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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운아 존 댈리, 골프협회와 카트 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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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댈리가 카트 사용을 이유로 USGA에 소송을 걸 태세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골프계의 뉴스메이커이자 풍운아인 존 댈리(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스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시니어오픈에서 카트 사용 여부로 송사(訟事)를 예고했다.

존 댈리는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에서 28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이 대회에서 오른발 무릎이 아프다는 이유로 전동 카트를 타고 경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지난 월요일 댈리의 대회 기권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댈리는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날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나는 US시니어오픈으로부터 기권을 당해야 했다. 오른발 무릎의 악화된 관절염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대회 주최측은 내게 그냥 쉬라고 했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0년 제정된 장애인법(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ADA)에 따라 장애인 차별 행위에 대한 손해 배상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주로 장애를 이유로 한 고용 차별이나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 기업과 소매업체 등이 이 법의 소송 대상이 됐다.

USGA에서는 장애인 출전자 관련 규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장애인법에 따라 장애가 있는 선수와 캐디는 골프카트가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도 카트를 이용할 수 있다. USGA는 개별 사안에 따라 평가한다.’

댈리의 트윗에 대해 USGA는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개별 청원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대응한다. 모든 선수가 가진 의학적인 조건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 댈리 씨에게는 그의 청원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요청한 상태이나 그가 월요일 아침에 기권을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댈리는 USGA의 이같은 답변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몇 시간 뒤에 USGA를 상대로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갈 태세임을 내포하는 트윗을 날렸다.

지난해 10월 PGA투어 챔피언스 대회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서 기권한 적이 있는 댈리는 지난 4월초 마스터스 주간에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인근 후터스매장에서 자동차 접촉 사고를 당한 이후로 대회 중에 종종 기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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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앓아온 케이시 마틴은 소송 끝에 카트를 타고 대회에 출전했었다. [사진=PGA투어]


다소 황당해보이는 이 송사가 뜬금없는 것은 아니다. PGA투어 프로 케이시 마틴이 PGA투어를 상대로 지난 2001년 장애인법에 대해 대회 중에 전동 카트 사용 건으로 소송을 걸어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간 끝에 승소한 바 있기 때문이다.

마틴은 1998년 2월 지방법원에 ‘PGA투어에서 골프카트 사용을 허용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지 3년3개월 만인 2001년5월29일 대법원으로부터 ‘장애인 골퍼 케이시 마틴에게 골프카트 사용을 허용한 지방법원의 판결이 옳다’고 최종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골프는 걸으면서 공을 치는 스포츠’라는 논리로 맞섰던 PGA투어는 이후 내부 규정을 바꿔야 했다.

7살 때 오른쪽 무릎 아래 피가 잘 통하지 않는 크리펠웨버증후군을 앓은 마틴은 혈행장애 판정을 받은 뒤에도 골프를 계속했고 스탠퍼드대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1995년에는 대학 1년 후배인 타이거 우즈와 함께 전미대학체육협회(NCAA)챔피언십 타이틀을 따낸 뒤에 프로 데뷔했다. 하지만 1997년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골프카트 사용을 요구하면서 논쟁이 발생했다.

마틴은 소송이 진행중인 데뷔 3년째 1998년 PGA 2부 투어인 나이키투어 레이크랜드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공동 23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1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난 후로 2005년까지 41개의 PGA투어에 출전해 19개의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고, 2012년에도 2개의 대회에 더 출전했다.

지난 2006년 5월부터 오리건대 골프팀 코치로 후진양성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마틴의 노력으로 이후에도 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에릭 콤튼(미국)이 PGA투어와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6개월간 전동 카트를 타고 경기에 임했다.

소송이 일상처럼 일어나는 미국이지만 댈리의 사례가 어렸을 때부터 질병을 앓아온 마틴이나 콤튼과 똑같은 경우로 보이지 않는다. PGA투어는 한결같이 ‘골프는 걸으면서 플레이하는 스포츠’를 강조하고 있다. 댈리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그가 또 하나의 뉴스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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