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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골프장의 발견] 블루마운틴CC - '도전과 힐링'
‘한국 골프장의 발견’ 시리즈는 단순 기사나 후기 형식을 넘어 한국 골프코스들의 속살을 샅샅이 들여다 봅니다. 이 컨텐츠는(일부 사진들을 제외하고는) 골프장의 협찬 없이 직접 경험하여 작성한 것이며,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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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코스 2번홀.


푸른 산과 하늘만 보이는 곳이라 ‘블루마운틴’이라 이름 지었다 합니다.

이곳에서 별빛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그믐밤 은하수를 보셨는지요……
낮의 골프가 몸과 마음을 달래 주었다면, 밤에는 영혼을 비추는 태초의 빛과 어둠을 만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깊은 산 속 골프장일 것입니다. 양떼들이 다니던 목장 터였다고 하지만, 밤에는 외로운 늑대가 달빛에 겨워 울었을 첩첩산중 고원입니다.
강원도 홍천의 맨 끝 산중, 인제(麟蹄) 깊은 골짜기와 경계를 짓는 ‘소뿔산(1,108m)’ 760미터 중턱에 <블루마운틴CC>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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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코스 5번홀(블루마운틴 사진).


당신은 왜 골프를 하는가?
평화롭고 즐거울지언정 ‘영혼이 깃들지 않은 골프’도 있고 그에 어울리는 골프장은 많습니다.
그런 한편 거친 듯 부정형이면서도 아름답고, 짜릿하게 모험적이고 때론 원통하며, 유혹적이고 장쾌한 상상력이 가득한 골프 코스가 있습니다. 그런 곳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 때론 답합니다.

“당신은 왜 골프를 하는가, 왜 모험의 길에 지금 서 있는가…… 골프는 인간을 진화시키기도 하는가”

이 골프장이 그 중 하나이겠습니다.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 디자인 코스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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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코스 2번홀 그린과 5번홀.


‘영웅적인’ 그 광고, 그 장소
골프용품 <타이틀리스트>의 텔레비전 광고에서, 길고 넓은 연못 너머 그린을 향해 멋지게 드라이버 티샷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그 영웅적인 장면은 이 골프장 ‘비전코스 5번 홀’에서 찍은 것입니다.
챔피언 티 기준 313미터 짧은 파4인 이 홀에서, 긴 연못 너머 왼쪽 끝에 있는 그린을 향해 직접 도전할 수도 있고, 안전한 쪽 페어웨이로 짧은 티샷을 한 뒤 어프로치 공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실력과 전략에 따라 상상하고 선택하고 도전해야 하는…… 그러나 모험을 유혹하는, 이 홀이 이 코스의 전체적인 성격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이곳은 '상상하고 도전하는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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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광장(블루마운틴 사진).


비단결처럼 우아한 첫인상
이 골프장에 처음 온 사람은 우선, 우아한 날갯짓 같은 클럽하우스의 볼륨 넘치는 곡선미에 매료되곤 합니다(옛 그리스 산악지방에서 모티브를 딴 아카디안 스타일이라 합니다). 그리고 스타트 광장 연습 그린에서 ‘참 곱다’는 말을 연발하며, 멀리 보이는 구름 능선을 바라보다가 넋을 잃곤 하지요. 공기는 투명 청정하고 잔디는 비단결 같으며, 경치는 구름 위 선경입니다.

이곳은 누구나 플레이 할 수 있는 퍼블릭 코스이지만 이용료가 가장 비싼 골프장 중 하나입니다. 주말 그린피가 34만원에 이르고 평일에도 18만원입니다.
서울에서 먼 깊은 산중에, 구름 같은 클럽하우스와 비단결 같은 코스를 갖추고 높은 값을 받는 것은 이런 말로 들립니다.

‘이 골프장의 가치를 알고 좋아하는 사람만 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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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전경(블루마운틴 사진).


미녀처럼 곱고 야수처럼 거칠다
팔등신 미녀처럼 우아하지만, 한편으론 야수같이 거칠고 신화 속 영웅담처럼 모험적인 코스입니다. 지상에서 가장 쾌적하다는 해발 고도 765미터 산중에, 양떼를 방목하던 목장 터를 중심으로 이 골프장은 조성되었습니다.

