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무기명 회원권'은 회원제 골프장엔 독배
이미지중앙

최근 남발되는 무기명 회원권은 회원제 골프장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수억원 대의 무기명 골프회원권이 남발되면서 회원제 골프장들은 당장 거액의 분양대금을 받지만 결국 이는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회원제 골프장들은 급전의 필요로 독배(毒杯)를 들이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25일 발표한 ‘무기명 회원권의 가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무기명 정회원권으로 4인이 플레이할 경우, 한팀 입장료가 20만∼40만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접대용으로 인기지만 골프장 측면에서는 기회손실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에 위치한 한 회원제 골프장의 무기명 회원권 발행 사례를 보자. 수도권 A 골프장의 무기명 회원권 분양가는 5억원이고, 회원 혜택은 무기명 4인에게 주중 월 6회, 주말 월 4회 부킹을 보장하고 주중·주말의 입장료는 면제해준다. 무기명 회원권 소지자가 A 골프장을 연간 주중 60회 토요일 40회 이용시, 무기명 회원권 소지자는 비회원에 비해 한 사람이 연간 1814만원(4인 7255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이미지중앙

자료=한국레저산업연구소


또 다른 수도권 B 골프장의 무기명 회원권 분양가는 2억 5천만원이다. 회원 혜택은 정회원 1인 무기명 2인에게 월 주중 4회, 주말 월 3회 부킹을 보장하고 주중 주말 입장료는 6만 5000원이다. 무기명 회원권 소지자가 B 골프장을 연간 주중 70회 이용하면 그는 비회원에 비해 연간 520만원(4인 기준 208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이 금액만큼 골프장의 기회손실액이 된다.

이처럼 법인·개인들은 이용 측면에서 무기명 회원권을 구매하는 것이 실익이 있다. 무기명 회원권 소지자들은 1인당 5만∼10만원 대의 낮은 입장료를 내면 되고 회원카드를 소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접대용으로 인기다.

문제는 이들 회원제 골프장이 만기시 입회금을 반환해 줄 여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무기명 회원권을 발행한 10개 골프장 중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곳이 6군데이고 10개소의 평균 부채비율이 지난해 1459%에 달하는 만큼 입회금 반환 여력이 부족하다.

이미지중앙

이러니 무기명 회원권을 분양한 회원제 골프장들의 운영수지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즉 무기명 회원권을 분양한 회원제 골프장들은 고액의 분양대금을 챙기면서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덜 수 있지만, 무기명 회원에게 낮은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회원제 골프장들의 경영 수지는 악화된다. 게다가 일부 연습장과 유사회원권 업체들이 무기명 회원권으로 영업하고 있어 무기명 발행 골프장으로서는 피해가 더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회원제 골프장들이 무기명 회원권을 남발하는 이유는 회원권 가격 폭락으로 인해 입회금 반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경영수지 적자에 따른 운영자금을 시급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일부 회원제 골프장들은 기존 회원들의 입회금을 반환해주지 않고 정회원권을 무기명 회원권으로 대체 발행해주는 곳도 적지 않다.

서천범 레저연구소장은 “지자체들은 회원제 골프장들이 총 투자비 한도 내에서 분양하도록 관리·감독을 하는 동시에 무기명 회원권 분양대금이 기존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자금으로 활용되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