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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GTF코리아 2021년 최고 지도자 원영식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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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식 프로가 USGTF코리아의 2021년 최고 지도자에 선정됐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골프채를 처음 잡았을 때부터 좋았고 골프를 가르치는 것도 체질인 것 같습니다.” 1991년부터 시작한 골프 교습 경력이 30년을 훌쩍 넘긴 원영식(65) 파인골프아카데미 대표가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KOREA의 2021년 한국 10대 지도자 1위에 올랐다. 가르친 골퍼만도 수천명에 이르는 교습계의 베테랑이다.

원 프로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입대하기 전인 21세까지 대구 대표 선수였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합숙 훈련을 하다가 사고로 무릎 연골을 다쳤다. 의사로부터 ‘더이상 태권도를 하면 안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입대했으나 치료가 이어지면서 의가사 제대를 했다. “미국에 태권도 사범으로 나가면 돈을 잘 번다는 얘기가 있어서 준비했으나 무릎 부상으로 그 꿈을 접었죠.”

1978~79년쯤 지인인 스님으로부터 ‘남자가 사업하려면 골프를 배워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25세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한 몸이어서 체력과 운동 신경은 뛰어났다. 다행스럽게 골프는 무릎에 충격을 많이 주거나 뛰지 않는 운동이어서 처음 클럽을 잡았을 때부터 빠져들었다.

새벽 6시에 나가서 레슨받고 저녁에도 문 닫을 때까지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3개월 뒤에 경주조선 컨트리클럽(현재 경주신라CC)에 처음 머리를 올리러 갔다. 당시 골프장 직원이던 고우순 프로와 골프를 권유했던 스님과 한 조였는데 거기서 94타를 쳤다. 여동생처럼 챙기던 고 프로는 골프 실력을 키워 프로가 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15승, 일본으로 건너가서 정규투어 8승에 시니어 2승을 거두면서 성공했다.

골프의 매력에 빠진 원 프로는 꾸준히 연습장을 다녔다. 아침 일찍 드라이빙 레인지를 가면 가운데 타석은 250미터 거리가 나온다. 아침 시간에 늦으면 구석 타석을 배정받는 데 거기서는 망까지 거리가 짧다. 그걸 피하기 위해 새벽부터 나가서 가운데 타석을 차지했고 저녁에도 연습장을 빠지지 않았다. 대구에서 백화점을 운영하고, 의류 사업도 하던 때여서 한 달에 10번 내외로 라운드를 자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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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식 프로는 30년 이상 골프를 가르쳤다.


골프 시작한 지 1년 2~3개월만에 싱글 핸디캡 골퍼가 됐다. 구력 2년이 지나면서 프로에 필적할 정도의 고수가 됐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프 대회도 나가고, 국내의 다양한 해외골프 단체 라이선스를 4개나 땄다. 그 무렵 세운 베스트 스코어가 4언더파 68타였다.

30대 중반이던 1990년에 사업에 실패하면서 좌절을 맛봤다.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했고 골프 교습가의 길이 자연스럽게 열렸다. 1991년에 대구 수성아파트에 살았는데 친분이 있던 연습장 사장이 ‘해외 전지훈련을 가는데 일주일만 연습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연습장에서 자연스럽게 레슨을 하게 됐다. “막상 가르쳐보니 제가 연습하는 것만큼 재미가 있고, 약간만 교정해도 스윙이 좋아지는 걸 보는 것도 기뻤습니다.” 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회원이 늘었다.

레슨을 하다가 제대로 된 티칭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생각하고 USGTF에 응모했다. 처음엔 구력만 믿고 테스트에 나갔는데 2타 차로 보기좋게 떨어졌다. 평소 화이트 티잉 구역을 썼지만 테스트에서는 블루 티에서 경기했다. 컨시드 없이 홀아웃하는 것도 테스트라니 쉽지 않았다. “한 번 떨어진 뒤로 오기가 생겨 더 열심히 연습해 이듬해에는 74타를 쳐서 붙었습니다.”

하지만 대구에서 티칭 프로 생활을 오래하지는 못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을 연습장에서 만나는 게 힘들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실내에서 골프 레슨을 한다는 게 지인들에게 알려지는 게 창피했습니다.” 점차 집과는 먼 거리의 연습장을 찾아다니다 결국 2002년에 가족은 대구에 두고 서울로 혼자 상경했다.

반포 현대백화점의 지하 실내 연습장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오전에 레슨하고 오후에는 선릉의 다른 연습장에서 레슨했는데 그렇게 한두 해를 하니 회원이 점차 늘었고 독립할 정도가 됐다. 대치동에 타석 6개짜리 연습장을 인수했는데 그 이름이 현재의 파인골프아카데미였다. 그렇게 10년을 운영하다가 2014년에 선릉역 인근의 현재 위치의 연습장으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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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식 프로는 선릉역 인근 파인골프아카데미에서 레슨을 하고 있다. .


지금은 USGTF-KOREA 후배인 아들과 함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스크린 골프 타석 2개에 연습 타석 8개의 규모다. 30년의 교습 경력에 가르친 사람도 수천명에 달한다. 가르친 골퍼 중에는 최수종, 하희라 부부와 가수 변진섭 씨도 있었다. 어떤 골퍼는 ‘헤드를 던지라’고 했더니 진짜로 던져서 천장에 구멍을 내기도 했다.

백돌이 초보부터 싱글 핸디캡 골퍼를 만들기도 했고, 딴 건 필요없고 드라이버 비거리 30미터 늘려달라는 골퍼도 있었다. 원 프로는 직접 고안한 바람개비 스윙 연습기, 철 샤프트로 된 클럽, 헤드를 무겁게 만든 클럽으로 하루에 한 시간씩 단련을 시켜 석달여 만에 40미터를 늘려주었다.

30년 넘게 가르치다 보니 교습 스타일도 변했다. 초기에 레슨할 때는 아놀드 파머처럼 백스윙에서 왼발 뒤꿈치를 들라고 했는데 요즘은 지면에 붙이고 해야 정확성이 높아진다고 가르친다. 예전에는 눈으로 스윙을 분석했는데 이제는 스크린 GDR을 통해서 데이터를 이용해서 레슨을 해야 먹힌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고 한다. “교습의 철학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진실되게 가르치면 다 통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처음 가르칠 때의 마음 그대로 마지막까지 가르치고 싶어요.”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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