목장 터에 들어 앉아 넓고 장쾌한 드림코스 9홀(파36), 연못과 계류의 유혹을 넘어 상상력 넘치는 플레이가 필요한 비전 코스 9홀(파36), 영웅처럼 높은 곳에서 조망하며 도전적인 샷을 해야 하는 챌린지 코스 9홀(파36)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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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홀은 유장하고 어느 홀들은 신선이 놀 듯 오묘한 분위기를 내는데, 플레이 하기는 까탈스럽다고 합니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골프장은 세계 도처에 많지만, 이 코스를 경험하기 전에는 그의 모험적인 상상력에 대한 평가를 마감하지 않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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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코스 3번홀(블루마운틴 사진).


잭니클라우스 '시그니처'를 받은 코스
골프에서 ‘위대한 창조자’로 불리는 잭 니클라우스는 골프코스 설계에 있어서도 자기만의 세계를 펼쳤습니다. 프로골퍼로서 실제 경기에서 터득한 미묘한 핸디캡 요소들을 그는 자신이 설계한 코스에서 창조적으로 펼쳐냅니다.

잘 알려졌듯이 국내에 잭 니클라우스의 이름이 붙은 코스가 여럿 있습니다만, 그것들 모두가 그가 직접 설계한 곳은 아닙니다. ‘니클라우스 디자인 팀’이 설계한 코스가 있고, 잭 니클라우스의 ‘아들’이 설계한 코스가 있으며, ‘잭 니클라우스와 그의 아들이 함께’ 설계에 관여한 코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잭 니클라우스가 직접 설계하고 서명한 ‘시그니처 코스’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잭 니클라우스 설계 ‘시그니처'가 있는 코스는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GC>, <가평베네스트GC>, 평창의 <휘닉스CC>, <베어즈베스트청라GC>인 것으로 알았는데 이곳도 잭 니클라우스의 시그니처를 받은 곳이더군요. 골프장에서 잭니클라우스의 시그니처 명패를 확인하고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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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니클라우스 디자인의 ‘샷밸류’
잭 니클라우스는 코스를 설계할 때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이 보여 그 홀의 전략을 미리 짤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좋아한다지요. 그것을 ‘설계철학’이라고도 하던데 그렇게 철학적 원칙을 두고 모든 홀에서 다 지킨 것은 아니겠습니다.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 또한 그의 설계철학 항목 가운데 하나이니까요(잭 니클라우스의 설계에 대한 지식은 골프 코스 설계가들에 대한 공부가 깊은 남화영 님의 '골프상식백과사전'을 참조했습니다)

이 코스에서도 지형상 부득이하지 않으면, 되도록 그린이 훤히 보이도록 만든 홀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목표지점이 뻔히 보이면서도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시험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실력을 공정하게 가늠하는 ‘샷밸류’가 높은 코스. 즉, 잘 친 샷과 못 친 샷의 가치가 정직하게 드러나서 운보다는 실력이 그대로 스코어로 매겨지는 코스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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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코스 7번홀.


‘상상하고 모험하는’ 코스
잭 니클라우스의 시그니처가 있는 코스가 ‘니클라우스 팀 디자인' 보다 반드시 상위 코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의 설계철학이 온전히 반영되었음을 보증한 코스라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골프장은 ‘▶생각하며 쳐야 하는 코스’이며, ‘▶멀리 칠 줄 알아야 하는 코스’이고, ‘▶정확하게 쳐야 하는 코스’이며, ‘▶미스 샷에 가혹한 코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험을 해야만 하는 코스’입니다.

자연의 흐름을 살려 연못과 벌칙 구역을 만들고, 건너 치는 곳과 넘겨 치는 곳, 과녁처럼 맞추어야 하는 곳을 곳곳에 펼쳐 놓았습니다. 자신이 없을 때는 돌아가야 하고 성공률이 높을 때 도전해야 스코어를 지킬 수 있지요.
그러나 상상력과 모험심이 없는 사람은 이곳에서, 적당한 스코어를 낼 수는 있을지라도 골프의 온전한 쾌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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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벙커와 러프(블루마운틴 사진).


