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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마스터십] 네팔 부자(父子) 진천에서 ‘감격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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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찬드 아누팜. [사진=진천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 청소년기자단]


[진천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 청소년기자단(진천)] 제1회 진천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에서 뜻깊은 부자상봉이 이뤄졌다.

1996년 네팔에서 한국으로 와 2008년에 한국인으로 귀화한 아버지 이찬우(48, 네팔이름 찬드 카스미러) 씨는 경기도 포천시에서 택배일을 하고 있다. 그는 아들 찬드 아누팜(13)의 대회 출전 소식을 듣고 진천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둘은 지난 5일 오전 진천청소년수련원에서 만났다.

사실 아누팜은 아버지의 존재가 익숙지 않다. 아누팜이 뱃속에 있을 때 부모가 이혼한 탓에 아버지 얼굴을 실제로 본 것이 손에 꼽는다. 하지만 빼다 박은 듯 닮은 얼굴은 둘이 부자(父子)라는 것을 단번에 알게 했다.

세 아들 가운데 막내인 아누팜은 “오랫동안 못 만난 아빠를 만나게 돼서 기쁘다. 경기 전 아빠가 와서 힘이 되고 마음이 평온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찬우 씨 역시 “아들을 위해 한국에서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아들을 사랑한다”라고 전했다.

이혼을 했지만 이찬우 씨의 아들사랑은 여전히 애틋하다. 그동안 한국에서 어렵게 번 돈을 네팔로 보내 아이들을 키우는 데 썼다. 큰 아들은 아예 한국으로 데려와 함께 산다. 현재 아누팜이 네팔에서 학비가 비싼 국제학교에 다니는 것도 한국의 아버지가 매달 돈을 보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한국행은 네팔 용무도 협회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네팔의 -75kg급 용무도 선수로 참가하라는 내용이었다. 원래 우슈를 하다가 용무도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어려움도 있다. 용무도가 유도·태권도·합기도 등의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 및 룰에 대한 이해가 힘든 것이다.

원래 우슈를 했다고 하지만 고작 한 달짜리 선수라고 하기엔 믿기 힘든 실력이었다. -75kg급에서 예선전을 거쳐 결승까지 올라왔다. 강한 상대를 만나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아버지의 응원이 힘이 된 것일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이다.

한국방문은 처음인 아누팜은 “원래 한국을 좋아했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 좋은 추억을 만들었고, 이에 한국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아빠를 만나 기분이 좋다. 아빠와 살고 있는 큰형도 너무 보고 싶다. 아빠와 큰형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아빠를 만나게 해준 이번 진천세계청소년대회에 감사하다.”

무예마스터십은 ‘세계 무예의 조화’를 목표로 한다. 찬드 부자의 만남은 이런 취지가 안긴 또 하나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 지난해 '무술올림픽'을 표방한 제1회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에 이어, 오는 11월 3일부터 7일까지 충청북도 진천에서 제1회 진천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이 열립니다. 올림픽에 유스올림픽이 있듯이, 전 세계 무예의 중심을 표방하는 충청북도가 세계 최고의 종합무예대회에도 청소년 버전을 마련한 겁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무예스포츠를 알리기 위해 청소년기자단이 출범했습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은 '청소년 스포츠이벤트를 청소년들이 직접 취재해 기사로 작성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어린 기자들의 기사를 지면에 소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 주>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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