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지영의 골프 패션 다이어리] 시대를 역행하는 LPGA복장 규제

골프인구가 500만 명을 넘어서며 골프는 남녀노소 즐기는 대중 스포츠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골프의 약진에는 2030세대의 골프참여와 여성 골퍼의 증가가 한몫 했다. 그리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젊은층과 여성의 마음을 대변하듯 골프웨어 시장도 덩달아 급성장했다.

특히 골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여성골퍼들은 점점 더 바지보다는 치마를 선호하고, 치마의 길이도 과거에 비해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젊은 세대들은 골프의 고급스런 이미지 안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기를 원했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최근 LPGA에서 발표한 복장규정은 아리송하기만 하다.

이미지중앙

등이 확 파인 레이서백으로 화제를 모았던 미쉘 위. [사진=OSEN]


최근 미LPGA 투어에서는 선수들에 대한 새로운 복장규정을 발표했다. 가슴골이 드러나는 상의는 입을 수 없다. 어깨가 파인 레이서백은 목에 칼라가 있을 때만 허용된다. 운동복이나 진 소재 의류도 허용돼지 않는다. 치마나 쇼트팬츠의 길이도 허리를 굽혔을 때 엉덩이가 보이지 않아야 된다. 스커트 아래 속바지를 입어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노출 금지’인 셈이다.

본 대회에 앞서 열리는 프로암대회도 복장 규정이 바뀌었다. 골프 복장과 세련된 청바지는 가능하지만 찢어진 청바지를 입어선 안 된다. 새 규정은 17일부터 적용된다. 첫 위반 시에는 벌금 1,000달러가 부과되고 이후 위반할 때마다 2배씩 벌금이 증가한다.

이러한 규정에 대해서 미국 현지 언론도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언론들은 “LPGA 투어가 복장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중앙

리키 파울러는 전에 없던 패션 감각으로 팬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PGA투어의 리키 파울러는 골프실력과 더불어 눈에 띄는 패션감각으로 많은 팬을 확보했다. 파울러의 패션은 골프의 전통적인 복장에 비춰 봤을 때 ‘진보’적이다. 하지만 PGA는 파울러의 이러한 패션을 반겼다. 그의 패션이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남성골퍼와 여성골퍼는 패션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다르다. 여성골퍼가 풀어낸 패션이 눈에 거슬렸다면 그건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 ‘음란마귀’가 씌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한 번만 생각을 전환해보면 골프의 그것보다 노출이 심한 스포츠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이미지오른쪽

* 글쓴이 김지영 프로는 KLPGA 1부투어 출신이며 현재는 골프웨어 브랜드 '휴스토니'의 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패션과 골프의 접점에 서서 프로가 바라보는 시각으로 골프패션에 대한 알토란 같은 소식을 전합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