골프의 짜릿한 쾌감!
켄터키블루그래스 양잔디를 심은 페어웨이는 비단결처럼 잘 관리되어 있어서 ‘손맛’이 짜릿한 샷을 즐길 수 있지만, 페어웨이를 조금만 벗어나면 '패스큐' 잔디를 심은 깊은 러프 ‘귀신풀’에 묻혀 탈출이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조망은 대개 영웅적이고 코스를 통틀어 OB구역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티샷을 보내야 할 곳과 보내지 말아야 할 곳의 구분이 극명하지요. 페어웨이에 놓인 위치가 언뜻 어렵지 않아 보이더라도 그린 주변의 한쪽에는 반드시 위험요소가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정확한 샷을 해야 하고, 그린은 굴곡이 크고 볼 구름이 빨라 변별력이 뚜렷합니다. 게임의 승부를 가르는 재미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코스라고 할까요.

두려움과 모험심, 전략과 현명함, 상상력과 도전이 거듭된 게임의 결과…… 형편없는 스코어를 받아 쥐고서도 기어코 다시 도전하고픈 마음이 들게 하는 짜릿한 골프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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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코스 8번홀(블루마운틴 사진).


27홀 모두 다른 개성의 조화
<블루마운틴CC>에서는 27홀을 다 경험해 보기를 권합니다.
드림코스와 비전코스가 메인 코스라고 할 수는 있으나 각 코스마다 성격이 다르고 챌린지 코스 또한 매력이 넘치기에, 3개 코스가 서로 조화되었을 때의 완결성이 더욱 큰 듯합니다. 27홀 모두가 비슷한 홀 하나도 없이 개성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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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코스 1번홀(블루마운틴 사진).


▶드림코스는 3개 코스 중에서 가장 넓고 편안하다고 소개되고 있으나 2번, 3번 홀은 길고 난도가 높아서 편안하게만 플레이 할 수 없습니다. 이 코스에서는 이름 그대로 몽환적으로 아스라한 풍광을 느낄 수 있어서 남녀 모두 좋아하지만 몇몇 홀에서는 볼의 탄도가 낮은 여성들에게 그린 주변의 플레이가 가혹할 수 있습니다.
▶비전 코스는 ‘생각하며 치는’ 코스입니다. 상상력과 전략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이 코스에서는 계곡과 연못의 아름다움을 플레이 중의 전략적 요소로 담아낸 설계의 묘미가 돋보입니다.
▶챌린지코스는 시작과 끝이 극적인 파5홀이고 이 두 홀 모두 기회와 위협이 함께 한다는 점이 게임의 흥미 요소입니다. 또한 4번 홀은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골프장과 주변 경치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챌린지’라는 이름대로 곳곳에서 쉽지 않은 도전을 유혹하여, 승부와 반전의 묘미가 넘치는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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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코스 전경(블루마운틴 사진).


“이 코스 싱글이 진짜 싱글이다”
저 혼자 생각으로는 드림코스와 비전코스 둘 가운데 하나의 마지막 홀은 좀 더 드라마틱하게 조성되었다면 게임의 완결성이 좀 더 높았겠다 싶기는 합니다. 그런 한편 이 골프장 한 홀 한 홀은 저마다 개성이 넘치고 코스의 절반 이상 홀들이 극적인 요소를 품고 있어서 그런 바람은 불필요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연못과 계곡 등 자연을 그대로 이용한 다이나믹한 코스 배치 위에 99개의 크고 깊은 벙커와 질긴 러프를 설치하고, 페어웨이와 그린의 언듈레이션 또한 물결치는 듯하니 핸디캡 요소들은 넘쳐납니다. 그러나 모험의 유혹이 있는 곳에는 안전한 경로 또한 마련되어 있으니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평범하게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험에 성공하면 반드시 보상이 따릅니다.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일록 어려운 코스로 느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잭 니클라우스의 코스 설계 철학대로, ‘파를 지키기는 어렵고 보기를 하기는 쉬운’ 코스입니다.('보기 이상'을 하기도 쉽지요^^) 이 코스에서 잘 칠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실력자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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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코스 5번홀(블루마운틴 사진).


