픈은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은 첫 해로 기록될 것이다. 장이근과 김기환이란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켰으며 박인권과 최민철이란 인생역전의 주인공도 만들어냈다. 박인권과 최민철은 시드가 없어 예선전을 통해 출전권을 얻었으며 마지막 날까지 우승경쟁을 펼쳐 많은 무명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이번 한국오픈 예선전엔 561명이 출전해 27명이 출전권을 얻었으며 그중 12명이 예선을 통과해 시드권자들을 머쓱하게 했다.

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케빈 나는 "한국오픈에 출전한 젊은 선수들중엔 PGA투어에서 통할 스윙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 놀랐다"며 "현지 적응이 문제이긴 하지만 당장 미국에 데려다 놓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나는 선수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대회 기간 내내 과거 유명선수들을 부를 때에 비해 갤러리 숫자가 적어 마음을 졸여야 했다. 하지만 갤러리 숫자가 흥행의 전부는 아니며 오히려 선수들의 경기력과 대회 수준, 경기내용은 알차졌다는 평가가 많아 희망적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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