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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골프, 아시안게임서 20년 만에 ‘금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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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개인전 5위 유해란. [사진=아시안게임 안타라뉴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 골프팀이 2018자카르타-팔렘방 제18회 아시안게임에서 20년 만에 ‘노 골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남자 개인전에서 오승택(한체대2)이 은메달, 단체전은 동메달을 땄고, 여자는 단체전 은메달에 그쳤다.

1998년 태국 방콕에서 여자 단체전(장정, 김주연, 조경희)에서 은메달, 개인전에서 장정이 동메달을 따고, 남자는 단체팀(김성윤, 김형태, 김대섭, 노우성)이 5위로 마친 이래 20년만에 금메달 없는 아시안게임으로 마쳤다.

지난주 자카르타 폰독인다골프&컨트리클럽에서 4일간 열린 대회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나오는 대회도 아니고 아시안게임에 불과하지만 미래의 한국 골프의 방향을 가늠할 지표는 된다. 결과를 되돌아보면, 남자는 86명이 출전한 개인전에서 은메달, 20개국이 출전한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여자는 42명이 출전한 개인전에서 가장 좋은 성적으로 유해란(숭일고2)의 5위고, 15개국이 출전한 단체전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골프장 환경이 뛰어나고 역사와 전통이 오랜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이 아니라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골프장이 거의 없는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거둔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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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은메달을 딴 오승택. [사진=아시안게임 안타라뉴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는 일본이 개인전(게이타 나카지마)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중국은 개인전에서 동메달, 단체전에서는 은메달로 한국보다는 만족한 성과를 얻었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한국이 대만에 밀려 개인전(김남훈), 단체전 모두 은메달이었는데 올해 남자 선수들의 성적표는 일본, 중국 다음으로 밀려난 듯하다. 지난해 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권을 주는 아시아아마추어챔피언십(AAC)에서 중국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쓸 때 어느 정도는 예상된 일이기도 하지만, 막상 성적표를 받아드니 씁쓸함이 더 실감난다.

여자 골프의 경우는 더 당혹스럽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필리핀의 17세 소녀 유카 사소가 개인전 금메달, 역시 필리핀의 비양카 파당가난이 동메달을 따면서 단체전 금메달까지 석권했다. 개인전 은메달은 중국의 류웬보가, 단체전 동메달은 중국이 차지했다.

한국 여자 골프는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24년간 8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골프가 처음 정식 종목이 되면서 수여된 14개중에서의 성과다. 한국 여자는 단체전에서 1990년 금메달 이래 2002년부터는 2006년, 2010년까지 3연패를 했고 4년전에는 은메달이었다. 개인전에서는 1990년 원재숙을 시작으로 2006년 유소연, 2010년 김현수, 2014년 박결까지 땄으니 3연패를 했었다. 이번에 금메달은 아니어도 노메달은 예상도 못했던 일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골프는 1990년 종목 시작 이래 한국이 기록한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최근 주니어 골퍼들의 인원을 보면 남자 주니어 골프가 죽었다고들 한다. 한국 남자프로골프의 전망이 어두워 프로 골프 선수를 지망하는 학생이 예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자 골프는 아직까지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글로벌 넘버원을 외친다. 한국 여자가 해외 시합에서 금메달을 꾸준히 따내면서 프로 무대로 나가서도 세계로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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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전 출국한 한국 골프대표단은 20년만의 노 골드 성적표를 안고 돌아오게 됐다.


한국만큼 골프에 열성적인 나라가 있을까? 중국은 2014년부터 골프장을 부패의 온상으로 여겨서 폐쇄하고 있으며 공무원들이 골프를 못하도록 금지한다. 일본은 2004년 이래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골프장과 함께 골프 인구까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번에 여자 골프 금메달을 휩쓴 필리핀은 심지어 한국에 비하면 골프장은 5분의 1수준이고, 골프 인구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적다.

이번 아시안게임 성적을 보면 여자골프 역시 큰 허점을 드러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자리잡은 이후 32개의 금메달 중에 한국은 1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일본과 대만이 각각 7개씩이었는데 이번에 일본은 금메달 9개가 됐다. 20년 만에 골프 열기가 높은 한국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못 따냈다는 건, 한국 엘리트골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라는 경고 신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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