'10분 간격', '3.0m 이상'
이곳은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관리와 운영의 수준은 국내 특급 명문 회원제 골프장에 견주어 뒤지지 않습니다. 티오프 팀 사이의 시간 간격은 10분이며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 미터 계측 기준으로 3.0미터 이상을 유지합니다.
켄터키블루그래스 양잔디에 패스큐 품종을 살짝 섞은 페어웨이 잔디는 디봇 자국을 찾아보기 힘들게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러프는 3종류의 패스큐와 약간의 켄터키블루그래스를 혼합 파종하여 기른 것이라는데 기능과 미관이 양호합니다. 이곳의 서늘한 기후와 한지형 양잔디들의 특성을 잘 다스려 어울리게 하면서, 적은 수의 손님만을 받아 코스의 품질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듯합니다.(잔디 관리에 대해서는 이 부문 전문가인 노경식 님의 '코스관리노트'를 참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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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코스 1번홀.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코스랭킹
<블루마운틴CC>는 2013년 문을 열었습니다. 그 이듬해인 2014년 ‘골프다이제스트’로부터 한국의 10대 뉴코스에 선정되었고 2018년 ‘골프매거진’으로부터 10대 퍼블릭코스에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2018년, 세계 유력 코스 정보 사이트인 ‘톱100골프코스 (top100golfcourses.com)’가 게시한 ‘한국 톱40 골프코스’에서, 이 골프장은 2017년 한국 내 랭킹 15위, 2018년 25위(드림, 비전) 코스로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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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프장은 오직 자연과 코스의 조화로 묵직하게 승부하는 듯합니다. 특별한 조경이나 조형물에 신경 쓰지 않아도 코스의 앉힘과 그를 품은 대자연의 감응 만으로도 아름다움은 넘쳐납니다. 물론 클럽하우스도 우아하고 이 지역 천연 재료를 사용한 레스토랑 메뉴도 돋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이 아름다운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일 뿐입니다.
(코스 랭킹의 선정 기준은 잘 알지 못하나 다른 신설 코스들이 높은 랭킹에 오른 것에 비해 이 코스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느낌이군요. ‘플레이 하는 코스’로서의 가치는 최상위 랭킹 코스에 비해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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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코스 9번 홀 그린(블루마운틴 사진).


청정 자연의 아름다움과 '힐링'
골프 코스의 예민한 특성을 이야기하다 보니 골프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나 좋아할 코스라고 이해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골퍼들이 두루 좋아하더군요. 특히 여성용 티잉 그라운드가 합리적으로 안배되어 있어서 남녀가 함께 형평성 있게 라운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모두들 감동합니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울창한 숲에 느티나무, 이팝나무, 산벚나무, 단풍나무, 산목련, 매화나무, 보리수 나무들을 더 심었다 합니다. 그래서 원래 자연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숲 생태계를 조성하고, 영산홍, 흰말채, 조팝나무 등 꽃이 피는 관목들을 심었으니, 계절마다 차례로 꽃이 피고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가을에는 온 산이 황금빛으로 변하고 먼 산 구름 능선이 불타오르지요......

이렇듯 아름다운 곳에서 골프와 '힐링'을 하고 나면, 무언가 '인류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몇 가지 소소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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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내부.


클럽하우스와 특선 요리
이곳 클럽하우스는 돌과 나무를 주 건축재로 사용해서 자연과의 조화를 꾀하면서도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조형으로 스스로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냅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처마의 곡선과 산의 풍광들을 모두 받아들이는 전면 유리창이 ‘블루마운틴’ 전체를 끌어안고 있는 듯합니다. 옛 그리스 산악지방에서 모티브를 딴 아카디안 스타일이라 하는데 굳이 외국의 모티브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이곳 산중 풍광과 잘 어울립니다.
이 근처 산과 계곡은 온갖 약초와 식재료들의 보고(寶庫)라고 알려집니다. 두릅 등의 나물, 능이 버섯, 산양 고기 등 이 지역에서 계절마다 나는 재료들로 만든 음식들이 클럽하우스 식당 메뉴에 즐비하군요. 다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맛본 것에서는 좋은 재료의 신선함이 느껴졌습니다. 특급 호텔 주방장 출신의 셰프가 요리를 맡았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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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코스 전체 조망 위치.


챌린지 코스 전망대
챌린지코스 4번 홀은 이 골프장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코스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는 꽃도 심고 사진 찍으라는 자리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제가 찍어보니 인물 모델이 좋지 않아도 배경이 수려해서 사진이 멋지게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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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코스 2번홀.


