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축구] ‘전화위복’ 한국 축구, 2019년은 ‘물실호기’
이미지중앙

10월 우루과이 전 당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6만 관중의 카드 섹션. [사진=대한축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다사다망(多事多忙).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라는 뜻의 이 사자성어가 올해의 사자성어 1위에 선정됐다. 워라밸, 소확행 등 여유를 좇는 라이프 키워드가 유행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올 한 해도 과중하게 보내야만 했던 현대인의 고충이 드러났다.

뒤를 이은 사자성어 역시 고목사회(枯木死灰, 겉모습은 마른 나무와 같고 마음은 재와 같다), 노이무공(勞而無功, 애는 썼으나 보람이 없다) 등 부정적인 의미였던 걸 보면, 2018년은 모두에게 꽤 ‘고된’ 1년이었던 듯싶다.

한국 축구에게도 2018년은 참 쉽지 않은 한 해였다. 논란에 논란이 이어지며 사기가 바닥을 치던 와중에 월드컵에 나섰고, 조별리그 1, 2차전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최악의 월드컵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독일전 기적의 승리를 계기로 한국 축구는 때 아닌 봄을 맞았다. 이후 김학범호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새롭게 출범한 벤투호의 A매치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 이어지며 한국 축구는 극적인 분위기 반전을 일궜다. 이만하면 2018년 한국 축구의 사자성어는 ‘전화위복(轉禍爲福, 근심·걱정이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되다)’이 가장 적절하지 않나 싶다.

이미지중앙

지난 3월 폴란드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패배하며 월드컵에 대한 불안감이 드리웠던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나락으로 떨어지던 한국 축구

동아시안컵 우승과 함께 2017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 신태용호의 2018년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연초 있었던 5번의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2승 1무 2패로 부진했다. 상대 팀 중 월드컵 진출 팀은 폴란드가 유일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후 국내로 돌아온 신태용호는 온두라스를 2-0으로 꺾었지만, 이어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전을 시작으로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멕시코전)까지 5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다. 한국 축구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완전히 실패한 월드컵’이라는 평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지중앙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 전에서 한국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던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독일 전 승리로 시작된 반전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러나 위기의 순간 반전이 있었다. 조별리그 1, 2차전 연패로 인한 사기 저하는 물론, ’주장’ 기성용까지 부상으로 결장하며 모두가 패배를 예상했던 독일 전. 신태용호는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며 팬들에게 16강 진출에 버금가는 감동을 선물했다.

독일 전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국 축구의 포효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졌다. 대회 전 와일드카드로 황의조를 선발한 김학범 감독에게 비난이 쏟아졌지만, 황의조는 득점 행진을 거듭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황의조, 황인범, 김문환 등이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했고, 이들의 인기는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미지중앙

2019년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A매치 4연속 매진 + 6연속 무패, 승승장구 벤투 호

월드컵 이후 새 출범한 벤투호는 전례 없는 인기몰이를 하며 승승장구했다. 대표팀 오픈 트레이닝 데이 행사에 엄청난 팬들이 몰리는가 하면, A매치 4경기 연속 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독일전 승리가 피운 반전의 불꽃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탄생한 스타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열광이 더해진 결과였다.

물론 성적도 좋았다. 벤투호는 칠레, 우루과이 등 세계적 강호를 상대한 4차례의 국내 평가전과 호주에서 치른 2차례의 평가전에서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결과는 물론, 경기 내용 면에서도 이전과 다른 차원의 축구를 선보이며 많은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2018년 ‘전화위복’의 한 해를 보낸 한국 축구는 이제 ‘물실호기(勿失好機)’를 노린다.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라는 뜻인데, 모처럼 찾아온 긍정적인 분위기에 맞춰 오랫동안 되찾아오지 못했던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다. 약 60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의 2019년은 오는 새해 첫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닻을 올린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