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재영)는 남편과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되는 여성에게 경고 메시지를 수십차례보낸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로 기소된 배모씨(여)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배씨가 37회에 걸쳐 보낸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은 다소 과장되거나 감정이 격앙된 표현이 포함됐지만 횟수만 가지고 반복적인 행위라 단정할 수 없고, 이러한 행위가 A씨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했다고 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불안감 조성행위가 처벌대상이 되려면 각각의 행위 간에 일시·장소의 근접성,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성 등이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적인 반복적 행위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2008년 9월 남편이 A(여)씨와 간통했다는 사실을 알고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남편 자백도 있다’, ‘남편과 놀아아니 재미있었나? 댓가를 치뤄봐라’ 등 약 7~8개월 동안 37차례에 걸쳐 배씨에게 이메일과 문자를 보내 공포감과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이후 A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며 1심 재판부는 ‘배씨가 A씨에게 보낸 문자내용도 상대를 비아냥거리거나 자신의 대응 방식을 알리는 수준일 뿐 욕설이나 위협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배씨의 남편과 A씨는 3차례 혼외정사를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중간에 배씨가 고소를 취소하면서 실제 간통이 있었는지 규명 없이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