드림코스 2번홀 “긴 꿈길”
이 골프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홀이 드림코스 2번 파5홀 아닐까 싶습니다. 최대 길이 541미터, 레귤러티 기준 516미터의 긴 홀인데, 티샷과 세컨샷까지는 호쾌하게 날릴 수 있으나 해저드와 개울을 넘어 오르막 언덕 위의 그린은 작고 굴곡져 있어 위협적입니다. 장쾌함과 정밀함이 고루 필요한 홀이고, 시각적으로도 꿈길처럼 아름다운 홀입니다. 이 홀에서 ‘투 온’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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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광장 연습 그린 정원.


스타트 가든의 낭만
우리나라 골프장 가운데서 클럽하우스 앞 스타트 광장이 가장 인상적인 곳의 하나 아닐까 합니다. 클럽하우스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배경으로 곱게 관리된 연습그린이 넓게 펼쳐져 있고 먼 곳으로는 구름 같은 산맥들이 겹 능선을 이루며 아스라히 펼쳐집니다. 연습 그린을 둘러싸고 단풍나무와 버드나무, 팥배나무가 수려한 자태로 늘어선 가운데, 모던한 스타일의 테이블들이 보기 좋은 구도로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하우스와 동선이 연결되어 있어서 한낮에도 가든 파티 분위기가 나는 낭만적인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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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코스 4번 홀 옆 공사중인 리조트.


곧 완공될 고급 리조트
드림코스 옆으로 리조트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초가을에 찍은 사진이라 한참 공사 중이었는데, 올 여름이 오기 전에 개장한다고 하더군요. 최고급 시설이며 별장형도 있고 호텔형도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묵으며 골프와 휴식을 즐길 수 있다면 드물게 축복받은 삶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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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코스 4번홀(블루마운틴 사진).


덧붙임 - 더욱 개성적인 이야기를...!
이 골프장의 컨셉트가 ‘힐링’이라고 하는데 이런 좋은 풍광에서 심신의 치유는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니, 저는 오히려 코스 자체의 매력에 중점을 두고 보게 됩니다 (코스의 대표 홀들 리뷰와 잔디 품종, 음식과 리조트 시설 등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보완하여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이곳은 <미래에셋>에서 투자한 골프장으로 알려집니다. 미래에셋은 세계 최대의 골프용품 회사인 <아쿠쉬네트>사를 인수한 바 있죠. ‘아쿠쉬네트’의 브랜드가 <타이틀리스트>이고 ‘타이틀리스트’는 도전적인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니, 이 골프장의 성격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 골프장은 (3개 코스의 이름이 말하는 대로) ‘꿈꾸고, 멀리 보고, 도전하라’는 이야기를 하는 듯합니다. 미래에셋 회사의 정신을 골프 코스에 담은 것 아닌가 하는 짐작도 해봅니다. 잭 니클라우스의 이야기인지 회사의 이야기인지 또는 자연의 말씀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코스 구석구석에는 그런 영혼을 담은 이야기들이 꽃 몽우리처럼 웅성대고 있군요.
그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더욱 개성적이고 오연하게 꽃피워내고 발전시켜 나가기 바랍니다.(다른 골프장과 닮은꼴의 길은 결코 가지 않기를!)
깊은 산 속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서울에 가까운 골프장들이 못 가진 귀한 자산을 무한하게 품고 있는 곳이라 봅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이렇듯 아름답고 모험적이며 상상력이 가득한 골프 코스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때론 스스로 답합니다.

“당신은 왜 골프를 하는가, 왜 모험의 길에 지금 서 있는가…… 골프는 인간을 진화시키기도 하는가”


글과 사진 류석무
글쓴이는 '스토리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하는 일이 골프에도 다소 관계를 맺고 있어서 골프 상식에 밝고, 업무상 골프장을 자주 다니다 보니 골프 문화에도 기여하겠다는 생각에서, ‘도화도주’라는 필명으로 골프에세이와 탐사기를 쓰고 있습니다. 이 탐사기에 대한 의견은 글쓴이에게 이메일(smyou21@naver.com) 보내 주셔도 감사히 받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컨텐츠는 계절마다 업데이트하여 재발행될 예정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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