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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투어 칼럼] 중국 남자골프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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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오통은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지난주 델매치플레이에서 16강에 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중국 골프의 레전드 장란웨이가 아시안투어에서 첫 우승(볼보아시안매치플레이)을 따내며 처음으로 중국 골프에 역사적인 기록을 남긴 1996년, 오늘날 중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리하오통은 한 살이었고, 신예 두저청은 태어나기도 전이었다.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러피언투어 우승도 거둔 53세의 장란웨이는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 중국 골프를 알리는데 앞장섰다. 골프계의 최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PGA투어 멤버가 되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골프 실력과 영감을 주는 그의 이야기는 중국 골퍼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줄 뿐만 아니라 스타가 되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장란웨이는 다음과 같이 중국 골프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전 세계에 중국 골퍼들을 알리고 싶다. 아직 세계는 중국 골퍼들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다. 내가 전 세계 여러 대회에 참가하면서 우리를 알리는 데 힘쓰고 싶다.”

현재, 23살인 리하우통, 22살인 두저청을 비롯해 실력을 겸비한 어린 중국 골퍼들이 세계 골프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PGA투어 차이나가 자리 잡음과 동시에, 이 두 명의 실력파 듀오는 점차 골프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훗날 장란웨이를 이어 중국 골프를 세계에 알릴 업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장신준과 함께 지난해 처음으로 PGA투어 무대를 뛴 두저청은 PGA투어 카드를 받기까지 PGA투어 차이나와 웹닷컴 투어를 차례로 거치며 실력을 다졌다. 2014년 PGA투어 차이나의 상금왕에 선정된 리하오통은 이미 유러피언투어를 두 번 우승했으며 PGA투어에 진출한 3번째 중국 골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중국 속담 중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현재 어린 중국의 선수들을 빗대어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중국 골프를 이끄는 리하우통과 두저청은 중국 골프의 과거를 배경으로 앞으로의 중국 골프 발전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끈기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4번의 우승으로 2016년 PGA투어 차이나-시리즈에서 1위를 차지한 두저청과 장신준은 2017년 PGA투어에서 함께 루키 시즌은 보냈고, 더 큰 발전을 위해 이번 시즌 웹닷컴투어에서 와신상담하며 경기를 치르고 있다.

두저청은 올 시즌의 첫 대회가 열린 바하마 그레이트 엑수마 클래식에서 마지막 날 후반부에 버디를 몰아쳐서 웹닷컴 투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2020년에 PGA투어로 복귀할 가능성을 높였다. 장신준은 파나마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하며 PGA투어 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지난 2018년 PGA투어 시즌에 참가해 23번의 대회 중 19번의 대회에서 컷 통과에 실패하거나 중도 포기했던 두저청은 투어 카드를 받았을 때 본인의 가벼웠던 의지를 후회하는 듯 했다. “투어 카드를 받고 자만했던 것 같다. PGA투어 차이나에서 최고 상금을 받고, 웹닷컴 투어를 뛰기 시작한 첫 해에 투어 카드를 받으니 스스로 자만했다. 투어 카드를 잃고 난 후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골프가 내가 갈 길이 맞는가’ 생각도 많이 했다.”

두저청은 조던 스피스의 스윙 코치였던 카메론 맥코믹에게서 배우고 있다. 새로운 체력 훈련 또한 그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작년 말 라식 수술 이후로 퍼팅 라인을 읽는 데 더 수월하다고 한다. 바하마 대회에서 매우 긴 퍼팅을 성공시킨 데서 이를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는 PGA투어를 향한 두 번째 도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확실히 준비되어야 한다. 첫 도전에서는 크게 발전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려면 많은 것들을 알고 준비되어야 한다.”

현재 세계 38위(3월26일 기준)인 리하우통은 PGA투어 멤버가 아닌 선수들이 페덱스컵 시즌 포인트로 PGA투어 카드를 쟁취하는 방법을 통해 PGA투어 진출을 노리고 있다. 2월 WGC-멕시코 챔피언십을 공동 19위로 마무리하고, 고향인 중국에서 열린 WGC-HSBC챔피언스에서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리하우통은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비교했다. “PGA투어는 정말 다르다. 왕이 골프를 치는 느낌이다. 모든 것이 크고 흥미롭다. 대회들이 체계적으로 짜여있고 운영도 순조롭다. 유러피언투어도 잘 계획되어 있지만 조금 더 친근하고 쉬운 느낌이다. 가족 같은 느낌이다. 두 투어 모두 대단하지만 다른 것은 확실하다.”

그가 PGA투어에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4월 열리는 마스터스의 두 번째 출전에서 다시 증명할 예정이다. 작년 첫 출전에서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대회 첫 날 69타, 공동 4위로 오거스타내셔널의 모든 눈과 귀를 사로잡았었다. 그를 지켜본 타이거 우즈는 “리하우통은 이미 뛰어나고 이 대회에 많은 실력파 중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그의 실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한 리하우통은 의지를 다진다. “PGA투어 카드를 획득하기 위해 내게 주어진 모든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 매 순간 꾸준한 실력을 보여주며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싶다.”

20대 시절 오직 자신의 힘으로 골프계에 이름을 내디딘 선두주자 장란웨이와 달리 리하우통과 두저청은 체계적인 훈련과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현대적인 골프 클럽인 중산시 핫스프링 골프클럽을 설계한 아놀드 파머는 2008년에 “중국의 골프 코스들이 늘어나며 차세대 골프 스타들을 배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머는 당시 중국 골프 시장에 대한 소감을 다음고 같이 남겼다. “지금은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가져올 큰 변화에의 작은 시작일 뿐이다. 내가 처음에 중국에 코스를 설계했을 때는 그걸로 끝이었다. 하지만 지금 수많은 코스들이 생겼고, 수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것은 엄청난 일이다.”

두 선수 외에도 올해 웹닷컴 투어를 뛰고 있는 선수 칼 위안, 앤디 장 그리고 모틴 양를 비롯한 중국 골퍼들의 미래는 아주 밝고 강렬하게 빛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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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아 추 치앙


글을 쓴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은 PGA투어 홍보팀의 시니어 디렉터로 투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말레이시아의 TPC쿠알라룸푸르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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